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맙소사!!
새 엉덩이가 필요한 이유가
엉덩이에 쩌억 금이 가서라고??
서.. 설마.. 우리가 아는 엉덩이 골을 말하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엉뚱하면 엉덩이가 갈라진 걸 아직도 몰랐다는 거야!
오오.. 말도 안 돼..
아이가 함께 읽으며 속사포 랩처럼 쏟아내는 말들입니다.
아이 눈에 얼마나 어이없었으면 이럴까 싶기도 하고
도대체 이게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해서
서둘러 책장을 넘기게 되네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27/pimg_7780172962338294.jpg)
그림 속의 소년은 자신이 미끄럼을 타다가 그런 건지,
난간을 타다가 엉덩이가 갈라졌는지
자전거를 타다 그랬는지.. 고민을 합니다.
소년이 내린 결론은 방귀를 뀌어서 아주 깔끔하게 쫙~! 갈라져 버렸다고 생각하네요.
초록, 파랑 엉덩이
통통, 날씬한 엉덩이
화려한 엉덩이
화가 엉덩이
외계인 엉덩이
범퍼 엉덩이 등~
풍부한 상상력으로 각종 새 엉덩이를 만나 보고 난 뒤에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발견하는 소년!
"아빠!! 아빠 엉덩이도 새 엉덩이가 필요해!!! "
아빠는 도대체 얼마나 큰 방귀를 뀌어서 쩌저적 갈라졌을까요.
소년의 상상력이 하늘을 날다가 추락한 느낌이에요.ㅎㅎㅎ
여기서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이가 엉뚱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저는 아이와 읽으면서 다른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 부모가 이 아이의 생각을 격려하고 존중해주어서
이렇게 엉뚱한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거야'라고요.
자기 생각을 기발하게 표현하는 소년과
그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주었을 소년의 부모가 대화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어요.
아이의 생각을 지지하고 더 풍부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상황 말이죠.
그러면서 요즘 우리 아이가 짐짓 절제된 표현을 할 때 내가 느꼈던 부분이 이거였나?
이 책을 읽고 퍼득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우리 아이 생각이 옳다 그르다 내리는 판단과 참견을 줄이고
아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27/pimg_7780172962338301.jpg)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져요.
처음엔 좀 뚱딴지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는 이 문제가 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 속에 들어가서 함께 고민해보는 경험을 해봤어요.
세 번째는 위에 제 생각처럼 아이가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을 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구나 했답니다.
책은 읽는 시간, 상황 등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는데
이 책도 처음엔 난데없는 새 엉덩이 타령에 무슨 말이야 하다가
점차 이야기를 빌어 고민이 정리가 됩니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소개 글을 보니
가끔씩 진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쓰기도 한다면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소개하네요.^^
새 엉덩이가 필요했던 소년의 엉덩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새 엉덩이로 바뀌었을까, 아니면 그대로일까?
아이와 또 다른 새 엉덩이를 상상하며 읽은 <새 엉덩이가 필요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