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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
채도운 지음 / 지베르니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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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
이 책처럼 꾸밈이 없고 솔직하게 적은 놓은 책을 나는 좋아한다. 자기 자랑이 하늘을 찌르며 나 책 내어 인세 수입 및 강의로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둥, 하는 내용은 왠지 모르게 좀 경솔한 느낌이 들고 아직 철이 없어 보인다.
경남 진주 문산읍에서 보틀북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채도운 작가. 어려웠던 시절을 그림처럼 그려 놓은 "꾸역의 여정" 이다. 보틀북스 카페는 애매한 공간으로 책방, 공방, 문화적인 방으로 사용을 5년을 유지하였는데, 통장에는 잔고가 없다. 지금까지 무얼 한 것일까. 본인도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고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행복과 보람을 얻는 것으로 만족을 하였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버틸 수가 있었다고 한다.
의주의 거상 임상옥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를 하고 있다. 여기 보틀북스의 카페도 보면 잇속을 차리는 수입의 이문 보다는 사람을 많이 남기는 것 같다. 독서모임, 인터넷 블로그 및 인스타 강의 등이 모두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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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운영 솔직하게 많이 피곤한 직업이다. 쉼 없이 들려오는 음악 소리와 고객을 응대하는 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 것을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마다 새로운 내용의 사건들을 가져오기에 늘 새롭고 재미가 있다. 가져오는 사연마다 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안겨주니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 사업을 연 카페의 수가 10만 개 정도로 이거 너무 많은 숫자 아닌가. 경치가 좋은 곳에는 넓고 시설이 잘 꾸며져 있으며 음료인 차 뿐만 아니라 맛있는 빵도 갖춰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빵 향기가 가득하다. 이런 시장의 상황에 8평의 카페 생존이 가능할까.
"오늘도 따수운 아메리카죠?"
따수운 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따뜻한 보다 더 정감이 가는 말로 경상도 특유의 정이 묻어 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사계절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를 외치는데, 이 추운 겨울 날씨에는 온돌 구들 방처럼 따뜻한 게 최고 인기라. 이제 따뜻한 걸 찾는 나이도 되었재.
제 같은 경우 어릴 때 어머니가 공장에 일인 공으로 풀을 제거하는 일을 가끔 가셨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에 오시면 늘 빵 한 개를 내 놓았는데, 왠 빵이냐고 하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먹고 하였는데, 나중에 커서 보니 일을 할 때 세참으로 나온 빵을 먹지 않고 자식을 위해 가져 온 것이었다. 이거 눈물 나는 빵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빵을 보면 가끔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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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남편 분이 정말 대단해 보이며 성인 군자로 보인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힘들게 번 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보통 사람 같으면 돈이 되지 않는 카페 고생 그만하고 당장 접으라고 이야기 하는데, 사랑하는 배우자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하여 기를 꺽지 않고 계속해서 응원과 지원을 해 주는 것을 보니 정말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보여 준다.
한 푼이 아쉬운 때라 방송국에서 책 소개 일감이 들어와 방송국으로 가게 되는데, 애가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을 뿌리치고 일을 하는 대목에서 엄마의 뼈아픈 심정이 보인다. 아이가 폐렴으로 입원까지 하게 되고 이런 계기로 아이는 엄마와 있는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런 것이 자연이 주는 순리라고 생각이 된다. 뭐라고 할까. 아이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의 시간이 줄어 들면 이렇게 병이 찾아와서 같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원리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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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잘 되지 않지만, 가게를 더 운영하기 위해 2년을 연장하는 것을 봐서 아직 열정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저는 12평의 상가 건물을 임대 주었는데, 부동산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월세 120만 원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 50만 원을 받고 있다. 임대인이든 임차인이든 힘든 시기 임에는 틀림이 없다.
진주 하면 생각이 나는 것이 유동 축제와 촉석루다. 그 쪽으로 갈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러보고 싶은 카페로 생각이 된다. 8평을 책 방과 커피숍을 어떻게 꾸며 놓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