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인
쓰카사키 시로 지음, 고재운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인 작가 쓰카사키 시로의 미스테리 추리 소설...무명인(게놈 해저드)

추리 소설을 꽤나 좋아하는 나로써는 구미가 당기는 소설이였다.

게다가 제 15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독자상을 수상했다는 경력 또한 이 책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주인공인 일러스트레이터 도리야마 도시하루는 오늘 자꾸 일이 꼬인다.

결혼한 후 첫 생일을 맞는 그는 그가 좋아하는 라자냐와 버섯 샐러드를 만들어 놓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오붓한 생일을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고객에게 잡혀 퇴근 시간이 늦어진다.

게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고객이 건네준 서류 봉투를 전철안에 두고 내린다.

부랴부랴 역으로 다시 가서 어째어째 서류 봉투를 찾아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불꺼진 집안에서 그를 맞는건 아내의 시체..넋이 나갈 정도로 놀란 그에게 걸려온 전화는

오늘 친정에서 자고 갈거라는 아내로 부터의 전화..

눈앞에 죽어 있는 아내..그리고 이제 막 전화를 걸어온 아내..

이게 어찌된 일이지..?

 

첫 장부터 소설 속에 빠져들게 된다.

주인공은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에 이리저리 흔들리게 되고.. 그걸 읽어 내려가는 나 또한 안개속을 헤치고 지나가듯 아련하고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은 위험이 닥칠때마다 맥가이버처럼 화학 약품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혈흔을 찾는 루미놀 반응을 확인하고 화학반응을 이용한 작은 폭발도 만드는 것을 보고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그림쟁이는 아닐거라고 짐작을 하게 된다.

 

뒤죽박죽 기억이 섞여버린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누구인지를 찾아간다.

이러한 추리소설은 처음엔 퍼즐조각들이 양사방으로 퍼져있는 것처럼 어지럽고 난해하지만 퍼즐 조각이 한조각씩 맞춰지기 시작하면 중반이후부터는 속도가 붙고 막바지에는 놀라울 속도로 퍼즐이 들어맞게 되고 비로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추리 소설 또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 또한 여기저기 산만하던 인간관계와 증거들이 하나씩 맞춰들어가게 되고

결국 마지막 부분에선 모든 음모와 의문과 사건들이 결말을 맞는다.

 

다만 이 소설은 맞춰진 퍼즐 조각들 사이에 약간씩의 틈이 있는거 같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간, 증거들간의 개연성이 조금의 떨어지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아내 유코를 죽이는 현재의 아내 미유키..꼭 죽여야만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그러고도 남편과 유원지에 놀러가는

대범함이랄까 엽기적이랄까..소설속에서는 밝고 사랑스럽다고 표현되고 있지만

어째 이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중에 제일 소름끼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을 때의 동료이자 친구인 이부키는 주인공의 아내인 미유키를 돕기위해 시체처리를 맡게 된다.

근데 이 또한 웬지 좀 어거지같은 생각이 든다.

죽고 못사는 연인관계도 아닌데..남의 아내가 된 여자를 위해 피구덩이에 자신을 던지기에는 미유키와 이부키의 관계가 뜨뜻미지근하다.

 

그리고 몇번의 죽음의 위험속에서도 끝까지 주인공을 돕는 여기자 오쿠무라 지아키..아무리 사건 냄새를 맡고 사건을 쫓는 기자라고 해도 목숨걸고 주인공을 돕는다는 점도 나는 솔직히 약간 이해가 안간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의 필연성이 조금 떨어져서 읽는 동안..왜? 라는 질문을 몇번씩 하게 되었지만..

인간 기억의 한계점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흥미로웠다.

 

이 소설이 영화화되어 몇일전에 일본에서 개봉을 하였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조만간에도 한국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니 개봉되면 꼭 보고 싶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재미를 오랫만에 느껴볼 수 있을거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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