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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김준태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3월
평점 :

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조선의 왕 즉 추상이 신하와 대화의 내용을 심도 있게 풀어 놓은 책으로 왕의 생각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힘이 있는 왕은 자기의 생각대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힘 부족 즉 권력이 부족했던 왕은 힘든 생활을 보냈다. 태종과 변계량의 대화에서 연공 서열의 진급이 아니라 나이와 근무 연수를 벗어나 우수한 인재를 승진 발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을 한 것을 보면 변제량은 깨어 있는 신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희맹은 인재를 사용함에 있어 편견을 버리고 그 사람이 무엇을 잘 하는지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맞는 일자리를 주는 것도 리드의 기량이다. 사람은 만 가지의 유형으로 지혜로움과 어리석음, 현명함과 부족함, 어두움과 밝음, 강함과 약함 등 많은 변수가 있다. 모든 면에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을 깔끔하게 잘 하여 좌찬성인 종 1품의 관직까지 하였다.
연산군 때 이목은 사람은 가르쳐서 사용을 하면 된다는 진리를 갖고 있었으며 인재 육성을 강조하였다. 무오사화 때 참 형으로 2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아까운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조선 시대는 지금처럼 당을 잘 선택을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당파 싸움에 휘말리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 많았다.

회사에서도 기술직 사원을 뽑을 때 기본 입사 시험과 면접을 통해 회사에 들어오지만 바로 정직원으로 계약이 되지 않고 계약직으로 2년을 근무하면서 간을 본다. 근무에 무난하고 말썽이 없으면 정직원으로 채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2년 동안 몸을 사리고 있다가 정직원이 된 이후에 본 색을 드러내니 사람 채용이 이렇게 어렵다.
이목도 인재를 뽑을 때 각 지방의 고을 사또에게 추천을 받는 것도 그렇고 한 날 한 시에 과거 시험을 봐도 완벽한 사람을 뽑기 어려우니 교육을 시켜서 사용함이 옳다고 주장을 한다. 군주는 신하의 의견을 듣고 고민하고 어떤 처방이 좋은지 판단을 하고 정치를 해야 하는데 신하들이 모두 자기의 말에 복종을 하니 자기가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권력으로 과도한 행세를 하다 쫓겨난 임금이 여럿 있다.
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며 과거 또는 지금이나 술은 과하게 마시지 않으면 좋을 활력소가 되는데 많이 마시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신하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보면 거의 공자 말씀과 유사하다. 학문이 중국에서 넘어왔기에 비슷한 정치 성향이 보이는 것 같다.
양사언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잘못했을 때 직언 해 줄 수 있는 사람, 선택을 고심할 때 좋은 의견을 줄 수 있는 사람, 믿고 의지하기 때문에 그의 말이라면 반드시 귀 기울이게 되는 사람, 존경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이 곁에 둬야 한다. P138
정조는 지금의 공무원처럼 순환 근무에 대하여 모순된 점을 꼬집었다. 자주 담당 직무를 옮기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무에 혼선이 오는 점에 대하여 개선할 방법을 다산 정약용에게 물었다. 다산은 신참들은 자기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기 위해 순환 근무를 추천하지만, 업무의 대장은 자리를 고수하며 한 분야에 가장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을 한다. 그리고 정통이 아닌 서자에게도 기회를 주어 실력이 있는 사람이 재야에 묻혀 지내는 일이 없도록 살피고 소외된 선비도 챙기는 것을 강조한다.

광해군이 묻고 임숙영이 답을 하다에서는 임숙영은 큰 문제점은 모두 덮어 두고 사사로운 일에 매진을 하고 있으니 잘못되었다고 하며 궁에서 중전과 후궁들의 입김이 세어지면 나라 일에 혼선이 오고 도움이 되지 않으니 멀리하라고 간언 한다. 임금이나 대통령의 부인들이 자기가 임금이나 대통령인 것처럼 권력을 남용하여 나서면 안 된다. 어떻게 정부의 카드를 안 주인이 개인 용도로 사용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인사에 개입을 못 하게 하고 뒷거래를 하는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
조선의 왕들 모두 성군이 되겠다고 유능한 스승에게 교육을 받고 나서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자기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처형을 하는 경우도 있어 신하들이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니 조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사유로 간신 만 남고 어진 사람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니 홍길동이 나오고 사화 등으로 나라가 골머리를 앓는다. 예나 지금이나 성군은 100년에 1명 정도 나오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