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에서 삶을 본다 - 국제시장 노점에서 대한제강으로, 오완수 회장의 인생 이야기
오완수 지음 / 아템포 / 2023년 4월
평점 :
철에서 삶을 본다
경북 의성의 산골에서 부산으로 피난을 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가장 필요한 것은 거주할 판자 집을 짖는 것이다. 여기에 착안을 한 것이 철물 즉 못이다.
못을 찾아 들어가면 부산의 도떼기 시장 즉 국제시장이 나오며 대한상사도 여기에서 만들어 졌다. 책의 저자 오완수는 10형제의 장남으로 먹여 살려야 하는 입이 너무 많다. 이런 환경으로 경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이 책은 4장으로 고철(붕정만리), 제강(정금백련), 압연(갱상일루), 순환(안거난업)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저자의 아버지는 소학교의 학력이 전부였지만, 오직 성실함과 신용 그리고 과감한 실행력, 베포로 사업을 키우고 성공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54살의 나이에 돌아가셨다. 지금 같으면 왕성하게 일을 할 나이인데 말이다.
공장 확장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울 때도 절대 정치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업을 꾸려나갔다. 정치권의 힘을 빌리는 순간 사업은 오너의 생각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우물을 파라는 멕시코의 사슴 이야기가 와 닿는다.
오직 한 곳으로 향해 매진하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빛을 발하는 것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인내와 집념으로 매진을 해 나가면 끝이 보인다는 것을...
인생의 의미라는 것이 많이 배운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우리가 겪는 순간들에 충실하면서 스스로에게 구체적으로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것이 바로 인생의 참 맛이 아닐까.
처음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면 선배 고참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보고도 못 본 척 3년 이렇게 10년을 보내야 회사 직원으로 인정을 해 주며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고 본대로 말을 했다가는 경을 치는 일이 발생한다.
지금은 좀 사라져 가는 부위기지만, 과거 20~30년 전에는 이것이 숙명처럼 여겨졌다. 여기 대한제강도 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60년대에 생성된 공장들 즉 쇠를 다루는 직업은 더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이가 들어 퇴직을 하게 되면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지만, 그 외 소 일거리나 친구 그리고 무언가 집중을 할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나 운동이 있어야 무료하지 않고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디 노인정이나 경로당을 기웃거리거나 공원을 할 일 없이 배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낚시를 가며 낚시를 드리우고 물을 바라보면 고민거리가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고 하였다. 업무든 사회생활이든 고민거리로 머리가 아플 때 한번 시도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길도 철강 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떤 것을 해보지 않고서 제대로 알기 어렵기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한번 시도를 해보고 하나 하나 찾아 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냥 어떻게 되겠지 는 정말 아니다.
오로지 한 길인 쇳물을 녹이는데 인생을 다 바치신 저자 오완수회장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본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