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선장만 아는 세계 최고의 배 신나는 새싹 125
에릭 퓌바레 지음,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러스트가 눈에 띄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이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이겠죠.

익숙한 그림체는 책의 집중도를 높여주기에 아이와 함께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며 느낀 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일러스트 작가로써 활동한 에릭 퓌바레

아이가 좋아하는 <Puff the magic dragon> 그림책을 그린 작가이기도 합니다.

원서를 먼저 보고 노래를 들려주었더니 이 노래를 가끔 틀어달라고도 한답니다.

아이에게도 이 책의 서정성과 노래의 하모니가 감명깊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올해 갤러리아포레에서 있었던 [그림책NOW]라는 일러스트 전시회에서 비슷한 화풍을 보았어서 이 책 표지를 보자마자 볼로냐라가치상을 떠올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1999년 수상이력이 있네요.

전시회에서 비슷한 풍의 일러스트를 보긴 했으나 이 작가의 그림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만 이 그림책의 몽환적인 느낌은 쉽게 잊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 맨 뒷면에 수첩에 그린 스케치를 실어 놓아

그림이 주는 힘에 대한 생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징어 선장만 아는 세계 최고의 배>는 어떤 배일까요?


평생 거친 바다를 항해한 오징어 선장이 살 날을 얼마 앞두고

선원들에게 그동안 겪어 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세월의 회상을 통한

오징어 선장의 마지막 항해가 되는 셈이었지요.




오징어 선장은 우연히 자이언트호를 보고 선장이 되기로 결심한 후 거친 뱃사람이 되어 프레스티지 오징어호를 이끄는 멋진 함장이 됩니다.

오징어 선장이 만난 배들은 모든 부분이 경이로웠고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세상에 하나 뿐인 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배를 모는 선장들은 한결같이 말하죠.





이미 세상에 하나뿐인 배들이고 세계 최고라 자부함에도

왜 선장들은 더 나은 배가 있을거라고 믿는걸까요?


그 천배나 아름다운 배는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이 선장들이 찾는 배는 어떤 아름다움을 갖고 있을까?

이렇게 완벽한 배들이 부족한 점이 있었을까?

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선장들이 찾는 멋지고 아름다운 배의 실체를 미처 찾기도 전에

우연히 만난 어린 선원의 그림 한 장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찾아온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세계최고의 배는

다름 아닌 편안한 안식처인 [나의 집]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끝을 알고 보니 그들이 찾는 이상향은 무엇인지, 그들의 결핍이 무엇인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 싶었습니다.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뱃사람의 향수를 그린 이 책이

사람이 갖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이상향의 괴리를 말해주고 있어

아련함과 연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금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말하는 나의 안식처는 결코 그들 마음 속에서는

쉽게 자리할 수 없었나 봅니다.


가족, 집에 대한 그리움은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서야

제일 먼저 깨닫게 되는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세계 최고의 배를 찾고 싶은 그들의 여정을 통해

아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 되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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