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드는 법 ㅣ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안현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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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드는 법

How the Light Gets In(2013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피니스아프리카에

​

루이즈 페니 작가의 아르망 가마슈 미스터리는 어쩌면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미스터리는 아닌 것 같다. 유럽권의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르게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많이 표현하고 있고, 또 작가의 성향인지, 아니면 번역가의 성향인지는 모르지만, 도치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자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길을 잃은 사람들만이 발견하는 퀘벡의 어느 작은 마을 스리 파인스이고 이제 그 사람 중 하나가 사라졌다. 바로 1937년에 퀘벡을 떠들썩하게 했던 우엘레트 다섯 쌍둥이, 즉 마리비르지니, 마리엘렌, 마리조세핀, 마리마르그라트, 마리콩스탕스 중 하나인 콩스탕스 우엘레트였다. 가마슈 경감은 자신이 이끄는 살인 수사과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 작은 마을로 향한다. 거기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였던 여인의 실종을 알게 된다.

그 여인은 마침내 피난처를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과거가 그곳으로 그녀를 쫓아왔다. 70년이 넘게 흐른 후에야. 그리고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가마슈는 역시 자신의 뒤를 쫓는 끔찍한 무언가를 알아챈다. 적들이 포위해 오는 와중에 아르망 가마슈는 살인 사건을 해결해야 하고, 좀처럼 의지가 되지 않는 협력자들과 함께 수십 년간 진행되어 왔던 프랑쾨르 총경의 음모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그리고 예전 안식처였던 곳이 감옥이 된다.

게다가 아르망 가마슈와 가장 소중했던 부하 장 기 보부아르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야하고 아르망 가마슈의 딸인 아니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 책, 『빛이 드는 법』은 아르망 가마슈 아홉 번째 이야기인 듯 하다. 이 참에 아르망 가마슈 미스터리 리스트도 새로 작성해 보고, 미처 읽어보지 못한 책, 『빛의 눈속임』은 대출을 했고, 『네 시체를 찾아라』는 예약을 해 두었다. 코로나19 때문인지 조용하게 찾아온 임인년 새해, 올해는 이렇게 미처 읽어내지 못한 책을 찾아 차근차근 하나씩 정복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루이즈 페니의 작품들은 미술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목가적인 전원을 배경으로 다수의 용의자, 교묘한 복선, 마지막 장에서 범인에 대한 드라마틱한 폭로 등 영미 퍼즐 미스터리의 정통을 계승했다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2022.1.7.(금)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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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열두 가지 단서 THE TWELVE CLUES OF CHRISTMAS」 - P149

이제 막 경사로 승진한 애덤 달글리시 - P151

차가운 12월의 공기와 소용돌이치는 부드러운 눈, 그리고 한 남자의 머리가 차 안으로 들이닥쳤다. - P151

"세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경찰에 전화해야 해요. 제 삼촌이 자살했습니다. 저는 하커빌 홀 저택에서 왔고요." - P152

남자는 어떤 감정으로 괴로워하는 게 분명했지만, 달글리시는 그 감정이 충격이나 슬픔이라기보다는 불안감과 원통함쪽에 가깝다고 감지했다. - P153

헬무트 하커빌 - P153

"잉글랜드 동부 사람들이 원래 완고합니다. 가족끼리는 어쩌다 마음을 열지만, 대부분은 서로 침범하지 않고 살아가죠." - P154

달글리시는 저택을 본 적이 있고 저택 주인은 그 명성으로 알았다. - P155

누나 거트루드와 남동생 칼과 함께 평소처럼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여기 왔습니다. - P155

헤드라이트 불빛에 드러난 저택은 인간의 거주지라기보다는 자연 세계의 일탈에 더 가까워 보였다. - P156

두 사람을 안으로 들이고 견고한 참나무 문을 밀어 닫은 남자는 칼 하커빌이 분명했다. - P157

헬무트가 달글리시를 ‘런던경시청 경사‘라고 소개하자 남매는 경계하는 침묵으로 반응했지만, 요리사 다그워스 부인은 재빨리 헉 하고 억눌린 소리를 냈다. - P157

크리스마스 크래커 - P158

더는 거트루드가 만든 소화 안 되는 크리스마스 푸딩과 너무 익힌 칠면조를 먹지 않아도 된다. - P159

하지만 삼촌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거죠. - P160

"닐 니시 보눔, 헬무트, 닐 니시 보눔, 삼촌은 바보 같은 짓을 하지는 않았어." - P160

아무리 해도 삼촌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밖에 사다리를 놓고 제가 창문으로 올라갔습니다. - P160

집은 온기 하나 없는 흉물 덩어리고 주인은 자살할 거라고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요. 도대체 평소에 이 집 요리사가 어떻게 해냈는지 모르겠어요. - P161

고모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훌륭한 음식들과 신중하게 골라 벌써 마개를 열어두었을 보르도산 포도주, 탁탁 소리를 내며 톡 쏘는 바다 냄새를 풍기는 유목 장작 난로가 그리웠다. - P162

"삼촌이 살아 있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 P163

"부인이 그분 소리를 들었다면 그분은 문 옆에 아주 가까이 서 있었던 모양입니다. 문이 아주 단단한 목재로 되어 있던데요." - P164

하커빌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두피에 연고를 듬뿍 발랐던 게 틀림없었다. - P165

누군가가 종이를 태운 흔적 - P165

‘8백 파운드면 그리터무니없는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라는 글자 - P166

사라진 두 개의 물건 - P167

태플로 순경은 열쇠를 받아들고 런던경시청의 지나친 처사에 관해 한마디 할 것처럼 보였지만, 눌러 참았다. - P168

* 가이포크스의 밤은 본 파이어 나이트라고도 하며, 1605년 11월 5일 영국의사당 폭파 계획을 기념해 모닥불을 피우고 불꽃놀이를 하곤 한다. - P169

"저를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까지 데려다주세요. 저 노신사를 내가기 전에 범죄수사과에서 여길 한번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 P170

‘이상한 크리스마스 크래커 사건‘(기이한 크리스마스 예비 단계에 붙일 법한 적당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은 안전하게 서퍽 경찰에 맡겨둘 수 있었다. - P170

펙 경위는 미스 달글리시에게 품위 있게 사과했지만, 그 조카에게는 그런 우아한 행동을 낭비하지 않았다. - P171

사람들 말이 자네 머리에는 귀와 눈 사이에 두뇌가 하나 더 있다고 하더군. 나랑 같이 하커빌 홀 저택으로 돌아가지. - P171

홀의 문은 다그워스 부인이 열어주었는데, 악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없이 두 사람을 집 안으로 들이더니 부엌 쪽으로 사라졌다. - P172

만약 이게 탐정소설이라면 ‘크리스마스의 열두 가지 단서‘ 라고 부를 수 있을 겁니다. - P173

그런데 왜 크리스마스이브에 자살했을까요? - P174

태양을 향해 도피한다? - P175

지금까지 세 가지 단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을린 쪽지, 반쯤 타다 만 여권, 그리고 편지 조각이요. - P175

네 번째 단서는 바로 얼룩진 베개입니다. - P176

다음은 크리스마스 크래커입니다. - P176

자네의 크리스마스 크래커 단서는 인정하지, 경사. - P177

제 생각에 다그워스 부인은 어젯밤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 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 P177

부인은 전에도 저 부엌에서 일해본 적이 있습니다. - P178

가족들끼리 해치웠을 겁니다. 다그워스 부인을 헬무트 하커빌 부인이라고 부르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겁니다. - P178

호랑이가시나무 - P179

크리스마스 푸딩의 단서 - P180

가족은 위스키를 넉넉하게 넣어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진한 커피를 담은 보온병에 커스버트의 수면제를 다량 넣었을 겁니다. - P180

하커빌 사람들은 부엌 한가운데 커다란 탁자에 암담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 P181

오직 헬무트만이 발끈 화를 내며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려고 들었다. - P181

훨씬 더 극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거트루드가 요리사를 향해 소리쳤다. - P181

훈계와 비난과 맞비난이 오가는 가운데 달글리시는 펙 경위에게 짤막하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저택을 떠났다. - P182

"사랑하는 제인 고모, 이런 사건은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아요. 완전히 애거서 크리스티였다니까요."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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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그 운명의 박싱 데이 밤에 콜브룩 크로프트 저택 - P115

「박스테일의 유산 THE BOXDALE INHERITANCE」 - P103

총경 애덤 달글리시 - P105

참사회원의 말은 앨리 종조모가 67년 전 그 돈을 손에 넣기 위해 나이 많은 남편을 비소로 독살했다면, 자신과 아내는 5만 파운드 재산을 상속받아도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뜻 - P105

평화를 찾아 유럽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던 그 가엾은 여인을 종종 생각해. - P106

앨리 종조모는 여든여덟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어느 백만장자가 베푼 다소 열광적인 파티 도중 백만장자의 요트에서 바다로 떨어져 죽었다. - P107

참사회원 허버트 박스데일은 애덤 달글리시 총경의 대부 - P107

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러한 선량함이 허버트를 지켜주었다. - P108

허버트와 아내는 물론 가난했다. - P109

어쩌자고 이 늙은 바보는 그냥 현금을 받고 걱정을 멈출 수는 없는 걸까? - P109

달글리시는 이미 어렸을 때 허버트 아저씨의 양심에 관해 깨달은 것들을 기억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 P110

‘대체 그 여자는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을까? 나한테 묻는다면 죽음을 피하다니 대단히 운이 좋았다고 할밖에." - P111

하지만 당시 나는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해 크리스마스에 할아버지 저택에 갔던 일이나 새할머니에 관해서도 아무것도 확실히 기억나지 않아. - P112

"앨리 종조모는 아주 재능이 뛰어난 극장 연예인이었지." - P113

오거스터스 할아버지는 당신 손녀보다 3개월 어린 여자애와 결혼했던 거야. - P114

나도 자네처럼 앨리 종조모님의 무죄를 확신할 수 있다면 그 유산을 기쁜 마음으로 받을 수 있을 거야. - P115

1901년 그 운명의 박싱 데이 밤에 콜브룩 크로프트 저택 - P115

아무리 런던경시청 총경이라도 67년 전 재판 기록을 손에 넣기는 쉽지 않았고 시간이 걸렸다. - P116

고인의 신부인 앨리그라박스데일 부인과 큰아들 모리스 박스데일 대위 부부, 작은아들 헨리 박스데일 목사 부부, 손녀 마거리트 고다드 양, 그리고 이웃인 아서 베너블스 목사 부부가 참석 - P117

* 파리잡이 끈끈이 종이에는 비소 성분이 있었고 빅토리아 시대를 전후해 영국에서는 미백을 위해 비소를 탄 물로 세안하는 미용법이 유행했다. - P118

고다드 양은 할아버지 방에 들어갔을 때 고인이 막 죽을 다 먹은 참이었으며 맛이 이상하다고 불평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 P119

10시에 오거스터스 박스데일 씨는 매우 심각한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위장을 쥐어짜는 통증을 느꼈고 메스꺼움과 설사 증상을 보였습니다. - P120

죽그릇에 남은 내용물에서 나중에 분석을 거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 P121

아서 베너블스 목사가 신사들을 보증했고 선량한 목사 부인은 숙녀들을 보증했다. - P122

그때 달글리시는 오브리 글랫을 떠올렸다. - P123

글랫은 부유한 아마추어 범죄학자로 빅토리아 시대와 에드워드 시대의 유명한 독살 사건을 전부 연구해왔다. - P123

《콜브룩 크로프트 미스터리 》나 《누가 오거스터스 박스데일을 죽였나?》라는 제목의 책을 계획했었어요. - P124

앨리그라 박스데일 말고 누가 그랬겠습니까? 그 여자, 결혼 전 이름이 앨리그라 포터였지요. - P125

"마거리트 고다드는 어떻습니까? 고다드가 그 방에 들어간 시간이 정확히 언제인지 증거가 없어요." - P126

가능성이 낮아요. 고다드는 가족 중에서 할아버지의 두 번째 결혼으로 가장 불편을 덜 겪게 될 사람 - P127

‘그렇다면 어떤증거를 따르시겠습니까, 배심원단 여러분? 여러분께 묻습니다.‘
‘대체 어떤 증거를 따르시렵니까?‘ - P128

대체로 배심원단은 피고인을 교수대로 보낼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 P129

"오거스터스는 예순아홉 살이나 먹은 독보적으로 추한 늙은이였습니다. 여자는 스물한 살의 매력적인 여자였고요!" - P130

모리스 박스데일 대위는 자식을 남기지 않은 채 1916년 전사했고, 에드워드 박스데일 목사는 1918년 인플루엔자 대유행 시기에 아내와 쌍둥이 딸을 모두 잃었습니다. - P131

오브리 글랫은 타고난 연구자였다. - P132

얇은 트위드 코트를 입고 사슴 사냥꾼 모자를 쓴 글랫 때문에 달글리시 눈에 글랫은 셜록 홈즈, 자신은 조수 왓슨처럼 보였다. - P133

다음 행보는, 만약 살아 있다면 마거리트 고다드를 추적하는 일이었다. - P134

달글리시는 마지막 호텔 주인으로부터 고다드가 병에 걸렸고, 사실 몹시 위중한 상태이며, 6개월 전 지역 주립종합병원으로 옮겨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 P135

여기 살균된 복도의 침묵 속에서 달글리시는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 P136

쪽지 ‘그 아이가 그랬어요.‘ - P137

당신 쪽지는 영리하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쓰였죠. 나는 당신이 진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알고 싶습니다. - P138

‘나를 젊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라는 말 - P139

나는 연민도 가책도 없이 할아버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 P140

할아버지는 나를 비롯한 자기 가족을 외면했고, 내 약혼을 위태롭게 했고, 카운티 안에서 우리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들었어요. - P141

앨리그라는 재산을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도박을 벌였어요. - P142

브라이즈ㅡ레이시 대위는 우리 가문의 살인사건 추문 때문에 이미 충분히 실망했어요. - P143

앨리그라는 나를 살인자로 고발할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되면내가 진실을 말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 P144

내가 비소 혼합물을 닦을 때 썼던 손수건을 앨리그라가 가져갔어요. - P145

하지만 그 여자에게 원한은 없습니다. 패배한 사람은 승복할 줄 알아야 해요. 하지만나는 대가를 치렀어요. - P146

"결과적으로 대부님께 그 판결은 정당했고 할아버지 재산 중 단 한 푼도 누군가의 그릇된 행동을 통해 대부님께 가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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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새장 앞으로 돌아와 선다. - P150

손수건으로 새를 감싸 들어올리자, 서늘하고 가벼운 몸의 전부가 얇은 천 아래로 느껴진다. - P151

새의 죽은 얼굴을 다시 감싸 여민다. - P152

인선이라면 어디 묻으려 할까. - P153

삽날을 타고 마침내 얼지 않은 속흙의 감각이 느껴진다. - P154

그게 멈춘 게 언제였을까, 나는 생각한다. - P155

이제 더 할일이 없다. - P156

나중에 그 동굴을 찾아갔는데, 찾을 수 없었어요.
몇 번이나 기억을 더듬어서 가봤는데 실패했어요. - P157

이마에 카메라를 달고 촬영한 듯한 숲이 돌연히 나타났다. - P158

속솜허라.
동굴에서 아버지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에요. - P159

어명할 수가 이시냐. 억지로 끄성 올 방법이 어디 이시냐. 아이를 살려사주, 이 아이가 무신 죄가 이서. - P160

어둠이 거의 기억의 전부예요. - P161

동굴로 가다가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아버지가 조릿대를 꺾었어요. - P162

흑백사진 석 장이 차례로 화면을 채우고 사라졌다. - P163

마지막 사진에서 청년들의 몸은 비틀려 있었다. - P164

느네 아방 가져당주라. 안 받으민 입에다 넣어드려불라. - P165

신음 같은 바람이 문틈으로 파고들어오고 있다. - P166

깊은 숨을 내쉴 때마다 통증이 물러난다. - P167

아니, 솜같이 가벼웠지. - P168

보일러가 꺼졌으면 난방도 중단되겠구나. - P169

하나의 꿈이 사그라들기 무섭게 다른 꿈이 송곳처럼 찌르며 들어온다. - P170

이 모든 걸 물리치도록. 이 모든 게 나를 피해가도록. - P171

죽으러 왔구나, 열에 들떠 나는 생각한다.
죽으려고 이곳에 왔어. - P172

2부
밤 - P173

1
작별하지 않는다. - P175

더이상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섬이 아니구나, 검은 사막의 지평선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 P175

어째선지 벌어지지 않는 입속의 압력을 느끼며 나는 생각했다. - P176

어떻게 악몽들이 나를 떠났는지 알 수 없었다. - P177

수많은 흰 새들이 소리 없이 낙하하는 것 같은 함박눈이었다. - P178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 P179

내가 너를 묻었는데, 어젯밤에.
꿈일까, 의심하며 나는 말했다. - P180

목말랐니? - P181

새들에게 간식이 아닌 식사를 줄 때는 반드시 새장에서 먹게해야 한다고 인선은 말했었다. - P182

정전이 아니라면 전기레인지를 켜고 따뜻한 걸 만들어 먹을텐데, 나는 생각했다. - P183

거긴 추울 텐데, 아마.
나는 말했다. - P184

늘어뜨려진 전선이 흔들리는 대로 갓등 위에서 그네를 타는 아마를 향해 나는 웃었다. - P185

이상한 열정에 사로잡혀 나는 눈 한줌을 움켜쥐었다가 펼쳤다. - P186

어둠 때문에 더 커 보이는 인선의 두 눈이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 P187

내가 아니라 자신에게 묻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꿈인가. - P188

이내 솟아오른 불꽃의 빛이 그녀의 눈두덩과 콧날을 밝혔다. - P189

난로 옆면에 눈동자들처럼 뚫린 두 개의 바람구멍을 나는 보았다. - P190

스케일을 바꾼 이유를 이어 말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말을 아꼈다. - P191

완성되지 않는 거야, 작별이? - P192

걱정했던 거 기억나? - P193

차 한 모금이 식도를 타고 내려간 순간 내가 얼마나 그걸 기다려왔는지 깨달았다. 혀끝을 델 만큼 뜨거운걸 마시는 것. 그 열기가 식도와 위를 적시는 것. - P194

청회색 박명이 나무들의 우듬지를 밝히고 있었다. - P195

사실은 어떤 말도 나눠진 적 없었던 걸까? 새는 새였고, 나는인간이었을 뿐일까? - P196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인선의 목소리가 그 열기 사이로 번졌다.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 P197

인선이 등뒤로 손을 뻗어 문을 닫자, 그녀의 표정을 읽을 수 없을 만큼 사위가 어두워졌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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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흔한 살인사건 A VERY COMMONPLACE MURDER」 - P61

노인의 이름은 어니스트 게이브리얼, 이름도 이상하다. 반은 흔하고 반은 색다르다. - P64

16년 전 게이브리얼은 저 창문을 통해 데니스 스펠러와 에일린 모리시가 흔한 비극을 연기하다 파국을 맞는 모습을 지켜봤었다. - P65

게이브리얼이 처한 끔찍한 딜레마의 핵심이었다. - P66

모리스 부트먼 씨가 회사의 문서정리 담당자인 게이브리얼에게 작고한 부친 부트먼 씨의 위층 서재에 가서 - P66

그 캐비닛에서 작고한 부트먼 씨의 적지만 엄선된 포르노 수집품을 발견했다. - P66

혹시 문서 정리부서에서 자신의 부재를 알아채면 어쩌나 두려워하며 뒤가 구린 몇 분을 간신히 확보해서 읽고 싶지는 않았다. - P67

게이브리얼은 일주일에 한 번씩만 모험을 감행하기로 했는데, 선택한 날은 금요일이었다. - P67

그 금요일들은 게이브리얼에겐 절박하지만 수치스러운 즐거움이 되어주었다. - P68

게이브리얼은 발각을 병적으로 두려워했지만, 그 두려움마저 은밀한 쾌락의 흥분을 보태주었다. - P68

아파트는 철계단을 올라 아스팔트 앞마당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 P69

잠시 아파트가 어둠에 잠겼다. 그리고 위층 창문에 불이 켜졌는데 이번에는 조명이 더 밝아서 여자가 더 또렷이 보였다. - P70

여자는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곧바로 남자애를 집안에 들였다. - P71

그 후 게이브리얼은 금요일마다 그들을 지켜보았다. 작고한 부트먼 씨의 책들보다 그들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 P72

그들이 서로에게 무엇을 하고있는지 그려보았다. - P73

게이브리얼은 남자애와 함께 고통스러워하며 지켜보았고, 마침내 8시 20분이 되자 남자애가 포기하고 돌아섰다. - P74

게이브리얼에게도 그 쓸쓸한 남자애에게도 한 시절이 끝났다. - P75

서른네 살 에일린 모리시 부인이라는 사람이 일요일 밤늦게 캠든 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 P75

윌리엄 홀브룩 경감이 수사 지휘를 맡았다. 죽은 여성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P75

남자애는 사흘 후에 체포되었다. - P76

뮤스웰 힐에 거주하는 정육점 직원, 19세 데니스 존 스펠러, 지난 금요일 캠든 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열두 살 쌍둥이의 어머니 에일린 모리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오늘 기소. - P77

현학적이고, 존경받을 만하며, 대단히 비판적인 어니스트 게이브리얼이 드디어 들통 났다! - P78

게이브리얼은 스펠러가 자신이 목격한 그 연인임을 알았다. - P79

만약 판결이 ‘무죄‘일 것 같으면 게이브리얼은 침묵을 지켜도 될 것이다. - P80

검은 옷을 입은 여윈 여자가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울고 있었다. - P81

스펠러는 그저 당황하고 겁에 질린 남자애였다. - P81

그러나 게이브리얼은 권력이 누구 손에 있는지 알았다. - P82

판사가 재판을 중단하고 휴정을 선언한 다음 판사실로 가서 게이브리얼의 증언을 사적으로 들어줄까? - P83

누구도 게이브리얼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 P83

그러므로 게이브리얼의 희생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 P84

유혹의 순간이 지나가고 자신이 절대 함구할 것을 확신하게 되자 게이브리얼은 상황을 즐기기에 이르렀다. - P85

검사가 증인을 불렀다. 아파트 거주자 중 아내 쪽인 브렌다 킬리 부인이었다. - P86

여자는 남편과 상의 없이 에일린에게 여벌 열쇠를 주었다. 여자가 알기로 다른 여벌 열쇠는 없었다. - P86

편지가 증인석에 서서 코를 훌쩍이는 여자에게 전달되자 여자는 에일린이 자신에게 쓴 편지라고 확인했다. - P87

부동산 중개소 직원이라고 소개된 에일린의 남편 에드워드 모리시가 나왔다. - P88

모리시는 아내가 살해당한 밤에 집에 있었다. - P89

배심원단은 또한 스펠러가 정부를 죽였다고도 믿었다. - P90

"유죄입니다. 재판장님."
아무도 놀란 것 같지 않았다. - P91

피고는 긴장으로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서는 판사의 말을 절반밖에 못 알아들은 사람처럼 동요하는 눈빛으로 판사를 응시했다. - P91

그 공판은 사무실에서 약간의 논쟁을 일으켰다. - P92

"불륜과 일반적인 우둔함에 관한 평범하게 추악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 아주 흔한 살인사건이지." - P93

재판이 끝난 직후 게이브리얼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 P93

게이브리얼은 이번에는 남자애를 구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제시간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 P94

붉은 헛간 살인사건(Red Barn Murder) - P95

이제 게이브리얼 자신의 문제를 염두에 둘 때였다. - P96

스펠러의 처형일 아침에 게이브리얼은 바로 이런 기분으로 감옥 바깥에 모인 소규모의 말 없는 군중 사이에 서 있었다. - P97

게이브리얼은 연말에 퇴직했고 이제 옛 캠든 타운 시절의 직원은 모리스 부트먼 씨와 수위뿐이었다. - P98

게이브리얼은 돗바늘을 사무실로 가져가 핏자국이 남지 않을 때까지 화장실 수도꼭지 밑에 놔두었다. - P99

게이브리얼은 열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이 판사와 사형집행인 역할을 모두 맡았던 그 몇 주간의 흥분을 떠올려보았다. - P100

캠든 타운 아파트 열쇠를 가져갔던 그 노인이 다른 열쇠를 가져다놨어요.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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