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하리의 절규
델리아 오언스.마크 오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살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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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는 젊은 생태학자 마크와 델리아 오언스 부부가

야생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아프리카 중부 칼라하리에 들어가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야생 동물과 자연을 공유하며 겪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배경은 1974년의 기록부터 전해집니다.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혼부부가 무려 7년의 기간 동안 생 야생에 노출되어 자연을 관찰하다니..

단지 연구를 위해 보통의 생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어떤 사명감으로 대자연에 귀속되길 원했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칼라하리를 떠올리면 대자연의 야생이 떠오릅니다.

사막의 모래 폭풍과 아지랑이 피어나는 뜨거운 열기 사이에 보이는 사자의 고된 숨소리,

어디선가 낮은 자세로 비쩍 마른 초식 동물을 노리는 피곤하지만 매서운 육식 동물의 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환경에 희망을 알리는 새 생명의 탄생 등

그들 나름의 법칙이 존재하는 장면이 계속 연상됩니다.

자연 다큐를 좋아해 어릴 때부터 많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우리가 직접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망원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고

화면을 통해 간접적인 교감을 하곤 했었습니다.

허나 실제 아프리카의 대자연에 들어선다면 이들 부부처럼 호기롭게, 덤덤하게

이들이 맞닥뜨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나는 어떤 사명으로 이곳에 가서 무엇을 알고자 함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을 것 하나 구하기 힘든 이곳에서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위험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감동을 얹은 휴먼 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칼라하리의 절규를 읽다 보면 인간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동물들의 습성과 이들의 관찰 내용에 호기심이 깃듭니다.

사람과 야생 동물이 우정을 나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접하기도 하면서

어쩌면 이 책에서도 그러한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되길 바라며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갈색하이에나, 사자 무리, 자칼 등 이들 부부가 자연과 나눈 교감과 공생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걸 느낍니다.




 

 

우리 터전에 야생 동물이 나타나면 우린 쫓아내거나 사살하려 합니다.

생명에 위협이 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자연의 친구들은 이들과 교감을 하려 했고, 이해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연이 인간보다 더 너른 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인간이 이들보다 더 야생이고 야만이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이뤄낸 것은 야생의 상황을 전달하고,

7년이라는 장기 연구를 통해 각 동물 집단의 사회성에 대한 부분들도 알려주었습니다.

공동으로 새끼를 키우는 갈색하이에나, 함께 젖을 먹이는 암사자 무리와 수사자들의 동맹 등

이들 나름의 공존의 룰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입니다.

 

힘든 연구 과정 속에서도 꿋꿋하게 전해준 자연환경의 묘사와 동물들의 생태 묘사, 교감,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의 이기에 대한 생각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는데요.

현재 생태계 및 자연환경 오염과 파괴가 심각한 가운데

1970년대 그들의 눈에 비쳤던 현실이 지금까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연을 경이로 볼 것만도 아니고, 또 나와 선을 그어 다른 세상으로 볼 것도 아닌,

지켜야할 것이란 것을 책을 통해 통감하며 

델리아와 마크 오언스 부부가 야생을 보전, 보호하기 위해 내던진 헌신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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