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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한정된 공간의 책장 너머로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전자책 구입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읽는다는 그 행위 하나 만큼은 편리하게 충족시켜줄 것 같은 전자책. 특별한 용도가 없다면 내용을 읽고 그 내용을 리뷰든 메모 형식이든 따로 정리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책읽기를 끝마치니, 굳이 책을 소장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젖어갈 무렵에 만나게 된 <<사소한 발견>>.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장이 가능한 만큼 최대한, 내게 날아온 책들은 역시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발견>>처럼 책 자체가 아름답지 않아도, 그러니까 태초에 어둠에 있을 때 만들어진 디자인처럼 미적인 감상따위는 떠올릴 수 없는, 그저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여백인 책이라도, 그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던 내 손길과 그 책이 차지했던 한뼘 남짓한 공간과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쌓인 먼지 속에 어느새 종이색까지 누렇게 바래가고 있다면, 이 책은 이제 언제든 타인에게 넘길 수 있는 사물이 아니라 각별한 의미를 지닌 '나의책'이 되고 마는 거니까.
<<사소한 발견>>을 읽어가다 문득 고개를 들어 내 방의 풍경을 바라보게 됐을 때, 저자의 시선처럼 내 방의 사물들을 '발견'하고 있는 나의 시선을 느낀다. 눈을 돌리면 어디든 마주치는 '나의책'에서부터 구석에 방치되어 눈길 한 번 받지 못한 조그만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시 한 번 그들에게 나도 말을 걸어보게 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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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어떻게 하든지, 물건들에겐 유통기한이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했지만, 물건들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우리의 대화도 우리의 약속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직 괜찮겠지'리고 당연시 여겼던 통조림이 알고 보니 유효기한이 쩍 지나버린 깡통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주변의 유통기한, 어쩌면 모든 관계 속의 유통기한들이 지나가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오래된 우정도, 지나가버린 사랑도, 어렴풋한 추억의 그림자도 모두 알고 보면 유통기한이 지나버려 어딘가에 버려진 건 아닐까?" 155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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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은 사물들의 잃어버린 목소리 혹은 미처 내가 귀기울이지 못했던 그들의 목소리를 듣게 한 것이다.
오래된 앨범에서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흑백 사진(95), 의식과 무의식 그 사소한 경계에 있는 단추(26면), 원형으로 연결되는 곡선과 타들어가면서 떨어지는 조각난 직선의 모양이 훌륭한 디자인처럼 남겨지는 모기향(100면), 상처가 나면 무조건 발랐던 빨간약(177면) 추억을 닮은 노란색 백열등(223면), 원래의 용도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뽁뽁이(163면) 등...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찾아준 <<사소한 발견>>
고마워!
추신 :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도 나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특별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일명 알라디너의 하루!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는 알라딘의 달력을 보고 하루 일정을 생각하고
그 날의 스케줄은 알라딘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메모장에 기록한다.
알라딘의 머그컵으로 향긋한 모닝 커피를 마시고 나면,
알라딘에서 준 샐러드바 무료 시식권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채우고,

알라딘에서 보내준 책을 읽으며,

휴식 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알라딘 윳놀이를 하다가,
게임에 져서 열불이 날 때는 알라딘 선풍기를 쌍으로 돌려 그 열을 식히고,
밤에는 수면 양말로 따뜻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으니,

알라딘과 24시간 함께하는 이 특별한 추억이란!
아아 내일은 3월 봄맞이로 제공하는 양식을 받고 말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