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셰프처럼 샐러드 131
오토와 카즈노리 지음, ㈜투웨이트랜스 옮김 / 한국외식정보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인 셰프 오토와 가즈노리가 쓴 샐러드 131은 기존의 생식 위주의 샐러드에서

벗어나 야채를 굽고 데치고 삶아서 만든 프랑스풍 샐러드를 소개하고 있다.

그의 약력에서 말해주듯 일본인 최초로 '알란 샤펠'의 제자가 되어

프랑스 요리를 비롯해 독일요리, 스위스 요리등 폭 넓은 요리 공부를 한것 처럼

그의 요리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고급진 샐러드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서 특별한 어느날 솜씨를 발휘해보고 싶을때

만들어 보면 좋을 듯한 요리들이다.



감자와 고구마, 토마토 피망, 파프리카, 브로콜리, 가지, 파, 양파, 당근등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고 있고 각각의 재료들을 가지고 표현 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샐러드를

재료별로 분류하고 있다.

 

 

 

샐러드 소스의 경우도

기본적인 소스에 한두가지 재료를 섞어 새로운 소스를 만드는 비법까지 공개하고 있어서

센스있게 새로운 소스를 만들 수도 있어 요리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생소한 허브 재품들도 있어서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가량 딜(생선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허브),세르퓌유(경매과의 허브, 프랑스 요리에서는 파슬리처럼 자주 쓰인다)

차이브, 안초비 등은 사실 나 같은 주부들에게 좀 생소하고 재료들이라

가능하면 대체 가능한 다른 재료를 알려주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서 신선한 야채와 채소만 있으면 기본 소스에 곁들여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끼 식사로 만들수 있다.

생식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생식이 주는 지겨움에 진절머리가 나지 않도록

조리하는 방법도 찌고 데치고 굽고 하는 다양한 방법을 취하고 있어

샐러드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살짝 뒤틀었다.

 

 

핵가족화 되고, 초, 분단위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시간이 없고 바쁘다는 이유로 느긋한 식사를 하기가 어렵다.

아침은 대충 시리얼을 먹거나 그마저 건너뛰는 경우가 많고

점심은 시간 안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걸로 떼우고

저녁은 모임이나 회식등으로 밖에서 해결 하는 경우들도 허다하다 보니

영양의 밸런스를 맞추기는 더더욱 어렵다.

불규칙적이고 균형 잡히지 않은 식사는 자칫 각종 위장병이나 성인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균형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챙겨먹기가 쉽지 않다.


내 주변 지인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육식주의자 라고 한다.

육식을 좋아해서 그럴만도 하겠지만 사실 외식을 하게 되면 대부분이 고기 위주다.

고기 이외의 메뉴를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 우리네 외식 문화이기도 하다.

신선한 채소, 야채, 과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나 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중장년층에게 샐러드는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포만감과 만족을 주는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나만의 만찬을 즐길 수 있는 호사스러움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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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기억해요 - 우리였던 기억으로 써 내려간 남겨진 사랑의 조각들
박형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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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단어는 막강한 든든함과 기쁨을 준다.

하지만 그 단어를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라는 말이 얼마나 쓸쓸하고 허전한 단어인지 사무치게 알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나..와 너.. 가 합쳐져 우리가 된다.

세상을 다 가진듯 마냥 행복했던 그 시절이 지나 사랑의 빛이 사그라들게 되면

우리..도  너..도 사라지고 만다.


이 책은 박형준 작가가 사랑이 끝나고 다시 나..만 남게 된 이야기를 그가 좋아하는

15편의 영화를 통해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수 많은 영화의 주제는 사랑 이었다.

사랑과 이별..은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우리들의

주제가 될 것이고 수 많은 영화에서 수 많은 형태의 사랑과 이별이 그려질것이다.


책에서는 크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1.우리라는 이름이었던 날들

2.그리고 남겨진 안녕

3.행복하기를 바라요

4.그날들을 기억할게요


이별 후에 함께였던 그때를 그리워 하고, 남겨진 자에 대한 연민, 떠나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우리가 익히 알던 영화와 함께 그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미처 보지못했던 영화들도 소개되어져서

못본 영화들에 대한 궁금증과 봤던 영화들에 대한 재해석도 나름대로 할 수 있었다.


별 감정없이 봤던 뷰티 인사이드, 비교적 흥미롭게 봤던 영화 그녀,

흔한 사랑의 영화라고 생각했던 라라랜드등을 다시 한번 작가의 눈으로

그리고 감정이입을 하여 주인공의 눈으로 사랑과 이별의 감정들을

음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다시 보게 된다면 그 영화들이

처음 같이 밋밋하게 다가오지는 않을거라 확신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참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어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내가 겪었던 이별들은 대부분 그 끝이 좋지 않았다.

어쩌면 끝이 좋지 않았기에 감정적 데미지가 비교적 적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사랑에 연연하지 않고 내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편이다.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후회하고 자책하는데 쓸 에너지는 낭비라고 생각했고

진로 변경하여 새로운 사랑을 찾는데 오롯히 쓰는게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사랑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성격도 못되면서 끝이 나면 합리적을 찾아대는 앞뒤 안 맞는

논리를 가진 나에게 이 책은 나에게 감성적인 여유로움을 가져보라 권하는듯 했다.


신나게 즐겁게 한바탕 파티가 끝나면 빈병과 먹다남은 음식과 쓰레기들이 남기

마련이다.

사랑 또한 이와 마찬가지 일것이다.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엔 딩굴거리며 남아있는

찌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 사랑에 대한 정리는 남은 자의 몫이다. 사랑이 끝난 뒷자리를 아름답게 마무리 하는것은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일것이며 나에 대한 연민일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작가의 감성에 물들게 된다.

사랑에 임하는 여리고 푸릇한 감성을 영화를 통해, 작가의 글을 통해

다시 되새겨보게 되는 사랑에 대한 치유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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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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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곽정은 씨를 TV에서 눈여겨 보게 된것은

그녀의 솔직하지만 경솔하지 않은 말솜씨와

냉철하게 판단하지만 차갑지 않은 따뜻한 말들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였다.


도도한듯, 딱 부러지는듯한 모습이지만 어딘가에 약간 허당끼도 있어 보여서,

인간으로써 친근감이 들며 괜히 알고 지내고 싶어지는 그런 호감이 들었다.

​

그런 곽정은 씨의 9번째(벌써.?) 책을 냈다고 해서 호기심 가득 들게 된 책이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였다.

"혼자라도 괜찮은 하루"... 가 아니라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라니..

제목에서 풍기는 자신감, 도도함이 폴폴 풍기지 않은가.

​

내 주변에는 나이가 소위 말하는 '혼기가 차고 넘쳤는데도 아직 홀로'있는 골드미스들이

가득하고, 돌아온 싱글들도 많다.

혼자여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지인들도 있지만 혼자라서 좀 의기소침하게 살아가는 지인들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솔직히 나는 남자에게 연연하지 않고 나이들어도 혼자여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런 당찬 여자에게 나는 매력을 느끼는 한편

​매번 그 넘의 연애에 치이고 베이고 상처 입고 상처투성이인 지인들에게는

연민의 정도 느껴진다.

 

씩씩하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따뜻한 관심이 고프고, 늘 감정적으로 허기져 있었다는것을..

또 한 편으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

더 좋은 삶과 관계를 누리고 싶은 현명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야 말로

'현명한 나를 알아차리는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도.

​

"나만 믿어. 내가 널 지켜줄께"라고 자못 믿음직스럽게 말하는 남자조차

찾기 힘든 세상이지만,

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을 때

그걸 이해할 남자는 또 몇이나 될까?

오늘도 시나브로 인류애를 잃어간다.

​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는 하지만 굳이 둘이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나이를 먹고, 혼자로 지낸다는 것은.. 불편한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분명 편한 것도 있는 법이니 1인분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말은

변변찮은 연애 한번 못하고 속절없이 나이를 먹고 탄력 잃은 얼굴을

거울 앞에서 맞이해야 하는 '혼기 꽉차다 못해 훌쩍 넘긴" 여성들에게

곽정은 연애 전문 상담가가 줄 수 있는 가장 실속있고 진심 담긴 충고라고 생각한다.

​

30대를 지나 40대에 진입한 여성들이 읽어보면 꽤나 흥미롭고 공감갈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소소한 작가의 일상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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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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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울컥해서 읽을까 말까..고민했던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에 무척 약하다.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핑~하니 눈물이 돌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제목에 떡하니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멀쩡한 안구를 하고 한권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천년만년 내 곁에 있어주실것 같은 엄마가 돌아가신지 십년이 좀 넘는것 같다.

맘껏 투정을 부리고 응석을 부려도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일만 아군을 잃은 장군의 심정과 비슷할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돈 많은 친구도 아니고

결혼 잘한 친구도 아니고 부모님이 살아계신 친구들이 제일 부럽다.

​

이 책을 쓰신 선명 스님은 출가하신지 십수년이 되시는 스님이다.

그리고 스님이 머물고 있는 절의 주지 스님이 바로 이 책의 작가인 선명스님의 '엄마'인 것이다.

속세의 인연을 넘어 출가해서도 한 집(?)에서 살고 있다니 이건 정말 대단한 인연이라 할수 있겠다. 

모녀가 머리를 깎고 출가를 하게 된 데에는 말 못할 힘든 사연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스님들이 속세의 과거사를 이야기하지 않고 절제하며

일상적인 삶과 거리를 두는 까닭은 아마도 종교의 품 안에서 잠시라도 자신을 내려놓고

위로받고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이 책을 쓴것은 결국 사람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사는 모습은 제각각 모양새는 다를지라도 삶의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그말이 참 살갑게 와 닿았다.


절 집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더 고단하고 더욱 분주할터이다.

절이든 속세든 녹녹찮은 생활이긴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절에 내 편인듯 내 편아닌

내 편같은 엄마, 주지스님이 가까이 계시니 글을 쓰신 선명 스님은 전생에 많은

복을 지으셨나보다. 새록새록 시샘이 날 정도로 부럽기만 하다.


"심술이 나고 속이 상하면, 나는 밥을 먹지 않습니다.
그러면 주지스님 속이 바짝바짝 타는 것이 느껴집니다.
주지스님은 단단하고 강한 분인데도 내가 밥을 먹지 않으면 매번 하염없이 약해집니다.
나는 못되고 심술 맞게도, 그래서 밥을 먹지 않습니다.
세상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갑질을 주지스님에게 하는 겁니다.

내가 밥을 안 먹는다고 속이 바짝바짝 타는 이가

세상천지에 엄마 말고 또 누가 있을까요"


이렇게 엄마인 주지스님께 감히 갑질도 해볼 수도 있고,

돌아오는 주지스님의 잔소리에 귀에 못딱지가 생길 정도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가 그렇게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하겠는가.

그건 누가 뭐라해도 딸이 잘되길 바라는 엄마의 사랑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달콤살벌한 모녀의 절집 생활이 눈에 보이는듯하여 책을 읽다 문득문득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된다.


절집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일들이 가득하고

서툴지만 절집 살림을 해나가는 이야기, 수행을 하며 겪게되는 에피소드와 힘겨움을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다. 때로는 뭉클하고 때로는 깔깔거리며 웃고 있자니

한적한 절집에서 머리 깎은 스님들의 웃음 소리와 목탁 소리,

산사를 돌아 부는 바람소리, 그리고 은은한 향내음이 나는듯 하다.

그리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스님들이 참 정겹고 가깝게 느껴진다.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절집 뉴우스~~~ 가득 담은 에세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차이.
엄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가고 아니고의 차이.
서러움을 삭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주지스님이 계셔서 좋습니다.
누구에게도 받아본 적 없을 만큼 큰 헤아림으로
주지스님이 나를 짝사랑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엄마이자 스승이신 스님과 주지스님의 관계가

때로는 투닥거리며 때로는 애틋하며 때로는 따뜻하게

그렇게 오랫도록 아름답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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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 - 29CM 카피라이터의 조금은 사적인 카피들
이유미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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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카피 라이터 이유미씨가 생활속 여기저기서 보게되는 짧지만 굵직한 카피들을 보고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카피와 함께 소개한 에세이다.


작가의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버스 안에서, 전철 안에서, 혹은 길거리 포스터에서

현수막에서 보게되는 서너줄의 카피 문구들을 허투로 흘려보내지 않고

일상을 담아 전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덕분에 글을 읽는 내내 때때로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심하게

공감하기도 하였다.


나 또한 많은 카피 문구들을 접하게 된다.

보통은 흘려 듣고 흘려 봐서, 기억이 하루들 못가는 탓에 곧 잊어버리고 말지만

허를 찌르는 문구들 덕에 간혹 비싼 화장품을 사기도 하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일터인 가전 제품을 사기도 한다.

말하지면 홀린거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몇 시간의 긴 설득보다

한두마디의 강렬한 글이 그 효력이 강할지도 모르겠다.


예컨데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꼭 모든 걸 직접 할 필요는 없어요.


라는 문구는 이케아 매장에 써여져 있는 문구다.

작가는 이 문구를 참 잘 쓰여진 문구라고 평가한다.


'너 혼자서도 잘 할수 있다'라는 적절한 칭찬과

그렇지만 '힘들면 꼭 네가 안해도 돼'라는 부드러운 회유.

덕분에 이케아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직접 조립할 생각으로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돈을 내면 이케아의 전문가들이 잘 조립해서 너네집까지 가져다 줄거야. 어서 카드 꺼내' 라는

낯뜨거운 말을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게 된다.

이 문구에 많은 사람들이 혹 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용케 지갑을 열지 않고 집으로 가져왔지만 결국 조립은 작가의 남편분의 몫!

낑낑 거리며 몇시간을 조립하고 조이느라 뚝닥거렸을 부부의 일상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이런 예도 있다.


나 우리 아빠랑 놀러간다!

​

굳이 엄마가 아닌 아빠..라고 쓴것은 평소 일이 바빠 애들과 함께 못 놀아준 아빠와

드디어 오늘 함께 (어딘가 좋은 곳으로) 놀러간다는 기쁨이 느껴지긴 하지만

작가와 동일한 이유로 나는 이 문구가 조금 불편했다.

아빠 없는 애들은 어쩌라고..

대충보면 평소 주말엔 쇼파에 널부러져 있던 아빠랑 놀러나왔으니

신나고 즐거운 마음이겠구나 싶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빠 없는 아이들한테는 상처가 되겠구나 싶어져서 쫌 찡해진다.

이렇듯 카피 문구 하나를 만드는데도 참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겠구나 싶어져

새삼스럽게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약간의 존경심마저 든다. 그리고 부러운 마음도..


회사일에 가사에 그리고 강연에 틈틈이 책도 써야하는 일인 다역을 하는 이유미 작가의

숨막히게 분주한 하루가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 또한 워킹맘이라 야근에 지쳐 쉬어빠진 파김치 마냥 집에 돌아와

산더미같이 남겨진 집안일을 접견하고 나면

그나마 쥐꼬리 같이 붙어있던 의욕마저 상실하여 집안일은 파업하고 싶어지기 십상이다.

사표를 내고 싶어도 수리도 안될테고 대신할 사람이 없으니 짤릴 일도 없는

철밥통 평생 직장이라 욕을 하면서도 일은 한다만..

회사일과 가정일을 병행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건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 워킹맘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작가는 한술 더떠 책을 쓰고, 퇴근 후 강연회도 나간다.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부지런을 떠나 어진간히 좋아하는

일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인데 글을 쓰는 일이 아마 그녀가 제일 잘하고 제일 좋아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라는 책은 참 읽기가 편했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글을 담백하니 편하게 잘쓰는 작가의 재주도 더해져서 일것이다.

과하게 화장을 하여 얼핏 보면 이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편한 그런 글이 아니라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가볍게 비비크림 정도 바르고 만나는 그런 편안함을 가진 책.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커피를 리필해서 마셔가며 장시간 얘기해도 질리지

않은 그런 책이다. 부담없이 읽어보면 색깔 없던 나의 일상에도 멋진 글귀 한 줄을 더해

색깔을 입혀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럴 때 책은 강력한 우군이 된다.

라는 문구처럼 이 책을 머그잔이나 베개나 핸드폰과 같은

일상의 사물로 만들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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