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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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손암 정약전은 정약용의 둘째 형으로 신유사옥 때 천주교 탄압 전라도 흑산도로 귀양을 가게 된다. 섬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물고기여서 인지 자산어보 책을 내고 한양에서 흑산도는 수도에서 가장 먼 곳이 아닐까. 죄인을 다스리는 가장 큰 벌이 사형이고 그다음이 유배지로 떠나는 형벌로 보인다. 약전은 1758년에 태어나서 1816년에 내 흑산 우이도에서 사망을 하였으며 60세까지 살았다.

자산(지산) 어보는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로 물고기에 대하여 자세히 기록된 책이다. 흑산도라 하면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있다. 이 애틋한 노래가 귀양살이를 한 정약전의 사연도 같이 묻어 있는 느낌이 든다. 만고 나만의 생각일까. 흑산도 아가씨의 노래 글을 적어 본다. 남 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며 검게 타 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고 목표 유달산에 가면 김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 음악이 나오듯이 흑산도에도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하루 종일 흘러나온다.

섬이라는 공간에 더 외로움과 기다림 연속 시간이 떠오른다. 섬에서 물고기를 관찰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 갔을 것으로 보인다. 정약전은 해산토굴에 몸을 가두고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섬에서는 딱히 따로 할 일이 없기에 바다에서 잡아오는 물고기에 관심을 두고 고기의 내부까지 해부하여 상세히 그림을 그리고 물고기 족보를 만들어 간다. 섬사람들은 제주도의 괸당처럼 이방인을 반겨주지 않는다. 특히 죄를 지어 귀양을 오는 사람은 더 멸시하고 괴질에 걸린 사람 취급을 하였다고 한다.



현산(지산) 어보는 다양한 어류와 해양식물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이 책은 후세에 자연과학 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유일한 정약전의 저서로 남아 있다. 보통 정통의 선비는 자기가 가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면 로마의 패전 장군처럼 곡기를 끊고 죽음을 맞이하는데 여기 조선의 선비는 유배지에서 그렇게까지 강단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조선의 관료식을 보면 하인을 200명 이상 거느리고 떵떵거리며 살고 "이리 오너라" 기상을 가지고 살았는데 비하여 죽음에 대해서는 많이 약해 보인다. 흑산도는 목표 선착장에서 93 Km 떨어진 섬으로 지금은 쾌속선으로 2시간 정도 달리면 갈 수 있는 물길이지만 쾌속선이 없던 조선시대에 노를 저어서 가면 얼마나 걸렸을까? 밤까지 달려 하루 24시간을 꼬박 걸렸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조선시대 죄인 130여 명이 흑산도에 유배를 갔으며 다시 육지로 돌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죽음의 섬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변모하여 육지의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다. 흑산도에 가면 유배인 도표가 표지판으로 작성되어 세워져 있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시대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유배객들은 섬에서 슬픔, 고독, 분노, 좌절, 원망 그리고 마지막으로 육지로 다시 돌아가 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흑산도 역시 울릉도처럼 공항 건설 승인이 났다. 책의 제목처럼 흑산도 하늘길이 열릴 것 같다. 서울에서 7시간 걸리는 것을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2026년 공항이 완성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기후 변화에 의해 배 운향 정지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어 주민들은 반기고 있다.

조선시대도 지금과 같이 정권이 바뀌면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 죄를 물었다. 사대부 100명이면 25명 정도가 유배의 경험이 있으며 유배를 떠나기 전에 보통 그냥 보내지 않고 곤장 100대를 때려서 보냈다. 이 제도는 일본이 우리 나를 접수하면서 사라지게 된다. 자체의 문화가 바뀌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일본에 의해 없어졌으니 좀 서글픈 역사의 흔적이다.

정약전, 정약용 등이 유배를 가지 않았으면 수도 한양에서 높은 벼슬에 앉아 에헴 하면서 수염을 쓰다듬고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며 나라의 일을 하느라 시간이 부족하여 목민심서, 경세유표, 현산어보 같은 책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의 내용에 보면 귀양 간 섬에서 첩을 들여서 살았다고 하는데, 정신을 차리지 못한 느낌이 든다. 외딴섬 흑산도에서 반성을 하고 죄를 벗을 궁리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좀 처신을 바로 하지 못한 점이 없잖아 있어 보인다. 세상은 절대 정도의 길을 걷지 않는다. 현재의 삶에서 항상 자기를 낮추고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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