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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파도 - 마인드가 부를 부른다
정범희 지음 / 더로드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생각의 파도
생각의 파도는 독자의 상태를 정확히 짚어 내고 있다. 우리는 늘 생각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그 생각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는다.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리며 생각은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며 잡으려 할수록 더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게 만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무언가를 배우는 느낌보다 함께 떠밀려가고 다시 방향을 바꾸는 경험에 가깝다. 조용한 문장 속에는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고의 습관을 낯설게 만드는 힘이 숨어 있다. 생각의 파도는 읽는 책이 아니라 타는 책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책의 중심에는 하나의 중요한 전제가 있다. 우리는 생각을 통제해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사실 통제하려 할수록 생각은 더 거칠어진다는 점이다. 불안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순간 불안은 더 선명해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애쓰는 순간 부정적인 생각은 더 집요해진다. 이런 역설을 비판하거나 교정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지 차분히 풀어 내며 생각은 의지로 조종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반응이며 환경과 경험, 기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생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생각의 파도는 독자를 채찍질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질 수 있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사고 구조를 바다에 비유하며 설명한다. 스마트폰 알림처럼 끊임없이 밀려 드는 자극,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거친 물결은 누구나 익숙한 풍경이다. 책은 그 파도를 멈추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대신 파도의 리듬을 읽고 언제 몸을 맡기고 언제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체득하라고 조언을 하고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의 거리를 조절하는 법을 다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흔히 기대하는 즉각적인 마음 정리 법이나 단기적인 멘탈 관리 팁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관찰, 인식, 수용이라는 느린 과정이 반복되고 처음에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읽을수록 그 속도가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의 복잡함은 단순한 요령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을 한다.

생각의 파도가 깊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생각을 삶 전체와 연결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택, 관계, 후회, 욕망은 모두 생각의 흐름 위에서 이루어 지고 중요한 결정을 앞둔 순간보다, 이미 결정한 뒤 반복되는 생각의 소용돌이에 더 주목한다. 그 소용돌이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이미 지나간 선택을 계속해서 되돌아보게 만든다.
생각이 흔들리는 사람은 잘못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이 부분에서 독자는 자신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지금의 불안과 혼란이 성장의 부산물일 수도 있다는 해석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생각의 파도는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생각을 지배하려 하고 있는가, 아니면 함께 살아가려 하고 있는가 질문이다. 생각을 없애는 기술서도 아니고 긍정 만을 강요하는 자기 계발서도 아니다. 오히려 생각과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안내서에 가깝다.
지금은 파도가 세구나, 조금 물러나서 바라보자는 여유다. 그 작은 간격이 삶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최소한 휩쓸리지 않게 만들어 준다. 생각의 파도는 조용하지만 오래 동안 기억에 남는 책이다. 삶의 가장 평범한 순간에 은근히 작용하는 힘을 지니고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그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다그쳐온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