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혁명 - 콜럼버스가 퍼트린 문명의 맹아
사카이 노부오 지음, 노희운 옮김 / 형설라이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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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결론부터 예기하면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아마 학교다닐때 사회 시험을 이렇게 봤더라면 백점은 거뜬히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들 정도로..

 

일본인 식문화사가인 사카이 노부오에 의해서 저술된 이 책은

감자, 고무, 카카오(초콜릿), 고추, 담배, 옥수수등이 콜럼버스의 신대륙 도착 이후 어떻게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그로 인해 유럽 사회가 어떤 변화를 겪었고

더 나아가 인류 문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면서도 재미있게 저술하고

있다.

 

간략 내용만 본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을 책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같은 내용이라도 인문지식서적이나 교과서에 실렸더라면 딱딱한 서술형으로 그쳐 정말이지 두어줄 외우기도 버거웠을텐데.. 이 책은 지식의 바다에 퐁당 빠져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의 책이라고 할까..

내가 알고 있었던 한 줌도 안되는 지식이 이 책을 통해서 완성되어 거대한

그림이 그려진듯한 느낌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은? 이라는 질문에 십중팔구는 콜럼버스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나 또한 아마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콜럼버스보다 적어도 400년전에 이미 신대륙을 다녀간 바이킹들의 

유적들이 발견되었으나 역사적으로 신대륙 발견자로써의 콜럼버스의 명성은 흐려지지 않는다.

그건 콜럼버스의 업적이 단순한 신대륙 발견이라는 것에만 미치지 않고 그의

항해를 계기로 신대륙과 유럽대륙간 사람의 왕래가 빈번해졌고 그 결과 신대륙의 많은 식물이 다양한 형태로 유럽로 건너오고 그 식물들이 가져다준 혜택이 기초가 되어 새로운 문명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감자는 구황작물로 알려진 식물이다. 가끔 TV의 다큐멘터리에서 아프리카지역에서,아시아 지역에서,북유럽의 추운지역에서, 고산지대의 척박한 지역에서

수확하는 감자를 본 기억이있다.

그걸 보며 감자는 여러지역에서 어떤 환경속에서도 잘 자라는 고마운

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감자가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건너가서 어떻게 정착이 되었는지를 재미있게 설명을 하고 있다.

 

감자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남은 감자가 가축사료로 사용됨으로써 신선한 육류를 사시사철 섭취할 수 있게 되어 국민들의 체력이 증강되었고 그 결과 인구가 증가하였고 이는 곧 국력의 부강과도 직결된다.

한알의 감자가 식자재의 의미를 넘어 국력으로도 연결되는 꼬리를 무는 연쇄작용은 읽는 동안 꽤나 큰 즐거움이다.

 

고무 또한 처음 유럽에서는 그 쓰임새나 가공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최초 사용이 겨우 고무지우개 였다는 것은 작은 웃음이였다.

그 이후 고무는 승차감 제로에 요란한 소리를 내는 마차 철로만든 바퀴를 대신

하게 되었고, 이후 자동차 타이어로 사용되어진다.

 

오늘날 타이어가 카본블랙이라는 그을음(미세한 탄소분말)과 섞여 검은색이 되었으며 천연고무에 카본블랙이 첨가됨으로써 내구성이 좋은 잘 터지지 않은

타이어로 탄생되어졌고 초창기의 자동차 타이어는 천연고무 색깔 그대로인

크림색이였다고 하니 크림색 바퀴가 달린 자동차를 머리 속에 그려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브라질이 고무생산 1위였지만 영국인에 의해 은밀하게 고무나무 씨앗을

반출되었고 동남아시아에 고무나무를 심게 하였다.

그래서 현재는 태국이 고무생산 1위국이며 브라질은 세계고무의 1%만을 생산하고 있다고 하니..

주객이 전도된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감자와 고무 외에도 유럽에서는 약으로 사용되어지기도 했던 카카오, 밋밋하고

단조로운 식생활에 한 점 악센트를 준 고추, 만병통치약으로 인기를 끌었던 담배, 세계인을 기아에서 살린 옥수수..

이렇게 작은 씨앗 한알이 얼마나 큰 인류의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지 이로 인해 문명이 발달하고 역사까지 바꾸는 큰 힘이 되는 경로를 이 책과 함께 따라 걷다 보면 재미와 상식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은 후 문익점의 목화씨가 문득 떠오른다면 당신은 책을 제법 센스가

있으신 분이 틀림없다.

재미도 있고 상식의 폭도 넓힐 수 있었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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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한 그릇 요리 - 간편해서 좋아
함지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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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요리 초보나 싱글족들의 구미가 확 당기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한 그릇에 맛과 영양, 그리고 멋스러움까지 함께 담아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인 함지영님은 "향이'라는 닉네임으로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파워 블로거다.

11년차 베트랑 주부다운 면모가 곳곳에 보인다.

 

저울이 없어도 그 흔한 계량 스푼 하나 없어도 기 죽지 않게끔 밥숫가락이나

종이컵으로 계량하는 법을 실어놓았다. 

 

하와이안 무수비를 소개하는 요리에선 무수비(주먹밥)틀이 없을때

스탬 캔을 무수비틀 대신 사용한 대목에서 역시 베트랑 주부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가 없음 잇몸으로..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 할 줄

아는 센스에 박수라도 보내고 싶다.

 

이름도 생소한 낯설고 비싼 재료들이 아닌 누구네 냉장고를 열어도 들어 있을 듯한

값싸고 흔한 재료들이라 페이지를 넘길때 마다 알듯 모를듯한 자신감도 생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요리책들을 보면  따로 소스를 구입해야 하는 요리들이 많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스들도 있지만 대형마트가 아니면 구입이 어려운

경우들도 있고 그렇게 하나둘씩 사다보면 냉장고에 잡다한 소스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어느새 유통기한이 넘어 버려야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책은 집에 있는 흔한 재료로

만드는 엄마표 양념들이라 안심도 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똑소리 나게 알뜰하다.

그래서 더욱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들도 꽉 차있다.

 

 

 

277페이지에 123개의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다.

Chapter1남편 입맛에 꼭 맞춘 한그릇 요리

Chapter2아이가 잘 먹는 한그릇 요리

Chapter3나를 위한 한그릇 요리

Chapter4한달에 한번 즐기는 특별한 한그릇 요리

Chapter5주말 낮에 즐기는 간식거리

로 구분되어 있어서 그 말 그대로 필요에 따라 골라서 요리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보통은 한가지 식재료로 한 두가지의 비슷한 패턴으로 요리를 하기 마련이다.

연근 같은 경우도 보통은 간장으로 졸여내는게 대부분일텐데 검은깨 소스를 이용한

검은깨 연근 샐러드같은 이런 새롭고 독특한 요리도 있구나 감탄스럽다.

 

 

 

각 페이지마다 조리방법이 사진으로 실어두었고 요리 tip도 실어두어서 저절로 요리

공부가 되고 상식도 쌓이게 된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날이며 한끼를 먹겠다고 불앞에 서 있는게 오히려 쭈글스러울 때가

있다. 맘 먹고 만들어 놓은 밑반찬들을 꺼내도 젓가락이 잘 안가는 계절에 후다닥 한그릇

만들어서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가 땡기는 계절에 적절한 요리책을 만난듯

하여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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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게 제압하라 - 남자 직원들이 당신을 미치게 할 때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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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오만훈련'의 계발자인 페터 모들러가 쓴

'오만하게 제압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솔직히 한가지 내가 놀랐던 것은

유럽같이 서구화된 나라에서 조차 직장에서의 남녀간 차별이 있다는 사실이였다.

 

서양에서도 남자와의 대화에 힘들어하고 소통에 머리 싸매는 여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한편 놀랍고 또 한편으로는 묘하게 반가운 것은 아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새삼스럽게 놀라워할 시기도 아닌 21세기에.. 아직도 남녀간의

소통 문제가 동서양의 공통된 고민이라는 점을 생각해볼때 더 이상 여성들이 물러서면

안된다는 사실.. 강하고 독하고 그리고 오만하게 그들(남성)과 대결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잡게 되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여성분들은 알것이다.

회사내내의 권력구조가 남성위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보수나 승급은 물론이고 중요한 프로젝트도 남성들의 기득권으로 인정되고 있는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남성 위주의 조직에 여성 CEO나 여성 상사들이 겪는 고충은 의외로 클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러한 여성들이 겪는 직장내에서의 남자직원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명쾌하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각 사례자들과의 역활극을 통해서 풀고 함께 해답을 찾고 있다.

실제 사례들 중심으로 엮었기 때문에 재미가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는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들에게 정확하게 싸인을 

보내라는 점.  혹시나 상대가 마음을 상할까 애둘러 말하지 말고 정확하게 상하관계를

알리고 하이토그가 아닌 스몰토크나 무브토크로 대응하라는 지적은 100%공감하게 된다.

 

직장내에서 남자직원들에게 당한 부당함이나 그들의 영역표시에 난감해 했던 여성들이

어떻게 오만하게 그들을 제압하는지 상황극을 통해 하나씩 그 문제들을 풀려갈때

통쾌함마저 들었다.

솔직히 이러한 역활극을 통해 심리적으로 단단히 무장한 여성들이 실전에서 이렇게

대처하여 남자직원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는 실제 예가 언급되었다면 더더욱 재미있었을

텐테..라는 약간의 아쉬움이 없진 않다.

하지만 상황극으로 만으로도 오래된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것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회사내에서 쌓였던 감정이 꽤나 깊었던 모양이다.

 

이 책은 단호한 어조로 여성들에게 충고한다.

 

'밀리면 돌이킬 수 없다. 영역 싸움에는 주저 말고 맞서라'

'전략적 침묵, 칼 같은 한마디로 혀를 찔러라'

'인정받고 싶다면 절대 서열 게임에서 물러서선 안 된다'

'비지니스 세계에서 겸손 따윈 버려라'

 

크게 프린터하여 현관앞에 붙여놓고 아침 출근길마다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은 마음

마저 든다.

 

직장은 전쟁터다.

웃고 즐겁게 떠들고 월말마다 돈을 받는 호구가 아닌것이다.

칼만 안들었지 서로 베기도 하고 베이기도 하는 전쟁터와 같고 난자당한 상처를 끌어

안고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다.

 

직장내에서 자기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외계어와 같은 말을 쏟아내는 남자 직원들과의

소통을 원할하게 하려면 여성들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줌으로써 전쟁터로 나가는 여성들에게 어떤 창으로 뚫을 수 없는 철갑을 둘러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든든한 내편 하나 둔거 같다.

 

직장 생활을 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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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가슴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이성원 지음 / 꿈결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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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성원 과장

이 책을 지은 지은이의 직함과 이름이다.

이 책의 저자만큼 북한 인사와 많이 접촉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명실공히 북한통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북한 전문가가 전하는 통일 이야기가 그 접근 방법이 궁금했다.

 



 

책 표지에 가슴으로 써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라는 글귀가 보인다.

"틍일"에 대한 수 많은 접근 방법중 이 글의 저자는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그런 방법이 통일을 한발짝 더 앞당길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통일 이야기를 머리로 하게 되면..이데올로기가 발목을 잡는다.

국가적인 이익이 고려되어야 하고 ,남북간의 고지쟁탈전도 생각 안 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고, 이것 저것 생각하고 고려하고 고민해야 할 수백가지도 더 되는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통일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민간 차원에서 이룩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이러한 접근 시도는 통일에 큰 힘이 되어 줄것이라 믿는다.

이 책에는 2000년 초부터 시작되는 남북한의 스포츠교류, 물자지원, 이산가족상봉, 문화교류 등에 대해서 저자가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저술하고 있다.

그 가 겪은 에피소드 하나 하나에 감동받기도 하고, 전혀 몰랐던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배를 잡고 웃다가, 눈꼬리에 촉촉하니 눈물이 맺히기도 하며 참 재미있게읽어 내려갔다.

북한 주민들의 놓여진 상황을 이해하고 측은 지심으로 바라보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내려가 간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에 같이 동화되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거라고 으름장을 놓을때의 북한은 상종하기 싫은 안하무인, 고집불통에 뭔 짓을 할지 모르는 전과자 같은데..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북한 사람 한명 한명은 오히려 남한 사람들 보다 덜 때묻은 순진함이 보이는 시골 총각같다는 느낌이다.

오랫동안의 분단과 교류의 절단으로 인해 서로간의 오해와 이해의 부족으로

이제는 '통일'같은거 꼭 해야 하나..'통일'되도 골치아픈데..

이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살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남한과 북한은 자주 접촉해야 한다. 자주 만나야 미운 정도 쌓이고 고운 정도

쌓인다. MB정부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 냉전기를 맞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도 이후부터는 북한과의 그럴듯한 접촉이 없었고 오히려 전 대통령들이 이루어 놓은 대북사업이 뒷걸음치는 결과를 가져왔지 않았나 싶고 그러한 점이 내내 안타깝다.

국가적 차원에서 절대로 '통일'은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이다.

 

딱딱한 통일 논쟁이 아닌 저자가 직접 겪었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통일 이야기..다시 한번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만들고 왜 통일이 필요한지 깨닫게 되는 책이다.

 

저자의 말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말이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다.

진심으로 대하고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되 모든 일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위험 부담이 있어도 가치 있는 일이라면 위험을 감내할 결단이 필요하다.

리고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가 없다. 민족의 앞날, 통일의 첫걸음은 서로를 용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북 협상은 내게 이익이 되는 방향보다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특히 북한 측에 뭘 가르치겠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저들대로의 삶의 양식을 인정하면서 우리 것을 보여주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민족통일이 가져다 줄 꿈과 비전을 생각하면서 비록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우리 후대가 결실을 수확할 것이란 소망을 갖고 대화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국력이 북한보다 족히 30배 이상 되지 않느냐.

가진 자의 여유와 배려, 그리고 희생을 감내한다는 자세가 매우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에피소드를 말한다면 북한의 말과 남한의 말이 달라

웃지 못할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오래전 일로 기억하는데 통일 전망대 가는 길에 북한 음식 전문점이 있었다.

이북식 만두, 냉면, 꿩고기등이 주된 메뉴였는데 그 집 메뉴판에 '단고기'

라는게 있었다. 생전 처음 그 단어를 접한 나는 '달작지근한 고기'로 풀이하고

불고기쯤으로 나름 생각했다. 그래서 단고기 달라고 주문을 했더니 그 집 종업원 염려스러운 얼굴로 날 쳐다보더니 "이거.. 개고기인데요" 하는 것이다.

으윽... 난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곧바로 그 집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오랜 분단이 남한과 북한의 언어조차 통하지 않게 만들었나 보다.

 

오래전 일본에서 유학을 했을 때의 일이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가게에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한무리의

조총련계 여학생들이 물건을 사러 들어왔다. 조총련 학생들은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가 교복이다.

그 순간 나는 한국에서 받았던 "해외에서 북한 주민들과 접촉 했을때의 주의 사항" 교육이 생각나서 곧잘 하던 일본어도 더듬거리고 눈도 못 마추치고 어리버리하게 그 학생들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쓴 웃음만 나온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인이나 다름없는 그 학생들이 일본인들 틈에서 그렇게 눈에 띄는 한복을 입고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은 혹시 모를 차별도 겁내지 않고 떳떳하게 조선인으로써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용기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흑백논리로만 남북 문제를 볼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시선과 따뜻한 마음으로 북한을 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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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 - 허허당 그림 잠언집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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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신 허허당 스님의 법명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

虛虛堂 - '비고 빈 집'이란 뜻으로, 깨달음은 결코 찾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비워 버리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후에 스스로 법명을 바꾸셨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손하게도 스님의 법명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어졌다."허허..맞아..맞아..맞는 말이야." 하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때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웃음 소리..허허.

 

그랬다. 스님의 글 한줄 한줄은 고민과 근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답을 얻지못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뭘 그렇게 걱정하나..세상이란 이런거야'하며 툭 던지듯 들려주는,눈이 번쩍 뜨이는 정답이였다.


 



 

차 한잔 마시며 스님의 책을 음미하며 찬찬히 읽고 싶어졌다. 은은한 차의 향기처럼 허허당 스님의 글에서도 들꽃같은 향기가 난다.

 

들려오는 거라곤 온통 자동차의 소음과 먼지, 사람들이 토해내는 악다구니, 먹고

버린 음식에서 나는 악취만 진동하는 도시에서 귀를 막고 숨을 참아야 하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스님께서 폐 깊숙히 들어 마시고 싶어지는 향긋하고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 같은 그런 글 한 줄을 주셨나보다.


 


 

스님의 인생이란 글을 읽다 갑자기 울컥해진다.

 

"인생이란 그런겁니다. 울고 싶어질 때도 있고, 웃고 싶어질 때도 있으니

오늘 슬픈 일이 있었다고 해서 낙담하지 마세요.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위로 해주시는 듯 했다.

힘들고 지친 자에게 선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스님의 글은 위로였고 격려였고 그리고 맞장구였다.

그래서 참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위의 그림처럼 한 장을 다 채우지 않았는데도 꽉 차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백을 둔다는 것은 채움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 여백 만큼 내 생각과 내 깨달음을 채울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꽉 찬것은 없으리라.

 

붓으로 막 대충 막그린 듯한 그림들이 참 편하게 느껴진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그림이 참 친근하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그림들.. 세상을 둥글게 살아라 라는 스님의 뜻이

느껴진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정말 크게 위로(?)를 받은 경험을 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한줌도 안되는 얄팍한 지식을 떠벌리고, 다른 분들을 무시하고, 여성 비하 발언도 하며, 소위 자기 자랑질이 심하여 다들 불편해 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 자랑만 하면 이 쪽도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은근 다른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말투 때문에 다들 심기가 불편한 터였다.

 

마침 다들 모일 기회가 있었고 얘기 끝에 예의 그 문제 많은 사람 얘기가 나왔을때 내가 이 책을 꺼내들고 스님의 '바로 보기'라는 부분을 낭독했다.

 

      바로 보기

 

자신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은

어딜 가나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자신을 살피지 않고 자기 도취에 빠져 있는 사람은

늘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

 

자신을 바로 보지 않고서

무엇을 의지해 살려고 하는가

 

자신을 정직하게 보지 않는 사람은

천만성인이 길을 터줘도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허허.. 딱 맞는 말씀이네" 다들 한바탕 웃고나니 짜증났던 일들이

스스르 풀렸나 보다.

"그러고 보니 그 양반도 딱해. 외로웠나보네. 오죽 자랑할 데가 없었으면"

스님의 한줄 글에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불편했던 심기가 풀리며 측은 지심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준 것이다. 참 놀랍다. 글 한줄의 힘이라는 것이..

화났던 마음을 풀어주고 지친 마음엔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나눠주는

스님의 글에 큰 감동과 고마움을 느꼈다.

두고 두고 곁에 두고 싶어지는 책이다.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인 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세상사에 괜시리 짜증나는 분,

사는게 재미없다 느끼는 분, 당장이라도 쓰러질듯 지치고 힘든 분

 

허허당 스님의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를 권해드리고 싶다.

나를 반성하고 타인을 용서하는 여유로움이 틀림없이 생기게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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