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 - 내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따뜻한 여행
권귀헌 지음 / 심야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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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따뜻한 여행>

- 권귀헌 저 / 심야책방 출판 -






초등 글쓰기 비법으로 권귀헌 작가님을 만나고 인스타그램 피드로도 한참을 만나 뵈었었죠.

이번에 새로운 책을 출간하셨네요^^

그 간에 말씀하셨던 부분들이 요소요소 녹아 있어 아이에게 도대체 글쓰기를 어떻게 가르치지? 했던 의문들이 싹 해소가 되는 느낌입니다.


글쓰기는 성인도 어렵습니다.

책을 읽고 느낌을 쓰는 것도 매우 고된 일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엔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글의 느낌과 논지가 달라지기도 하기에 글쓰기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물며 읽고 듣고 쓰고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데 서툰 우리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얼마나 난감한 문제에 직면하는 것인지 이제서야 조금은 가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작 당해봐야 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네요.


작가님 프롤로그에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만 글쓰기를 전가하지 말고 놀이로, 재미로 엄마, 아빠도 글쓰기를 한번 맛보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쓰기에 대해 가르쳐주기는 커녕 '왜 이걸 못쓰지? 나도 어릴 때 그랬나?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런 요상한 비교아닌 비교를 했던 저에게 부모로서 신경 좀 쓰라 읍소를 하시는 것 같았기에 왠지모를 사명감도 들었다죠.ㅎㅎ

단순히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쓰기가 아닌, 부모와 생각을 나누는 소통일기로서 이 책의 역할이 상당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차례를 보면


글은 왜 써야하는지,

아이들은 무엇을 쓰고,

글 쓰는 아이들은 무엇이 다른지,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서두에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힌트들이 있습니다.


글쓰기에서 다른 것들을 강요하지 말고 주제보다는 글의 재료를 어떻게 쓸지,

기꺼이, 쉽고, 재미있고, 풍부하게! 쓸 수 있도록 신경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꽃을 심는 습관'의 글을 통해 글쓰기를 하기 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마음가짐을 갖도록 메세지를 남겨주셨네요.


글쓰기는 굳이 단계를 따지자면

읽기 - 말하기 - 듣기 - 쓰기 중 파이널 코스라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 배웠던 순서대로 보자면 쓰기가 그 만큼 모든 배경 지식을 짜내어 써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그렇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생각을 정리하여 함축적이거나 논리적으로 쓰는 연습을 통해 감정과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의 쓰기도 좋지만 저자가 말하는 즐기는 글쓰기를 온 가족이 함께 공유 한다면 아이의 쓰기 상황은 확실히 나아질거란 기대를 갖게 합니다. 더불어 부모의 표현력도 더 좋아지니 소통도 원활해지겠죠.


이 책은 216개의 질문과 24개의 글놀이로 이루어져 있어요.

아이의 생각이 담긴 글을 보고 부모님이 글을 남겨 주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질문들이 하나같이 재미있어 먼저 엄마 생각을 쓰고픈 욕구도 퐁퐁 샘솟습니다. 그만큼 질문들이 재미나서 부모들도, 아이들도 함께 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네요.


책을 훑어보면서 아이와 몇몇 질문을 주고받고 나니, 아이가 글쓰기가 어렵다 인지하기 전에 함께 놀이를 통해 재미를 붙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겨지게 되었어요. 부담을 내려놓고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글놀이를 통해 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서로 생각을 알아가고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라서 다가오는 겨울방학에 기존에 말하기에서 쓰기 입문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데 있어 주제보다는 글감이 중요하다는 점을 늘 인지하고 아이와 글쓰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책이었습니다.




장난감이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고 꼭 어딘가를 데려가야 즐거운 것이 아니 듯.

글감하나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아이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쓰기 지도에 부담을 갖고 있거나 아이가 쓰기에 힘들어 한다면

'부모와 아이의 소통 일기'를 통해

엄마, 아빠도 함께 재미있는 글쓰기 놀이로 아이의 쓰기를 도와주는 것이 어떨까요?^^

재미있는 질문들이 다양한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는 글쓰기 전 서로의 마음을 내비추기에도 탁월한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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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놀이 코딩 - 스웨덴 아이들이 매일 아침 하는 놀이 코딩 지식 잇는 아이 6
카린 뉘고츠 지음, 노준구 그림, 배장열 옮김 / 마음이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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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어린이들이 매일 아침 하는 놀이 코딩이 한국에도 놀러왔어요!


꼬마 로봇 비트와 봇과 함께 하는 코딩 첫걸음!


이 책에는 아이들에게 놀이 코딩의 세계로

친숙하게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두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바로 비트와 봇이지요.

컴퓨터에 빠질 수 없는 비트와 봇을 통해 코딩 관련 내용을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이 책을 쓴 '카린 뉘고츠'는 스웨덴 초등학교 선생님이에요.

학교 교과수업을 충실하게 가르치는 어느 날,

이메일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우리 삶이 디지털에서 멀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이 후 프로그래밍 수업을 진행하며 프로그래밍의 긍정적인 교육 효과에

교내 공식 수업 과정이 되도록 애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거쳐

결국 초등학교 1학년 정규 필수과목에도 선정되게 하였다고 하니 대단하신 분이네요!

7년전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은 이후부터 현재까지

프로그래밍 프로그램도 만들어 널리 쓰이도록 하고 있다니 존경할만한 분이신 것 같아요.


스웨덴 친구들은 초등1학년이면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가 있다니..

저도 막연히 생각하던 것이 이 책을 빌어 조금씩 구체화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코딩이라고 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은 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불과 1년전만 해도 들었는데요. 아이와 1년동안 디지털 컨텐츠들을 다양하게 접하다 보니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루는 모습이 보여서 이제 가르쳐볼까 싶었거든요.


저는 무엇이든 경험하기 이전에 배경지식을 책으로 쌓도록 하는데

코딩도 책으로 이론을 이해하고 진행하는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카린 뉘고츠 선생님의 책을 들여다보니 너무너무 쉽고 재미있게 쓰여있어서

거부감이 없어 이거다 싶었어요!

언플러그드 놀이 코딩은 유치원생이 보기에도 부담이 없고

아이 스스로 즐기기에 엄마도 부담이 없답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재밌어요.


카린 뉘고츠 선생님은 스웨덴 우유회사와 함께 언플러그드 놀이 코딩을 기획해서

우유갑에 인쇄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유를 마시면서 수시로 퍼즐을 풀 듯 코딩을 하는거죠.

이 기획을 마음이음 출판사에서 보고 우리에게도 소개된 계기가 되었다네요.



위에 몇 가지만 봐도 재밌겠죠?

코딩은 코드를 늘어세우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컴퓨터에 할 일을 알려주는 과정이지요.

여러 방법을 테스트하고 다시 생각해 제대로 된 방법을 찾는 과정인 코딩.

놀이 코딩을 통해 코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실어 놓아서

흥미와 호기심을 이끌고 스스로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틀린그림 찾기, 색칠하기, 미로찾기, 더하기, 패턴 만들기, 순서 만들기 등을 하다보면 코딩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코딩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쉽게 찾아낼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 아이도 자기 전에 보고 등원하기 전에 또 보고~

즐겁게 놀이 코딩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놀이 코딩 책을 보고 지난 주말에 있었던 체험행사에서 미니 로봇등

프로그램들을 접하면서 코딩을 왜 배워야 하는지 더욱 피부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빠르게 소통하고 빠르게 달라지는 디지털 세상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고마운 세상이기도 합니다.

놀이와 학습의 경계도 모호해져 놀면서 공부를 하는 시대이기도 하죠.

만화로 학습을 하고, 게임으로 원리를 배우고~

이런 경계들을 보완하고 허물어 가는 과정이 요즘이 아닐까 합니다.


초등 놀이 코딩 책으로 하루에 한 장씩

쉽고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어 참 고마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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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선장만 아는 세계 최고의 배 신나는 새싹 125
에릭 퓌바레 지음,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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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눈에 띄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이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이겠죠.

익숙한 그림체는 책의 집중도를 높여주기에 아이와 함께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며 느낀 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일러스트 작가로써 활동한 에릭 퓌바레

아이가 좋아하는 <Puff the magic dragon> 그림책을 그린 작가이기도 합니다.

원서를 먼저 보고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이 노래를 가끔 틀어달라고도 한답니다.

아이에게도 이 책의 서정성과 노래의 하모니가 감명깊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올해 갤러리아포레에서 있었던 [그림책NOW]라는 일러스트 전시회에서 비슷한 화풍을 보았어서 이 책 표지를 보자마자 볼로냐라가치상을 떠올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1999년 수상이력이 있네요.

전시회에서 비슷한 풍의 일러스트를 보긴 했으나 이 작가의 그림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만 이 그림책의 몽환적인 느낌은 쉽게 잊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 맨 뒷면에 수첩에 그린 스케치를 실어 놓아

그림이 주는 힘에 대한 생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징어 선장만 아는 세계 최고의 배>는 어떤 배일까요?


평생 거친 바다를 항해한 오징어 선장이 살 날을 얼마 앞두고

선원들에게 그동안 겪어 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세월의 회상을 통한

오징어 선장의 마지막 항해가 되는 셈이었지요.




오징어 선장은 우연히 자이언트호를 보고 선장이 되기로 결심한 후 거친 뱃사람이 되어 프레스티지 오징어호를 이끄는 멋진 함장이 됩니다.

오징어 선장이 만난 배들은 모든 부분이 경이로웠고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세상에 하나 뿐인 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배를 모는 선장들은 한결같이 말하죠.





이미 세상에 하나뿐인 배들이고 세계 최고라 자부함에도

왜 선장들은 더 나은 배가 있을거라고 믿는걸까요?


그 천배나 아름다운 배는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이 선장들이 찾는 배는 어떤 아름다움을 갖고 있을까?

이렇게 완벽한 배들이 부족한 점이 있었을까?

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선장들이 찾는 멋지고 아름다운 배의 실체를 미처 찾기도 전에

우연히 만난 어린 선원의 그림 한 장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찾아온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세계최고의 배는

다름 아닌 편안한 안식처인 [나의 집]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끝을 알고 보니 그들이 찾는 이상향은 무엇인지, 그들의 결핍이 무엇인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 싶었습니다.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뱃사람의 향수를 그린 이 책이

사람이 갖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이상향의 괴리를 말해주고 있어

아련함과 연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금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말하는 나의 안식처는 결코 그들 마음 속에서는

쉽게 자리할 수 없었나 봅니다.


가족, 집에 대한 그리움은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서야

제일 먼저 깨닫게 되는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세계 최고의 배를 찾고 싶은 그들의 여정을 통해

아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 되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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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필요해!
돈 맥밀런 지음, 로스 키네어드 그림, 장미란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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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의 숲>에서 출간한 <새 엉덩이가 필요해>


아이가 방구,또옹,엉덩이 등 이런 쪽의 내용을 상당히 좋아라 하는

유치한 시기?인 유치부라서 그런가 이런 이야기를 읽고 빵빵 잘 터집니다.


<새 엉덩이가 필요해>는 뭔가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표지를 뵤면 이 소년의 엉덩이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겼나 싶을거에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겼길래!!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걸까?

아들이 보더니 "바지에 실수를 했서 더러워서 그런가봐요."

"바지가 작아서 엉덩이가 삐져나왔나?"

읽기도 전에 혼잣말로 이러쿵저러쿵 궁금증이 폭발합니다.





오~ 맙소사!!

새 엉덩이가 필요한 이유가

엉덩이에 쩌억 금이 가서라고??

서.. 설마.. 우리가 아는 엉덩이 골을 말하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엉뚱하면 엉덩이가 갈라진 걸 아직도 몰랐다는 거야!

오오.. 말도 안 돼..


아이가 함께 읽으며 속사포 랩처럼 쏟아내는 말들입니다.

아이 눈에 얼마나 어이없었으면 이럴까 싶기도 하고

도대체 이게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해서

서둘러 책장을 넘기게 되네요.




그림 속의 소년은 자신이 미끄럼을 타다가 그런 건지,

난간을 타다가 엉덩이가 갈라졌는지

자전거를 타다 그랬는지.. 고민을 합니다.

소년이 내린 결론은 방귀를 뀌어서 아주 깔끔하게 쫙~! 갈라져 버렸다고 생각하네요.

초록, 파랑 엉덩이

통통, 날씬한 엉덩이

화려한 엉덩이

화가 엉덩이

외계인 엉덩이

범퍼 엉덩이 등~


풍부한 상상력으로 각종 새 엉덩이를 만나 보고 난 뒤에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발견하는 소년!

"아빠!! 아빠 엉덩이도 새 엉덩이가 필요해!!! "

아빠는 도대체 얼마나 큰 방귀를 뀌어서 쩌저적 갈라졌을까요.

소년의 상상력이 하늘을 날다가 추락한 느낌이에요.ㅎㅎㅎ


여기서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이가 엉뚱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저는 아이와 읽으면서 다른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 부모가 이 아이의 생각을 격려하고 존중해주어서

이렇게 엉뚱한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거야'라고요.


자기 생각을 기발하게 표현하는 소년과

그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주었을 소년의 부모가 대화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어요.

아이의 생각을 지지하고 더 풍부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상황 말이죠.

그러면서 요즘 우리 아이가 짐짓 절제된 표현을 할 때 내가 느꼈던 부분이 이거였나?

이 책을 읽고 퍼득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우리 아이 생각이 옳다 그르다 내리는 판단과 참견을 줄이고

아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져요.

처음엔 좀 뚱딴지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는 이 문제가 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 속에 들어가서 함께 고민해보는 경험을 해봤어요.

세 번째는 위에 제 생각처럼 아이가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을 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구나 했답니다.


책은 읽는 시간, 상황 등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는데

이 책도 처음엔 난데없는 새 엉덩이 타령에 무슨 말이야 하다가

점차 이야기를 빌어 고민이 정리가 됩니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소개 글을 보니

가끔씩 진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쓰기도 한다면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소개하네요.^^


새 엉덩이가 필요했던 소년의 엉덩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새 엉덩이로 바뀌었을까, 아니면 그대로일까?

아이와 또 다른 새 엉덩이를 상상하며 읽은 <새 엉덩이가 필요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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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 2019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3
메그 메디나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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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뉴베리 대상을 받은 주니어 노블.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는 십 대들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친구들, 학교생활 등 머시의 일상이 담긴 이야기라 지루하지 않고 재미와 감동과 곳곳에 깨달음이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에요.

3센티는 족히 되는 두께의 양장본으로 종이 질감도 얇은 편이라 읽어야 할 내용이 많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 두께의 내용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동네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하며 오전을 보내다 보면 이 책이 주는 두께의 부담은 금방 훌훌 털어내게 됩니다.



작가 메그 메디나는 쿠바계 미국 작가로 라틴 문화의 독특한 점을 잘 들려준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잘 드러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작가의 후기를 나중에 보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중남미 출신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비난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중에 이민자 가족의 따뜻함과 특별함, 삶의 어려움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었구나 싶었어요.


머시 가족들은 쿠바에서 온 이민자 가족입니다.

머시를 잘 이해해주는 친구 같은 할아버지, 예민하고 잔소리 많은 할머니, 페인트 가게를 운영하며 페인트공으로 일하는 아빠와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는 엄마 그리고 똑똑한 두 오빠들, 쌍둥이를 기르며 빵 가게에서 일하는 고모와 말썽꾸러기 쌍둥이까지. 한 공간에 세 지붕이 모여 대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머시 수아레스는 명문 사립학교, 시워드 아카데미에서 5학년을 마치고 막 중학생이 된 소녀에요. 아빠가 학교에 페인트칠을 해주고 학고에 무료로 다니고 있지요. 머시는 여느 사춘기 소녀들 못지않게 하고픈 것도 많고 고민도 많은 소녀입니다.



중학생이 되어 축구부에 들고 싶지만, 집안일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서로 희생하며 돕는다는 집안 어르신들 말씀에 쌍둥이 사촌들을 봐주어야 하고 학교에서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하지 않도록 늘 애써 밝게 생활하고 문제도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학생이었던 머시에게 그랬던 것처럼 머시도 햇살 동아리원이 되어 전학 온 친구와 짝을 맺어 학교에 적응을 잘 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집에서는 쌍둥이를 돌보고, 학교에서는 전학생을 돌봐야 하는 머시에게 책임감이란 단어가 무겁게 다가올 법 한 일이지요.

그래도 늘 하루 일과를 나누어 주고 지혜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자상하고 친구 같은 할아버지가 계시기에 머시는 할아버지와 나누는 시간을 소중하게 느낍니다.

하지만 삶에 변화는 늘 찾아오게 마련이라 어느 날 할아버지에게 찾아온 작은 사건들이 이어지고 결국엔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가족들은 머시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머시는 자신과 제일 가까운 할아버지의 상태를 의아하게 생각했을 뿐 자신이 알아채지 못하고 챙기지 못한 것과 할아버지의 치매가 자신과의 추억도 다 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난 후 상실감과 슬픔에 빠집니다. 이런 머시를 향한 가족들의 시선과 걱정 어린 말 한마디가 와닿는 건 왜일까요?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머시 가족의 왁자지껄한 일상들이 어느 가족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민자라는 편견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는 것. 사정이 그다지 녹록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것 등이 우리가 이루는 작은 사회인 가족을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이유는 아닐까 합니다.


집에서도 골치가 아픈 머시에게 학교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축구부원에 들지 못한 것, 햇살 친구인 마이클의 얼굴을 죽사발을 만든 것, 할머니께서 애써 만드신 마이클의 의상이 훼손 당한 것, 얄미운 에드나의 눈썹을 듬성듬성 잘라버린 것, 친구들과 합심해야 하는 수행과제와 축제 준비 등 의견 차이와 시기, 질투, 사과와 용서의 반복 등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머시를 바라보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대견함을 느끼게 합니다.


가끔 긴장되는 상황에서 불편해지는 왼쪽 눈이지만 이 때문에 소극적이 되지 않고 나름의 발산을 통해 당차고 용기 있는 면모도 보여주어 머시의 긍정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머시의 가족들이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성장기 청소년의 이야기 속에서 불혹이 넘은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된 것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를 통한 성장이 돋보이는 책으로 부모들 입장에서는 극 중 어른들의 관점으로, 아이들은 머시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성장통을 겪는 누구나 자기화 할 수 있고 공감이 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독자는 머시의 성장기를 보면서 나의 성장기는 어떠했나, 만약 나였다면? 아니면 이런 상황을 내 아이가 겪고 있다면 나는 어떤 말과 행동을 해줄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할아버지 덕분에 안장에서 가루가 풀풀 날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했던 머시는 꿈꾸던 자전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으면서 자전거의 기어를 바꿔보다 그 묵직함에 매료됩니다. 머시 또한 그동안 찍은 가족들의 사진을 모아 앨범을 만들어 할아버지께 선물로 드리며 기억이 잘 안 날 때는 꺼내보시라는 말을 하게 되죠.


소중한 것들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것은 다른 기회가 없는 것이라는 걸 잘 알기에 머시는 기어를 바꾸면 더 무거워지는 느낌의 새 자전거를 맞이한 것처럼 무슨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말합니다.





간간이 중남미 문화와 스페인어가 등장하며 느낄 수 있던 문화적 관념도 엿볼 수 있었던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


머시 수아레스 가족은 작가가 이전에 쓴 "솔 페인팅 회사"에서 이미 다루었다고 합니다.

강한 소녀들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작가의 뜻대로 작가의 삶 중에 의미 있는 부분을 녹여내여 머시 수아레스에게 옷을 입힌 셈이지요.

희로애락이 공존하기 마련인 인생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기어를 바꾸면서 힘차게 도약을 바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 소설입니다.

성장통을 겪는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문학으로 추천 꾸욱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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