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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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만 봤을때는 지지리도 궁상맞은 사랑얘기겠지..했다.

어떻게 이십년을 연애만 할 수 있지? 어지간한 연애 박사얘기인가 보다..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나의 그러한 선입견에 주먹 한방을 날리고 상큼발랄하게 시작이 된다.

대학교 94학번,X세대로 불리우는 반짝이는 신입생들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그 시절 대학을 졸업한 나도 그녀들의 사랑얘기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보라, 희재, 미소는 서울예대 학생들이다. 삼총사로 불리는 그녀들의 풋풋한 20살은 화사한 봄날 같다. 무엇을 해도 빛나는 그 시절..그녀들은 자신의 일과 사랑을 찾아 생기발랄한 시간을 보낸다.

 

서른살 즈음에는 그녀들은 각자의 삶은 색깔과 향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빼어난 미모, 연예인인 멋진 남자친구, 그리고 자신도 배우로써 CF스타로써

보라의 20대의 순탄하기만했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모든 것은 그녀의 편이였고 운까지 따라줬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오랫동안 만난 남자친구와도 시들해지면서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그녀의 부모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설상가상 아버지의 빚마져 떠안게 된다.온실속의 화초로 보호받고 커왔던 그녀는 30즈음에 녹녹치 않은 세상에 이리저리 부딪히게 된다.

 

시크한 희재의 20대는 화려하진 않았다. 성장배경, 주어진 환경, 6년동안 사귀던

남자친구도 그녀를 떠나고 무엇하나 제대로 가진것이 없던 희재의 20대는 오히려

진한 회색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30대에 칙칙한 회색 위에 밝은 진분홍색으로 그녀의 삶을 덫칠하기 시작한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학위를 따며 자신의 30대를 꿋꿋하게 혼자의 힘으로 살아간다.

 

천성이 밝은 미소는 그녀의 자유분방한 성격처럼 성에대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남자한테 상처를 받고 큰 좌절을 맡보게 된다.

 

이제 그녀들은 굴곡많은 30대의 마지막 커트라인 39살을 맞았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녀들은 아직 싱글이다.

흔히 나이든 어르신들이 혀를 끌끌차는 노처녀중의 최고 레벨이 되었지만

그녀들은 주눅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더욱 당당하게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나선다.

 

나이에 주눅들지 않은 그녀들이 삶이 오히려 부럽게 느껴진다.

 

연애의 해피엔딩이 결혼은 아니고 연애의 새드앤딩이 이별은 아니다.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것을 깨달았는지 그것이 중요할 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되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하는가..

반드시 그게 정답은 아니다..라는 점에선 작가와 나의 생각은 일치하는거 같다.

이 세상에 가치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가치없는 연애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랑이 비록 나를 아프게 하고 나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주고 흉터를

남겼다 하더라도 아프고 힘든 그 사랑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깨달았다면 다음 사랑이 찾아왔을때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억이 지워져도 사랑했던 기억은 심장에 남아있다.

 

그 사람의 연애사는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내 사랑이 시시껄렁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했던 사랑의 끝이나고 함께했던 기억들조차 희미해져가겠지만 세차게 뛰던

그 심장은 특별했던 그 사랑을 기억할 것이다.

 

오랫동안 라디오 방송작가로 일해왔던 작가답게 그녀의 첫 소설은 젊은 감각에

딱 떨어지는 깔끔하고 정갈한 문체다. 사람의 감성을 건드릴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작가의 다음 소설도 기대가 된다.

 

인생은 전속력으로 부딪히는 자에게만 그 보상을 해준다고 했던가..

작품속의 주인공들처럼 이 글을 읽는 미혼인 당신도 자신의 삶을 피하지만 말고

부딪혀보길 바란다.

좌절할지라도, 또 다시 희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나이에 휘둘리지 말고 결혼의 압박에 등떠밀리지 말고

우울해하지 말고 빛나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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