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가슴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이성원 지음 / 꿈결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일부 이성원 과장

이 책을 지은 지은이의 직함과 이름이다.

이 책의 저자만큼 북한 인사와 많이 접촉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명실공히 북한통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북한 전문가가 전하는 통일 이야기가 그 접근 방법이 궁금했다.

 



 

책 표지에 가슴으로 써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라는 글귀가 보인다.

"틍일"에 대한 수 많은 접근 방법중 이 글의 저자는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그런 방법이 통일을 한발짝 더 앞당길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통일 이야기를 머리로 하게 되면..이데올로기가 발목을 잡는다.

국가적인 이익이 고려되어야 하고 ,남북간의 고지쟁탈전도 생각 안 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고, 이것 저것 생각하고 고려하고 고민해야 할 수백가지도 더 되는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통일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민간 차원에서 이룩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이러한 접근 시도는 통일에 큰 힘이 되어 줄것이라 믿는다.

이 책에는 2000년 초부터 시작되는 남북한의 스포츠교류, 물자지원, 이산가족상봉, 문화교류 등에 대해서 저자가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저술하고 있다.

그 가 겪은 에피소드 하나 하나에 감동받기도 하고, 전혀 몰랐던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배를 잡고 웃다가, 눈꼬리에 촉촉하니 눈물이 맺히기도 하며 참 재미있게읽어 내려갔다.

북한 주민들의 놓여진 상황을 이해하고 측은 지심으로 바라보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내려가 간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에 같이 동화되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거라고 으름장을 놓을때의 북한은 상종하기 싫은 안하무인, 고집불통에 뭔 짓을 할지 모르는 전과자 같은데..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북한 사람 한명 한명은 오히려 남한 사람들 보다 덜 때묻은 순진함이 보이는 시골 총각같다는 느낌이다.

오랫동안의 분단과 교류의 절단으로 인해 서로간의 오해와 이해의 부족으로

이제는 '통일'같은거 꼭 해야 하나..'통일'되도 골치아픈데..

이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살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남한과 북한은 자주 접촉해야 한다. 자주 만나야 미운 정도 쌓이고 고운 정도

쌓인다. MB정부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 냉전기를 맞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도 이후부터는 북한과의 그럴듯한 접촉이 없었고 오히려 전 대통령들이 이루어 놓은 대북사업이 뒷걸음치는 결과를 가져왔지 않았나 싶고 그러한 점이 내내 안타깝다.

국가적 차원에서 절대로 '통일'은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이다.

 

딱딱한 통일 논쟁이 아닌 저자가 직접 겪었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통일 이야기..다시 한번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만들고 왜 통일이 필요한지 깨닫게 되는 책이다.

 

저자의 말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말이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다.

진심으로 대하고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되 모든 일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위험 부담이 있어도 가치 있는 일이라면 위험을 감내할 결단이 필요하다.

리고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가 없다. 민족의 앞날, 통일의 첫걸음은 서로를 용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북 협상은 내게 이익이 되는 방향보다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특히 북한 측에 뭘 가르치겠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저들대로의 삶의 양식을 인정하면서 우리 것을 보여주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민족통일이 가져다 줄 꿈과 비전을 생각하면서 비록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우리 후대가 결실을 수확할 것이란 소망을 갖고 대화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국력이 북한보다 족히 30배 이상 되지 않느냐.

가진 자의 여유와 배려, 그리고 희생을 감내한다는 자세가 매우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에피소드를 말한다면 북한의 말과 남한의 말이 달라

웃지 못할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오래전 일로 기억하는데 통일 전망대 가는 길에 북한 음식 전문점이 있었다.

이북식 만두, 냉면, 꿩고기등이 주된 메뉴였는데 그 집 메뉴판에 '단고기'

라는게 있었다. 생전 처음 그 단어를 접한 나는 '달작지근한 고기'로 풀이하고

불고기쯤으로 나름 생각했다. 그래서 단고기 달라고 주문을 했더니 그 집 종업원 염려스러운 얼굴로 날 쳐다보더니 "이거.. 개고기인데요" 하는 것이다.

으윽... 난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곧바로 그 집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오랜 분단이 남한과 북한의 언어조차 통하지 않게 만들었나 보다.

 

오래전 일본에서 유학을 했을 때의 일이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가게에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한무리의

조총련계 여학생들이 물건을 사러 들어왔다. 조총련 학생들은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가 교복이다.

그 순간 나는 한국에서 받았던 "해외에서 북한 주민들과 접촉 했을때의 주의 사항" 교육이 생각나서 곧잘 하던 일본어도 더듬거리고 눈도 못 마추치고 어리버리하게 그 학생들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쓴 웃음만 나온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인이나 다름없는 그 학생들이 일본인들 틈에서 그렇게 눈에 띄는 한복을 입고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은 혹시 모를 차별도 겁내지 않고 떳떳하게 조선인으로써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용기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흑백논리로만 남북 문제를 볼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시선과 따뜻한 마음으로 북한을 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 - 허허당 그림 잠언집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쓰신 허허당 스님의 법명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

虛虛堂 - '비고 빈 집'이란 뜻으로, 깨달음은 결코 찾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비워 버리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후에 스스로 법명을 바꾸셨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손하게도 스님의 법명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어졌다."허허..맞아..맞아..맞는 말이야." 하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때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웃음 소리..허허.

 

그랬다. 스님의 글 한줄 한줄은 고민과 근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답을 얻지못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뭘 그렇게 걱정하나..세상이란 이런거야'하며 툭 던지듯 들려주는,눈이 번쩍 뜨이는 정답이였다.


 



 

차 한잔 마시며 스님의 책을 음미하며 찬찬히 읽고 싶어졌다. 은은한 차의 향기처럼 허허당 스님의 글에서도 들꽃같은 향기가 난다.

 

들려오는 거라곤 온통 자동차의 소음과 먼지, 사람들이 토해내는 악다구니, 먹고

버린 음식에서 나는 악취만 진동하는 도시에서 귀를 막고 숨을 참아야 하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스님께서 폐 깊숙히 들어 마시고 싶어지는 향긋하고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 같은 그런 글 한 줄을 주셨나보다.


 


 

스님의 인생이란 글을 읽다 갑자기 울컥해진다.

 

"인생이란 그런겁니다. 울고 싶어질 때도 있고, 웃고 싶어질 때도 있으니

오늘 슬픈 일이 있었다고 해서 낙담하지 마세요.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위로 해주시는 듯 했다.

힘들고 지친 자에게 선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스님의 글은 위로였고 격려였고 그리고 맞장구였다.

그래서 참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위의 그림처럼 한 장을 다 채우지 않았는데도 꽉 차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백을 둔다는 것은 채움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 여백 만큼 내 생각과 내 깨달음을 채울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꽉 찬것은 없으리라.

 

붓으로 막 대충 막그린 듯한 그림들이 참 편하게 느껴진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그림이 참 친근하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그림들.. 세상을 둥글게 살아라 라는 스님의 뜻이

느껴진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정말 크게 위로(?)를 받은 경험을 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한줌도 안되는 얄팍한 지식을 떠벌리고, 다른 분들을 무시하고, 여성 비하 발언도 하며, 소위 자기 자랑질이 심하여 다들 불편해 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 자랑만 하면 이 쪽도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은근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말투 때문에 다들 심기가 불편한 터였다.

 

마침 다들 모일 기회가 있었고 얘기 끝에 예의 그 문제 많은 사람 얘기가 나왔을때 내가 이 책을 꺼내들고 스님의 '바로 보기'라는 부분을 낭독했다.

 

      바로 보기

 

자신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자신을 살피지 않고 자기 도취에 빠져 있는 사람은

늘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

 

자신을 바로 보지 않고서

무엇을 의지해 살려고 하는가

 

자신을 정직하게 보지 않는 사람은

천만성인이 길을 터줘도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허허.. 딱 맞는 말씀이네" 다들 한바탕 웃고나니 짜증났던 일들이

스스르 풀렸나 보다.

"그러고 보니 그 양반도 딱해. 외로웠나보네. 오죽 자랑할 데가 없었으면"

스님의 한줄 글에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불편했던 심기가 풀리며 측은 지심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준 것이다. 참 놀랍다. 글 한줄의 힘이라는 것이..

화났던 마음을 풀어주고 지친 마음엔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나눠주는

스님의 글에 큰 감동과 고마움을 느꼈다.

두고 두고 곁에 두고 싶어지는 책이다.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인 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세상사에 괜시리 짜증나는 분,

사는게 재미없다 느끼는 분, 당장이라도 쓰러질듯 지치고 힘든 분

 

허허당 스님의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를 권해드리고 싶다.

나를 반성하고 타인을 용서하는 여유로움이 틀림없이 생기게 될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향의 봄 파랑새 그림책 97
이원수 글,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권의 그림책이 명성 높은 대가의 작품보다 더 감동적일 때가 있다.

고향의 봄은 나에게 그런 책이다.

누군가 '이거 너 어릴때 사진 맞지?' 하면서 내미는 컬러 사진 몇장 속에서

잊고 있었던 내 어릴때의 모습들을 봤을때의 그 반갑고도 뭉클한 감정

'아~~' 하는 낮은 신음 같은 소리를 토하게 만드는 그런 책.

그게 바로 이원수 선생님의 '고향의 봄'이였다.

 

작가인 이원수 선생님의 글에 홍난파 선생님이 곡을 붙여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하는 동요가 된것이다.

 

이 노래의 배경이 된것은 경상남도 창원이다.

지금은 경남도청이 소재해 있고 마산과 진해와 합쳐진 통합시가 되어 109만명이 사는 지방 대도시가 되었지만 내 어릴적 창원은 온통 논밭 투성이인 작디 작은 시골이였다.

 

나는 어린시절 창원옆의 마산에서 자랐다.

이원수 선생님의 회고록에는 창원에 비해서는 대도시라는 표현을 쓰셨지만

기억속의 마산도 이 책의 그림들 처럼...딱 그모습이다.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마을에는 마땅히 대문 같은게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내 집 드나들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드나들고 가끔 낯선 사람이

들어와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물한바가지 건네주던 텁텁한 정이 있었던

그 시절..

 



어린 나는 학교가 파하면 동생을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언니나 형한테서 물려받은 헐렁한 옷들을 입은 까무잡잡하고 꽤재재한 우리들은

온 세상이 내것인양 들판으로 산으로 몰려다녔다.

봄이 오면 앞 산엔 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진달래등 만발한 봄 꽃들이 온 산을

뒤덮은 풍경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우리는 그 보드랍고 연한 진달래를 맘껏 따먹기도 했다.

 

 

학교가는 길에 커다란 느티나무랑 수양버들이 있었다. 수양버들이 그 긴머리를

바람결에 풀어헤치고 있으면 우리는 그 사이를 요리조리 뛰어다니고..

키 작은 내가 수양버들 머리칼을 뽑겠다고 깡총깡총 뛰면 동네 오빠들이

나를 번쩍 들어다 수양버들 가지를 꺾게 했지만 어찌나 줄기가 세든지 손바닥만

벌게지곤 했다.

 



 

가끔 엄마가 부침개라도 부치는 날이면 고소한 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하고..

어느새 막걸리, 김치, 동치미를 들고 하나 둘씩 모이시던 농네 분들..

대단한 음식은 아니지만 함께 나눠먹고 즐거움을 나누는 그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잣치기, 팽치치기, 구슬치기, 고무줄놀이, 숨바꼭질등을 하며 하루가 모자라게

떠들고 놀았던 내 어릴적 추억들

책장을 넘길때 마다 먼지 쌓인 창고에서 오래된 필름을 찾아 다시 돌리듯..

내 기억은 한구석에 있던 어릴때 추억들이 떠올랐다.

 

나이를 먹으면 그리움이 커지는 모양이다.

어렸을때의 걱정 근심 없던 그 시절의 그리움이 한장씩 책장을 넘길때 마다

책 속에서 뭉글뭉글 피어나고, 친구들의 꺄르르 웃음 소리가 들린다.

 

이 책을 나는 손으로 더듬고 눈으로 훑으며 가슴으로 읽어 내려갔다.

후리릭 넘기기에는 페이지마다의 그림들이 눈물 겹도록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 책속에는 내 친구 영옥이와 경식이도 있고, 우리집 강아지 아롱이도 있고,

쌀집 할아버지도 계시고, 그리고 엄마도 계신다.

 

중년을 넘긴 이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게 되는 보물 같은 책..

아이들을 옆에 앉혀놓고 엄마, 아빠가 어릴때 뛰어놀던 시골 모습을 얘기해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봤을때는 지지리도 궁상맞은 사랑얘기겠지..했다.

어떻게 이십년을 연애만 할 수 있지? 어지간한 연애 박사얘기인가 보다..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나의 그러한 선입견에 주먹 한방을 날리고 상큼발랄하게 시작이 된다.

대학교 94학번,X세대로 불리우는 반짝이는 신입생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그 시절 대학을 졸업한 나도 그녀들의 사랑얘기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보라, 희재, 미소는 서울예대 학생들이다. 삼총사로 불리는 그녀들의 풋풋한 20살은 화사한 봄날 같다. 무엇을 해도 빛나는 그 시절..그녀들은 자신의 일과 사랑을 찾아 생기발랄한 시간을 보낸다.

 

서른살 즈음에는 그녀들은 각자의 삶은 색깔과 향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빼어난 미모, 연예인인 멋진 남자친구, 그리고 자신도 배우로써 CF스타로써

보라의 20대의 순탄하기만했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모든 것은 그녀의 편이였고 운까지 따라줬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오랫동안 만난 남자친구와도 시들해지면서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그녀의 부모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설상가상 아버지의 빚마져 떠안게 된다.온실속의 화초로 보호받고 커왔던 그녀는 30즈음에 녹녹치 않은 세상에 이리저리 부딪히게 된다.

 

시크한 희재의 20대는 화려하진 않았다. 성장배경, 주어진 환경, 6년동안 사귀던

남자친구도 그녀를 떠나고 무엇하나 제대로 가진것이 없던 희재의 20대는 오히려

진한 회색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30대에 칙칙한 회색 위에 밝은 진분홍색으로 그녀의 삶을 덫칠하기 시작한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학위를 따며 자신의 30대를 꿋꿋하게 혼자의 힘으로 살아간다.

 

천성이 밝은 미소는 그녀의 자유분방한 성격처럼 성에대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남자한테 상처를 받고 큰 좌절을 맡보게 된다.

 

이제 그녀들은 굴곡많은 30대의 마지막 커트라인 39살을 맞았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녀들은 아직 싱글이다.

흔히 나이든 어르신들이 혀를 끌끌차는 노처녀중의 최고 레벨이 되었지만

그녀들은 주눅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더욱 당당하게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나선다.

 

나이에 주눅들지 않은 그녀들이 삶이 오히려 부럽게 느껴진다.

 

연애의 해피엔딩이 결혼은 아니고 연애의 새드앤딩이 이별은 아니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것을 깨달았는지 그것이 중요할 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되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하는가..

반드시 그게 정답은 아니다..라는 점에선 작가와 나의 생각은 일치하는거 같다.

이 세상에 가치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가치없는 연애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랑이 비록 나를 아프게 하고 나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주고 흉터를

남겼다 하더라도 아프고 힘든 그 사랑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깨달았다면 다음 사랑이 찾아왔을때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억이 지워져도 사랑했던 기억은 심장에 남아있다.

 

그 사람의 연애사는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내 사랑이 시시껄렁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했던 사랑의 끝이나고 함께했던 기억들조차 희미해져가겠지만 세차게 뛰던

그 심장은 특별했던 그 사랑을 기억할 것이다.

 

오랫동안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해왔던 작가답게 그녀의 첫 소설은 젊은 감각에

딱 떨어지는 깔끔하고 정갈한 문체다. 사람의 감성을 건드릴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작가의 다음 소설도 기대가 된다.

 

인생은 전속력으로 부딪히는 자에게만 그 보상을 해준다고 했던가..

작품속의 주인공들처럼 이 글을 읽는 미혼인 당신도 자신의 삶을 피하지만 말고

부딪혀보길 바란다.

좌절할지라도, 또 다시 희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나이에 휘둘리지 말고 결혼의 압박에 등떠밀리지 말고

우울해하지 말고 빛나게 살아가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와 딸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태어나서 책을 읽다 정말 펑펑 운게 딱 두번있다.

첫번째는 초등학교 2학년때 프란다스의 개를 읽었을때였다. 주인공인 네로와 파트라슈가 한겨울에 성당에서 숨을 거둘 때 어찌나 소리내어 울었는지.. 결국 눈이 퉁퉁 부어 학교에 등교해야 했다.

그리고 그 두번째가 신달자의 엄마와 딸이다.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낸지 만2년이 된다. 엄마를 보내고 난 후 나한테 엄마라는 단어는 항상 눈물과 함께였다 엄마라는 소리만 들으면 눈가가 따끔거리고 뜨거운 침을 연신 삼켜야했다. 장소불문하고 주책없이 삐질거리고 나오려는 눈물을 그렇게 해야만 겨우 겨우 참을 수 있었다.

 

엄마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곧바로 치매와 급성 신부전증, 고관절 골절로 병원 침대에서만 누워서 지내야만 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10개월간 엄마는 병원과 요양원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지내셔야 했고 간병인과 교대로 나는 엄마의 곁을 지켰다. 남들은 그런 나를 치매걸린 친정엄마를 극진히 보살피는 착한 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는 엄마와 오랫동안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서로를 미워하는 사이였다. 가족이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립고, 가까이 있으면 증오하는 사이일까?

 

엄마의 삶의 방식이 답답했고 아버지와 평생 그렇게 싸우시면서도 헤어지지 않으셨다.

그리곤 늘 내가 너거들 때문에 이렇게 산다 아이가하셨고 나는 그런 소리조차 지겹다며 치를 떨었다. 엄마처럼 안살겠다고 울면서 얘기하던 어린 소녀가 이제 중년의 나이에 접어 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어린 소녀였던 내 나이 또래의 딸을 두고 있다.

이제는 정말 그때의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을듯한데.. 이제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철없이 대들어서 미안했었다고 한마디 할수도 있는데..

엄마는 내 곁에 안계신다.

천년 만년 내 옆에 있어 주실거 같던 엄마가 고약한 병마와 싸우시다 저 세상으로 가신지..2년이 되었다.

이렇게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시고 있으실지.. 

 

신달자 작가의 에세이 엄마와 딸을 읽는 내내 나는 나의 치부를 드러낸듯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숨기고 싶었던 나의 가정사를 들켜버린 기분이랄까.

내가 과거 엄마의 가슴을 마구 할퀴었던 그 날카로운 말들, 엄마의 힘겨움을 애써 외면할려고 했던 나의 무관심, 약간의 경멸, 무시 내 자신조차 잊고 싶었던 내 자신의 추한 모습들이 엄마와 딸들에서 그대로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었다.

 

저자의 글 한줄 한줄이 가슴속에 와서 박힌다.

지금껏 참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이렇게 작품과 내 경우가 일치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어쩌면 이렇게 엄마와 딸의 관계를 잘 표현했는지 놀라워하며 글을 읽는다.

그리고 얄팍하게도 나만 그런게 아니였구나.. 이 작가도.. 그리고 예를든 많은 이들의 경우처럼 다른 이들도 엄마를 할퀴고 한때는 미워하고 그리고 미안해하며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에 조금의 위안도 되었다.

 

저자가 눈물로 쓴 엄마에 대한 사모곡처럼 나 또한 눈물로 이 글을 쓴다.

 

엄마와 딸, 그 치열하고 지긋지긋한 관계..하지만 서로 너무나도 사랑하는 관계..이 시대에 딸로써 엄마로써 살아가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신달자 작가의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체로 쓰여진 책을 읽으며 이 땅의 많은 딸들이..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그리고 많은 딸들이 함께 공감하고 함께 울며 가슴속의 응어리들을 토해 낼 수 있는 보기드문 수작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