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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연구 일지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평점 :

내가 이 책을 읽자마자 '앗, 정말 그럴듯한데..'라고 무릎을 딱 쳤습니다.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완벽한 추리 소설을 쓰게한다' 라는 그 기발한 생각을 한 작가가 누구지 라는
궁금증이 발생하였습니다. 보통은 그 반대인데 말이죠.
조나탕 베르베르 1994년생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이후 방향을 바꾸어 시청각 연출을 공부하였다고 해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작가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향후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사실 쳇GPT가 우리 생활에 자리 잡기 시작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지만, 놀라운 정도로
실무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죠.
저는 업무상 외국어 번역도 하고 있는데 숙련된 프로라도 3~4시간은 족히 걸릴 번역 업무도
몇십초면 뚝딱해내는 인공지능의 능력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럴듯하게 가사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기가 막히게 작곡도 하고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가수가 노래도 불러줍니다.
그것도 어찌나 퀄러티가 높은지 감동 받을때도 있어요.
하루 반나절은 족히 걸릴 업무를 몇 초면 척척 완성해내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하고 있지만
내심 이렇게 모든 것을 AI에게 맡겨버리면 인간의 사고능력은 점점 퇴화해 버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AI인공지능이 완벽한 추리 소설을 써낸다라는
기발한 발상의 소설이 나타났네요.
조나탕 베르베르의 [등장인물 연구일지] 입니다.
노인 요양 병원의 개발자 토마는 인공 지능 〈이브39〉을 개발중입니다. 이브 39에게는 아주 특별한
솔루션이 주어져 있는데 바로 '완벽한 소설'을 써내야 한다는 거죠.
이브 39는 나름대로 열심히 구상하여 소설을 써냅니다만 개발자인 토마는 느낌표를 왕창씩 찍어내며
너의 소설은 진부하다, 설득력이 없다, 허술하다, 인간성이 없다, 하며 지적질을 해댑니다.
제대로 된 소설을 써내지 않으면 <이브 39>는 삭제 당하고 <이브 40>이 탄생하겠죠.
삭제당하는 실패한 프로그램이 되기가 싫었던 이브39는 인간성이 부족하다는 토마의 지적에
인간성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직접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며 요양병원의 노인들을 속이고
의사로 위장해서 노인들과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AI인공지능이 사람을 속이고 사람행사를 하고, 인간의 생각과 심리를 파악하려 든다면..
생각해보면 참 무서운 일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쳇GPT의 등장으로 AI에게 완벽한 추리 소설을 쓰게 한다는 이야기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구심과 불안의 마음을 안고 이 소설을 읽는다면 무섭도록 빠르게
소설속에 빠져들 수 있을 겁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AI소설가의 신작에 열광하며 후속작을 기다리는 인간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불과 10여년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앞으로 10년 후에
AI와 공존해가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상상해 보는 것은
즐거움이자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나탕 베르베르의 [등장인물 연구일지] 의 소재는 참신하고 기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이 소설이 10년전에 나왔다면 SF공상과학 소설로 분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소설은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댕기고 있습니다.
(10년 후쯤에 혹시 이 책을 읽는다면 뭐야? 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소설은 .. 하고 실망할지도
모를 일이죠)
추리소설과 인공지능이 합쳐진 새롭고 신선한 소재의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평소 AI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소설 속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