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인
쓰카사키 시로 지음, 고재운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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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작가 쓰카사키 시로의 미스테리 추리 소설...무명인(게놈 해저드)

추리 소설을 꽤나 좋아하는 나로써는 구미가 당기는 소설이였다.

게다가 제 15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독자상을 수상했다는 경력 또한 이 책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주인공인 일러스트레이터 도리야마 도시하루는 오늘 자꾸 일이 꼬인다.

결혼한 후 첫 생일을 맞는 그는 그가 좋아하는 라자냐와 버섯 샐러드를 만들어 놓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오붓한 생일을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고객에게 잡혀 퇴근 시간이 늦어진다.

게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고객이 건네준 서류 봉투를 전철안에 두고 내린다.

부랴부랴 역으로 다시 가서 어째어째 서류 봉투를 찾아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불꺼진 집안에서 그를 맞는건 아내의 시체..넋이 나갈 정도로 놀란 그에게 걸려온 전화는

오늘 친정에서 자고 갈거라는 아내로 부터의 전화..

눈앞에 죽어 있는 아내..그리고 이제 막 전화를 걸어온 아내..

이게 어찌된 일이지..?

 

첫 장부터 소설 속에 빠져들게 된다.

주인공은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에 이리저리 흔들리게 되고.. 그걸 읽어 내려가는 나 또한 안개속을 헤치고 지나가듯 아련하고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은 위험이 닥칠때마다 맥가이버처럼 화학 약품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혈흔을 찾는 루미놀 반응을 확인하고 화학반응을 이용한 작은 폭발도 만드는 것을 보고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그림쟁이는 아닐거라고 짐작을 하게 된다.

 

뒤죽박죽 기억이 섞여버린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누구인지를 찾아간다.

이러한 추리소설은 처음엔 퍼즐조각들이 양사방으로 퍼져있는 것처럼 어지럽고 난해하지만 퍼즐 조각이 한조각씩 맞춰지기 시작하면 중반이후부터는 속도가 붙고 막바지에는 놀라울 속도로 퍼즐이 들어맞게 되고 비로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추리 소설 또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 또한 여기저기 산만하던 인간관계와 증거들이 하나씩 맞춰들어가게 되고

결국 마지막 부분에선 모든 음모와 의문과 사건들이 결말을 맞는다.

 

다만 이 소설은 맞춰진 퍼즐 조각들 사이에 약간씩의 틈이 있는거 같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간, 증거들간의 개연성이 조금의 떨어지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아내 유코를 죽이는 현재의 아내 미유키..꼭 죽여야만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그러고도 남편과 유원지에 놀러가는

대범함이랄까 엽기적이랄까..소설속에서는 밝고 사랑스럽다고 표현되고 있지만

어째 이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중에 제일 소름끼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을 때의 동료이자 친구인 이부키는 주인공의 아내인 미유키를 돕기위해 시체처리를 맡게 된다.

근데 이 또한 웬지 좀 어거지같은 생각이 든다.

죽고 못사는 연인관계도 아닌데..남의 아내가 된 여자를 위해 피구덩이에 자신을 던지기에는 미유키와 이부키의 관계가 뜨뜻미지근하다.

 

그리고 몇번의 죽음의 위험속에서도 끝까지 주인공을 돕는 여기자 오쿠무라 지아키..아무리 사건 냄새를 맡고 사건을 쫓는 기자라고 해도 목숨걸고 주인공을 돕는다는 점도 나는 솔직히 약간 이해가 안간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의 필연성이 조금 떨어져서 읽는 동안..왜? 라는 질문을 몇번씩 하게 되었지만..

인간 기억의 한계점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흥미로웠다.

 

이 소설이 영화화되어 몇일전에 일본에서 개봉을 하였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조만간에도 한국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니 개봉되면 꼭 보고 싶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재미를 오랫만에 느껴볼 수 있을거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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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을 만드는 정승익의 사진 구도 - 전면개정판 좋은 사진을 만드는 정승익의 사진 시리즈
정승익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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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사진찍는 걸 좋아한다. 장비가 신통찮으니 감히 취미라고 말하진 못하지만..

햇볕 좋은 날,카메라 매고 가까운 근교로 나가 나만의 오목조목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나 혼자 좋아라 하는.. 말그래도 '혼자만 즐기는 사진찍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사진 찍는 스킬이 좋아진거 같진 않다.

100장 찍어 한장만 건지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잘 찍고 싶다. 어떤 사진이 잘 찍은 사진인지..좋은 사진인지 전혀 모르는 일자 무식꾼인 나한테는 꼭 한권쯤 필요한 책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나의 욕심은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하여 사진에 접근 하는 마음이 무거워질려고 하는 걸 스스로도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이자 사진가인 정승익님은 초보자의 그런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신듯 하다.

머리말과 도입부분에 긴장한 초보자를 격려하는 글귀가 눈에 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가 적절히 맞아야 할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화면의 짜임새 있게 배치하는 기술이 "구도"다. 초보자가 좋은 구도를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좋은 구도를 맞추어가며 촬영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도는 촬영자가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상물을 독창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며,따라서 '이것이 정석이다'라고 단정하거나 '이렇게 찍어야 한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

초보 촬영자의 경우 구도의 기초 기법을 가이드라인 삼아 수 백장, 수 천장 찍다보면 언젠가는 창조적이고 개성 넘치는 작품 사진을 연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맞는 말이다. 딱 내가 듣고 싶었던 말..

수백장, 수천장 찍다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너무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되고, 형편없는 나의 사진 실력을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훨씬 편안해진다.

 

이 책은 크게 PART3으로 나누어져 있다.

PART1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화면의 짜임새,구도!

PART2 인물사진 촬영을 위한 구도

PART3 풍경사진 촬영을 위한 구도

 

그리고 잘 찍은 사진OK와, 잘 못찍은 사진NG 를 나란히 찍어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척보면..알수 있게끔 기재해 놓아 초보자인 나에게 정말 유용했다.

무엇을 찍고자 하는지 그 주제에 맞춰 뒷배경을 자를것인지 어디까지 넣을 것인지..여백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 어떤 식으로 넣을 것이지..주체를 사진 프레임의 어디다 둬야 하는지 이 책에 실린 수백장의 사진들을 하나씩 눈으로 보다보면..저절로(적어도 대충이라도)터득이 된다.

 

스마트 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쉽고 간단하지만 개성 있게 편집할 수 있는 앱도 소개해 놓고 있어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듯하다. 

예시로 제시된 수백장의 사진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 내 사진 실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뭉클뭉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소위 말하는 사진 잘 찍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도 있듯이 100번 듣는것 보다 훨씬 효과 있다.

 

흔히 카메라가 좋아야 좋은 작품을 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름한 내 카메라지만 책에서 말하는 구도와 명암과 여백을 잘 맞추고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제대로 전달 할 수 있는 사진을 나도 충분히 찍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겨울의 마른 햇살이 밉지 않은 날.. 카메라를 메고 근교로 나가고 싶어진다.

물론 내 옆구리에 이 책을 끼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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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2 - 부족하고 서툰 내 사랑에 용기를 불어넣어 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93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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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한다.

남자와 여자는 각각 다른 별에서 왔다고..

그들은 각각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낸다.

남자는 여자의 말을 이해하기 어렵고 여자는 남자의 행동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남녀들은 한때 사랑했던 연인을 떠나보내고

많은 시간을 가슴 아파하며 서로 사랑했던 그 시간을 곱씹는다.

 

이 책은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의 '사랑을 말한다'코너에서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그남자, 그여자의 조금의 서툴고 조금은 부족한 사랑얘기를 담고 있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은 글들을 모아서 인지..글 한편 한편이 가슴에 와 닿는다.어린 연인들의 이별 이야기에는 같이 가슴 아파하고 공감하고 다독거려주고 싶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사랑을 이어가는 진행형 연인들에게는 "그래, 그렇게 하는거야"라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싶어 진다.

 

같은 상황, 같은 시간에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이 어쩜 그렇게도 다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Chapter1.

수록된 9편의 글은 마치 남녀가 각각 마이크 앞에 앉아 또박 또박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얘기하는 듯하다.

토닥토닥, 알콩달콩한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가..어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나도 젊었을때 이런 사랑을 했었지..하며 빙그레 웃게 만든다.

 

한때 서로를 많이도 사랑했는데 이제는 헤어져.. 더 시상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이별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던 Chapter2.

 

잠깐 열린 옆집 문에서 새어 나오던 불빛, 텔레비전 소리, 생선 냄새.

문득 느껴지는 한기 같은 허전함 (현관 불을 켜주고 돌아갔던 사람中)

 

비 오는 날 만났고, 비 오는 날 헤어져서

비만 오면 울겠다 생각했고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젠 그냥 옛날이야기 같아요.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옛이야기 같아요.(흰수염고래의 까만등中)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 듯하다가 문득 사무치도록 그리운 사람..

연인들의 이별은 계속되고 그들의 구멍난 가슴사이로 시린 바람이 분다.

 

그땐 몰랐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그 남자가 그 여자가 왜 그랬는지가

이해되는 Chapter3.

 

첫사랑이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이 나이에 다시 또 그런 일을 겪으면

정말 못 견딜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에 난 그녀를 만나는 내내 경계했던 것 같아요.헤어질지도 모르니까 너무 좋아하진 말아야지..내가 더 좋아하진 말아야지..

하지만 상처받지 않겠다는 내 이기심은 결국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죠.(두번째 사랑을 놓치고中)

 

그땐 너무 어렸던 것 같아, 너한테도 사랑이었을 텐데.

네 사랑을 몰라주었던 거.. 나 밖에 몰랐던 거..그래서 너무 못되게 굴었던 거..

들리지 않겠지만 너무 늦었지만 미안했다.(그 시절의 나는 中)

 

사랑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거나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미완성이 채로 끝나버린 사랑..조금 더 늦게 알았더라면..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하나의 사랑을 완성하는데 타이밍.이라는 것도 참 중요하구나 싶다. 점점 더 사랑이 어렵게 느껴진다.

 

가난한 연인들은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유독 가슴 아팠던 Chapter4

지지리도 많이 싸우고 알 거 다 알아서 실망도 하고

한두번 심각하게 이별도 고려했지만 이젠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게 된

나의 그녀처럼 (3년이라는 시간中)

 

그저 평범한 집안의 장남인 서른 넘은 남자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귄 지 3년이 넘은 여자 친구가

문득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을때

"그래, 그럼 지금 당장 떠나자" 그렇게 말할 수 없다는 거, 잘 알죠

그런데도 나는 그게 서운하네요,(처음 사랑했을 때처럼中)

 

더 사랑하는 자가 더 힘든 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Chapter5

너는 내 앞에서 왜 그렇게 당당했니?

너는 어떻게 그렇게 솔직할 수 있었니?

왠지 알아? 나는 알아.

너는 나를 덜 좋아했으니까. 나 없이도 살 수 있으니까.(친구?자유?그건 다 거짓말中)

 

가끔은 즐거운 상상을 하며 행복했다가

가끔 불길한 상상을 하며 고개를 마구 젓다가..

아닌걸 알면서도 계속 마음만 키운 내 잘못이지.

그리고 네 잘못은.. 네 잘못은..없네 (네 잘못은 없었다中)

 

사랑이랑 저울을 재듯 둘이 똑 같은 양의 사랑을 하고 똑 같은 무게의 사랑을 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이 기울기 마련이다. 더 많이 사랑한자가 더 많이 아픈 법..사랑은 참 불공평하다.

 

헤어져야 하는, 헤어질 수 없는 천가지 이유를 말했던 Chapter6

먼길을 돌아서 마침내 내게로 온 그녀가 나에게 말합니다.

자기의 결정이 옳았다고 말해 달라고, 열 번만 말해달라고..(처음부터 쉬운 시작이 아니었습니다中)

 

드라마에서 남자들은 꼭 그렇게 말하면서 한쪽 여자를 버리잖아.

"너는 강해, 하지만 그 여자는 약해. 그녀에게 내가 필요해" (핑계中)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그 어느날의 이야기들을 담은 Chapter7

 

동창 결혼식에서 그녀를 봤습니다.

고개를 돌리고 있지만 그녀도 나를 알아본 것 같습니다.

저렇게 머리카락을 한 웅큼 쓸어 오리는 건

어색할 때 나오는 그녀의 버릇이니까. (마음이 또 한번 휘둘립니다 中)

 

내가 살고 이 도시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 아침마다 옷을 고르고 머리를 손질하지만

정작 약속이 없는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마추치는 일은 거의 없지.(꿈이었을까 中)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난 옛연인들은 무슨 생각들을 할까.

사랑했던 그 크기만큼 지난 사랑에 대한 아련함에 휘청거리겠지.

 

그리고 사랑이란 이런거야 라고 말하는 Chapter8

네가 수줍게 웃을때 네가 장난스럽게 웃을 때

네가 능청맞게 웃을때.. 네가 씩씩하게 웃을 때..

그럴때마다 너를 조금씩 더 좋아하게 됐어(네가 좋아, 처음보다 훨씬 더 中)

 

네가 다른 사람과 행복한 건 너무 쓸쓸하다고

네가 다른 사람 때문에 불행한 건 너무 싫다고..(너는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버렸구나 中)

 

쿨한 척했지만 씩씩한 척 했지만

사실 사는

당신에게 더 멋진 애인이 되고 싶어서 애를 많이 쓰고 삽니다.

때론 견딜 수 없는 어색함도 참고 한삼한 농담도 참고

못 마시는 술도 넙죽 받아 마시고

뒤져봐도 뻔한 옷장을 몇번이나 열었다 닫고

가난한 지갑을 탈탈 털기도 하고...(처음으로 친구들에게 애인을 보여 주던 날 中)

 

각 Chapter의 사연 하나하나마다 연인들의 눈물과 한숨과 웃음이 베어있다.

사랑은 백인백색..너무나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게 사랑이다 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랑이 빼곡히 들어가 있는 알록달록한 그림책 같았다.

지나간 시간의 내 얘기 같아서 더욱 마음이 저릿했던 책..

마지막 책장을 덮었지만 한동안 내 가방안에서 들어 있을 책..

쌀쌀한 겨울에 가슴을 울리는 사랑책 한권을 갖게 되서 무뚝뚝한 겨울을 폭신하게 보낼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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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즈니스 산책 - 나는 런던에서 29가지 인사이트를 훔쳤다!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박지영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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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름만 들어도 웬지 마음이 설레이는 곳이다.

뭔지 모를 동경으로 가득찬 도시..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

문화와 예술이 넘쳐나는 도시.. 그 런던을 산책하는 기분이란 어떤 기분인지..

리얼 100%로 그 느낌을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지영은 한국에서 아트 비지니스를 전공하고 10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2007년 기자 생활을 마감하고 런던 소더비 미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을 전공한 그녀의 관심사답게 예술과 상업적인 만남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문화상품이라는 게 참 까다로운 물건이다.

돈만 추구하다 보면 외설이나 삼류 코미디로 흐르고, 예술성만 추구하다 보면 수면유도제가 되거나 아무도 이해 못하는 철학 담론으로 변질되곤 한다.

재미와 예술성도 추구하면서 돈도 벌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 문화상품을 만드는 이들이 평생 지니고 가야 할 숙제이다.

(본문 119)

 

까탈스러운 문화상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영국인들은 재능을 타고 난 듯하다.

영국인들의 창조성과 타고난 위트가 바탕인 된 양질의 콘텐츠가 있기에

가능하다.

 

영국의 많은 박물관들의 입장료는 무료다.

이 얼마나 가슴떨리는 소리인가.. 박물관의 어마어마한 입장료를 마다하는 대신

박물관과 레스토랑, 까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에 딸린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제법 비싼 호텔식 식사를 하고,

까페에서 향이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친구들과 삼삼오오 잡담을 나누고,

남녀가 데이트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는가..

예술과 상업적 비즈니스가 만나 영국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었다.

 

영국의 150년 역사를 지닌 지하철은 (타보진 않았지만) 최신식의 깔끔하고

산뜻한 지하철과는 다르게 난장이 마을의 지하철을 탄듯 작고 앙증맞고

그리고 꽤나 구닥다리 같은 느낌이 들것이다.

하지만 런던 지하철이 시각예술과 손을 잡은건 1908년..

이미 100년도 전에 예술가에게 의뢰해서 홍보를 위한 포흐터 작업을 시작했고

이름만 들어도 오우!!할 정도의 예술가들에게 지하철 노선도를

맡겨 제작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런던의 대중교통과 관련된

상품을 파는 더숍에서는 런던 노선도가 그려진 남자 트렁크팬티, 아이폰 케이스, 교통카드 지갑, 우산등 별별 상품들을 팔고 있다.

나도 하나쯤 갖고 싶어지는 상품들이다.

우리나라 지하철도 각 역마다 개별 상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내가 살고 있는 역 이름이 들어간이쁘고 앙증맞은 커피잔 하나쯤 갖고 싶다.

 

남이 쓰던 물건을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한국의 정서와는 달리 영국인들은

남이 사용하던 물건에는 전 주인의 애정과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고마트, 벼룩시장이 성행한다.

체리터숍이나 옥스팜 같은 매장은 기부받은 물품을 일반인들에게 되팔아

그 수익금은 소외받고 있는 이들을 위한 자선 기금으로 쓰여진다.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중고마트에서

옷을 사입고 많은 돈을 기부금으로 내놓은 많은 영국인들(

물론 일부일수 있겠지만..)의 검소하고 알뜰한 모습은 존경심마저 든다.

체리터숍이나 옥스팜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시스템인거 같다.

나도 가끔 아름다운 가게를 찾곤 하는데 의외로 새것같은 중고물품을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살때가 있다.

완전 득템한 기분..한국도 중고관련 샵들이 빈티지 스타일을 이끌며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기를 지갑이 홀~~쪽한 소비자로써 내심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저런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런던의 모습들을 얘기하고 있다.

그 나라, 그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직접 가서 둘러보는 방법, 가이드 북을 통한 방법, TV등을 통한

간접 여행 방법등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지를 안내한 가이드 북과는

다르게 영국의 전통, 예술, 아트와 상업에 촛점을 맞추고 런던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저술 하였다.

그래서 생각지 못했던 런던의 구석진 곳도 볼 수 있었고, 영국인들의 의외의

모습도 알 수 있었다.

 

런던에서 성공한 비즈니스가 한국에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를 벤치마킹 하여 한국에 실정에 맞는

'소스'를 더한다면 새롭고 참신한 맛있는 요리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 없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 분이라면..참고 삼아 읽어 보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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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저자인 모리 히로시는 모 국립대학 공학부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또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문과도 아닌 이과 공학부 교수가 책을 쓰는 소설가라니..

그의 특이한 이력이 내 관심을 끈다.

다소 딱딱한 내용이 아닐까라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오히려 온갖 미사어구로 화려하게

장식된 문장이 아닌 담백한 문체가 독자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한마디로 꽤 친절한 소설이였다.

 

주인공인 기타로 하시바는 어린시절 그대지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수학과 물리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중고등학교때와는 다른 대학 생활을 기대하며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지만 기실 지금까지 중고등학교때와의 공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대학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러다 대학 졸업논문을 앞두고 기시마 선생을 만나게 되며서 진정 학문의 깊은 세계에빠지게 된다.

 

하시바의 졸업논문이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기시마 선생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도대체 언제쯤 등장하는건지.. 궁금증에 조바심을 내면서 읽었다.

오히려 주인공인 하시바보다 더 중요 인물인 기시마 선생은 모습부터가 범상치 않으리라. 날카롭고 지적이고 차갑고 냉철한 인물을 내심 바라며 그리고 있었나보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기시마 선생님의 등장은 "엥?"하는 나의 외마디 소리와 함께 보기좋게 내 예상을 빗나갔다.

 

아무튼 선생의 외모는 선생의 진짜 개성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평범하고 수수하다. 눈에 띄는 데도 없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본인으로, 아마 길거리에서 봤어도 눈을 돌린 순간 잊어버릴, 그런 평균적이고 평범한 외모다.

하지만 이때부터 나는 선생의 인격에 조금씩 끌리게 되었고 점점 멋있어 보였다.

나 스스로도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본문 104)

 

하시바가 기시마 선생을 만난 이후 본격적인 대학원 수업에 돌입하게 되고 지도를 받고 연구를 하는 이야기들로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물리나 수학에는 영 젬병이라 주인공들이 하고 있는 연구내용이 확 와닿지는 않았지만 학문에 대한 깊은 열정과 순수한 탐구열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대단한 반전이나 극적인 구성은 없는 조용한 책이지만..

읽은 내려가면서 조용하고 잔잔하게 감동을 느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주인공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때문이였다.

내가 그 시절 그렇게 하지 못했던 거에 대한 후회와 부러움 그리고 조금의 질투까지 포함한 묘한 감정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를 이끌어 줄 좋은 선생을 만나고.. 내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는 제자를 만난다는 건 스승이나 제자에게 둘도 없는 행운이자 행복이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하시바와 기시마 선생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둘도 없는 좋은 파트너를 만난듯하여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잔잔하고..잔향이 깊은 소설을 만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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