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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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서점을 둘러보면 위로하는 말이 넘쳐 난다. 괜찮다는 말, 잘 될 것이라는 말,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조언들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불안을 이겨내는 법, 상처를 치유하는 법,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 많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흔들린다. 위로는 많아졌는데 삶은 왜 더 버거워진 것일까.

가난과 간질 그리고 빚더니 속에서 자기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자기의 위치를 찾고 앞으로 전진해 나가는 것을 보면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외면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지금 아프다면 어떤 좋지 못한 것이 자라고 있는 것이며 그것을 절대 향기가 있는 방향제로 덮어 버리면 안 된다. 아픈 것이 무엇인지 꼭 확인하고 처방을 해야 더 큰 화재를 막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태어나면 틀 안에서 살아가길 교육 받는다.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가고 거기서 더 노력하여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회사에 입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 절차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규정처럼 되어 있어 모두 박 터지게 노력하여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여기 시험에 합격하였는데, 다니지 않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



주위에서는 왜 때리 치우고 나왔는지 놀라며 미쳤어 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다. 자기와 맞지 않는 옷을 벗고 맞는 옷을 입어야 편하다 그게 사람이다. 늘 깨끗하고 멋진 그릇을 준비하여 그 그릇에 무엇을 담을까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나에게 맞고 행복한지 한 번씩 시간을 내어 점검을 해 봐야 하는데, 하는 일에 치여 지나간다.

점검 주기가 길수록 은행 대출의 이자처럼 무겁게 불어난다. 가끔은 조용한 카페를 찾아 지금까지 살아온 지난날을 정리하고 방향을 다시 잡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은퇴 후의 일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일이다. 사람은 극한의 상황이 오면 어떤 것이든 평소보다 몇 배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군 생활을 할 때 빼치카의 불을 꺼 먹은 일이 있었다. 포대장에게 불려가 커다란 손으로 볼때기를 맞았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세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하늘에 별이 보이도록 말이다.

행정반 바닥에 꿇어 반성문을 쓰는데,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글이 잘 적어진다. 자기에게 평소에서 극한의 상황이 오면 사람은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그 때 알았다. 그래서 가끔 뭔가 타격이 큰 일을 접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는 것 같다.



책은 달콤한 위로를 건네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여 온 긍정과 희망의 언어를 의심을 하게 만들며 러시아 문학의 거장 도스토옙스키를 소환해 온다. 도스토옙스키는 고통받는 인간들,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들, 모순과 광기 속에서 흔들리는 영혼이 가득한 내용을 작품에 넣어 놓는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떠안게 되는데,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절망의 순간마다 도스토옙스키를 찾는다. 왜일까.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사형대 이야기는 그 상징적 장면이며 실제로 도스토옙스키는 젊은 시절 혁명 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총살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감형된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 경험은 그의 인생 전체를 뒤바꿨다. 삶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기적 같은 선물이라는 사실,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서 비로소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험하였다.

도스토옙스키의 경험을 단순한 일화로 소비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와 연결한다. 죽음까지 아니더라도 저마다 사형 대를 두고 살아간다. 취업 실패, 사업의 좌절, 인간관계의 파탄,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적 압박은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생존 위기다. 이러한 현실을 애써 미화하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는 자기 계발 담론과 분명한 거리를 두고 성공의 기술을 알려주지 않는 대신 실패한 인간, 흔들리는 인간, 모순적인 인간을 응시하고 그 안에서 오히려 인간다움 본질을 발견, 2 부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평가 받으며 좋아요 숫자와 팔로워 수가 자존감의 척도가 되는 세상 사람들은 점점 더 타인의 인정에 의존을 하고 있다.



3부 '내면의 추악함과 모순을 정면으로 끌어안다'는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핵심을 압축한 장이라 할 만하다. 도스토옙스키는 결코 선하거나 완벽하지 않고 이기적이며 욕망에 휘둘려 때로는 스스로를 파괴한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살아 있는 인간처럼 느껴진다고 하며 누구나 내면에 추악함과 모순을 품고 살아간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완벽함에 대한 강박은 오히려 인간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정면 돌파'다. 고통도, 불안도, 모순도, 실패도 피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도스토옙스키 문학이 오랫동안 사랑 받아 온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인간 존재의 가장 어두운 곳까지 내려갔지만 결국 삶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어둠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에필로그의 제목인 '희망이 사치인 세상에서 당신은 무엇으로 버티고 있는가'는 전체를 압축하는 질문처럼 읽어진다.

도스토옙스키가 위대한 이유는 인간을 이상화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인간의 나약함과 모순, 실패와 절망을 외면하지 않는 대신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흔들림은 사라지지 않고 불안도 없어지지 않으며 삶은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달콤한 위로에 지친 사람, 삶의 본질적인 질문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불안과 고통을 단순히 제거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으로 도스토옙스키가 그랬듯,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살아낼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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