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인생의 판을 뒤집는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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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들러 Alfred Adler



언제부터인가 자주 아들러 심리학이라는 단어를 듣게 된다.

서점을 가더라도 베스트 셀러 1, 2위 자리를 턱 하니 차지하고 있던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보면서 아들러 심리학이 도대체 뭔가

 

사실 무척 궁금했었다.

심리학이라는 게 사실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바깥 사돈과의 식사 자리만큼이나

 

어색하고 어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것은 일본과 한국에서 글 좀 읽는 다는 사람들이 아들러..아들러.. 하며

열광하는 그 이유가 알고 싶었고

그리고 이 참에 나의 무지에 대한 지식 보강을 해놓고 싶어서였다.


이 책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씨는 한국에서 이미 베스트 셀러가 된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로써 일본 NHK에서 저자가 직접 강연하면서

일본에서 아들러 심리학의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명식공히 일본 최고의 아들러 심리학의 전문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이름이 프로이트와 융이다.

이 두 사람의 이름은 대학교 때 심리학 교양 시간에 언급이 된 듯하다.

(여기서 ~듯하다..라는 표현을 쓴 건 그다지 그 수업이 내게 크게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고 대학 다녔던 게 워낙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 때문이니 이해 바람)


내가 아는 한 프로이트는 심리학의 거장이었고 지금껏 그의 학설을 뛰어넘는

연구는 없는 걸 알고 있었는데 아들러 심리학이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각광 받는 이유가 뭔지 미리 좀 알아봐야 할 듯 했다.

그래서 나는 책이 도착하기 얼마전부터 인터넷 챤스!! 쿠폰을 사용하여

인터넷에서 사전 조사를 해보았다..

​뭔가 조금이라도 기초 지식을 밑바닥에 깔아야지 기시미 이치로의

저서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조금 알고 있는 심리학의 거장 프로이트는

정신 질환의 원인은 유전과 환경이 공동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오디푸스 콤플렉스는

인간의 원초적 잠재의식을 잘 보여준다.

프로이트가 어릴 때의 외상경험이나 정신성 발달을 중요시 했다면

아들러는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기질적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다..

라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가장 핵심 포인트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좋지 않은 기억에

발목 잡혀 허우적거린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학설이라면

아들러는 이 책의 제목에서도 보여지듯 삶은 타고난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사는 것이다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알량하지만 기초지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

과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터넷으로 미리 사전 정보를 접하고도 난해하기만 했던

그의 학설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렵긴 매 한가지인데 이 책은 놀랍게도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쉽게 설명하여 실생활에서도

쉽게 따라 실천할 수 있는 가이드를 도맡아 해주는..

상당히 자상한 책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은 과거의 사건과 환경에 의해 결정되므로

현재 상황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과거 사건이 현재 살기 힘든 원인이라고 한다면, 예컨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바꿔야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러의목적론에서는 세워야 할 목적과 목표가 미래에 있습니다.

과거는 바꾸지 못해도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인생이 우리 뜻대로 다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을 겁니다.

그래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태도는 결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한마디가 왜 이리 뭉클하게 다가오는지..

나는 이 글을 읽고 심한 위로를 받았다.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다 잡아 먹고 현재를

 

살아가므로써 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정확하고 확실한 명제다.


나도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아픈 과거가 있다.

다행히 나는 내 의지대로 필요치 않은 과거의 기억을 부분적으로

지우는 초능력(?)타고 나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개로 문질러서 지울 수 있다.

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내 맘대로 편리한 능력은

내가 영악해서 그런 것이라고 짐작은 한다.

하지만 아무리 고성능 지우개라도 지운 흔적은 남게 마련인 법..

말끔하지 못한 그 지운 자리가 가끔 몹시 거슬릴 때가 있다.

다시 말하면 나 또한 과거의 흔적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환장할 노릇이 아닌가..


이미 아주 오래오래 전의 과거의 일을 내가 무슨 방법으로 되돌릴 수 있을건가..

그렇다고 완전히 지우지도 못한 아픈 과거..

 

개인 차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 이런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 하나쯤은 있을 것이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각자의 몫인것이다.


그가 말하는 역전의 발상은 정말 앗..소리가 나올만큼 절묘했다.


[자신을 받아들이는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에게 단점과 결점만 지적받고 자란 사람은 대개

누가 장점이 뭐냐고 물어도 잘 대답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집중력이 없다시야가 넓다로 바꿔 봅니다.

싫증을 잘 낸다결단력이 있다, ‘

성격이 어둡다마음씨가 곱다다르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늘 마음 쓰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배려하는마음씨 고운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전의 발상법은 더 이상 열등한 존재가 아닌

충분히 호감가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마법 같은 방법이다. 나는 이 방법을 좀 구체적으로 써먹어 볼까 한다.

언제나 집중력이 부족하다며 혼내키던 아이에게 너는 참 다양한 곳에

관심을 두루 가지고 있구나..

넓은 시야를 가졌으니 너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부분까지 다 볼 수 있어..

정말 대단한 일이네….라며 너무 연기 티 안 나게 칭찬을 자주 해줘야겠다.


 

비교적 나대기를 싫어하고 어디 가서도 어지간하면 존재감히

희미한 막내 아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고운 마음을 가졌다고 칭찬을 해줄 생각이다.

이렇듯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그리고

 

손쉽게 실천 할 수 있는 실천법을 알려준다.

 

사전과 전과와 문제집이 한꺼번에 다 들어 있는

 

"한권이면 몽땅 한번에 내주는그런 책을 만난 것 같아 왠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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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윤의 알바일지 - 14년차 알바생의 웃픈 노동 에세이
윤이나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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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주급을 받는 날

최저금여가 6030원 아닌가요..? 라는 얘기를 했다가

"내일부터 너 나오지 마라"라는 말이 되돌아왔다고 한다.

 

지인의 아들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힘들다며 한국에 되돌아와

아르바이트를 두어군데 하더니 "미국으로 되돌아가 공부를 마저해야겠어요"하더란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녹녹찮은 일이라는 말일것이다.

 

정규직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비정규직, 인턴 사원으로 내몰리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안타까운 젊은 이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가끔 뉴스를 통해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한 "고갱님"들의 갑질 소식을 전해듣고

십원짜리보다 못한 갑질에 눈물 흘리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후리타]가 새로운 직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규직을 포기하고 오로지 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을 일컷는 신종어가

생겨난 것이다.

4대보험과 복지는 언감생심이고 짤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나라나 저 나라의

젊은이들을 보는 기성세대들은 답답하고 안타깝다.

미쓰윤의 알바일지는14년동안 정규직이라는 자리를 꽤차지 못한채

언저리의 삶을 살아왔지만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책이었다.

나이 30세를 목전에 두고 통장잔고가 남아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허덕이던 작가는 ​쿠폰을 사용하듯 그렇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기회의 땅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한국을 ​호기롭게 떠나왔지만 언어의 장벽에 막혀 그 기회의 땅에서조차

쉽게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는 힘들었다.

호주의 닭 공장에서 현실과 치열하게 맞장을 떠보기도 하고 공장 파트타임, 시상식 보조,

선그라스 점원, 과외선생등등 30여가지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게 된다.

​어느것 하나 녹녹한 일은 없다.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 빼는 일이 어디 쉬운가 말이다.

그러나 쉽게 괜찮아..젊었을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을 못하는게..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지금의 힘겨움이 더 나아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우리 세대들이 지나왔던 그 시절의 아르바이트는 오히려 낭만이였고

지금 세대들이 겪는 아르바이트는 생존과의 치열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읽다보면 자칫 답답해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러한 마음은 들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그녀의 씩씩한 성격탓도 있겠지만 젊음이 내품은 아우라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기성 세대들이 갖지 못하는 단 하나..

젊음을 가졌으니 그들의 앞날이 결코 갑갑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겪어온 이야기보다 더 나은 내일의 이야기를 쓰내려갈 그들 알바인생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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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조조 모예스 지음, 송은주 옮김 / 살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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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조 모예스의 작품은 언제나 그렇듯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하고 깊이 있는 잔향을 남긴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남기는 메세지는 "사랑"이였다.

흔해 빠진 사랑 타령이냐고 빈정 거릴 수도 있겠지만,

조조 모예스 작품에서의 사랑은 삶의 바닥까지 내려가 허우적 거리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이 다시 사랑으로 치유되고 회복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녀 특유의 여성적인 감각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읽고 있자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오곤 한다.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라는 작품 또한 그러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 이야기는 제1차 세계대전의 암울하고 어두웠던 시절과

​2006년의 런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독자를 이끈다.



제1차 세계대전, 독일군이 주둔한 프랑스 작은 마을인 생페론

주인공인 소피는 여동생과 남동생, 조카들과 함께 과거의 품격을 잃은 호텔을 운영하며

잿빛 전쟁속에서 하루하루 불안과 공포와 굶주림을 견디며 전쟁터로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녀에게는 화가인 남편이 그녀의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 초상화가 있다.

그녀 자신조차 그 초상화가 낯설 정도로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모습이지만

전쟁터로 떠난 남편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영원히 끝날것 같지 않은

전쟁속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을에 주둔하는 독일군 사령관이 소피의 초상화에 반해버리고,

그 초상화를 닮은(?) 그녀에게 호감을 갖는다.​

적군이 주둔한 마을에서 막대한 권력을 가진 독일군 사령관에게 그녀는

가장 위험한 거래를 하게​된다.

그건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초상화와 포로수용소에 있는 남편을 맞바꾸는 것이였다.

과연 소피의 위험한 거래는 이루어졌을까..

2006년 런던에 살고 있는 리브..

촉망 받는 건축가였던 그녀의 남편은 어느날 리브가 잠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한순간에 허망하게 남편을 잃은 그녀에게 남겨진 것은 재정적인 곤란함과

남편이 남겨놓은 글라스 하우스뿐이다.

어마어마한 집을 지키기 위해서 감당하기 힘든 세금을 내야했고,

결혼후 남편에게 의존했던 그녀는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겐 남편이 신혼여행지에서 선물로 사준 그림 한점이 있다.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그 그림을 보며 늘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던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그 사랑은 바로 그녀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데..

바로 전쟁중에 빼앗긴 그림을 반환해 달라는 반환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과연 리브는 남편의 선물이였던 그 그림을 빼앗기게 되는가..


이 그림이 세계 1차 대전때의 소피를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혀 다른 시공간의 두 여인은 하나로 연결된다.

남편을 잃고 가난과 공포와 절망속을 헤매는 두 여인의 절묘하게 닮아 있다.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 수록 더욱 빠르게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읽고 있는 나는 애가 타들어간다.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였다.

그런 내모습이 잠깐 의아하기도 할 정도로 조조 모예스의 작품은 독자를 확 틀어잡는 힘이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감독이 되어 한편의 영화를 찍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묘사하는 대로 한컷 한컷 내 마음속으로 내 머리속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한편의 대서사시처럼 모든 장면들을 세세하게 그릴 수 있도록 작가는 독자를 이끈다.

다시한번 작가의 위력에 감탄하게 된다.

끝까지 믿음과 용기를 버리지 않았던 소피와 리브...

쉽게 사랑하고 쉽게 잊혀지는 요즘의 패스트푸드 같은 사랑이 아닌

죽음 같은 고통을 견뎌낸 사람들에게만 쥘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위대하게 느껴진다.


또 한번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선물해준

조조 모예스에게 사랑과 존경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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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그랜드 마더스]는 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여성 작가 도리스 레싱의 4편의 중편집을 모은 소설이다.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는 즐거움에 한껏 들떠 펼쳐들었던

이 책은​

그러나 생각보다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았다.

번역의 문제인가.. 아님 작가의 문체가 문제인가..

익숙치 않은 맞선 자리에 불려나가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 못한 상대방을 살피느라

조금씩 지쳐갈 즈음에야 ​그 사람의 매력이 보였다고나 할지.. 어느 순간 나는 놀라운 속도로

책의 흐름에 익숙해져 작가가 이끄는 대로 딱 그만치의 속도로 책에 빠져들었다.

4편의 중편 중 가장 나의 관심을 끈 소설은 역시 표제작인 그랜드 마더스 였다.​

이 작품은 앤 폰테인 감독이 영화화하여 몇년전에 국내 개봉되었던‘투 마더스’라는 영화의 원작이다.

그 영화가 개봉될 당시 줄거리를 보고서는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나왔다.

친구의 아들들과 사랑에 빠지는 엄마들의 이야기라니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군..

하면서 붙쾌한 마음에 아예 그 영화조차 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도리스 레싱의 이 책이 나오고서야 ​나는 영화의 원작이 그랜드 마더스 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보지못한 영화대신 읽어보자 마음먹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지독한 편견을 가지고 이 작품을 대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어쩜 그 영화도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소설처럼

그렇게 추잡한 내용의 영화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적어도 도리스 레싱의 "그랜드 마더스"가 원작이 맞다면 말이다.​

 

어릴 적부터 단짝 친구로 레즈비언 커플로 오해받을 정도로 붙어다니던 로즈와 릴.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두 친구는 각자 결혼을 하였지만 여전히 이웃으로 지낸다.

이혼을 한 로즈, 사별을 한 릴은 결손 가정으로 각각 톰과 이안이라는 멋진 아들을 데리고 살아가는 중년의 주부다. 두 엄마들은 자매처럼 지내고 두 아들들은 형제같이 지낸다.

하지만 아버지가 없는 빈자리가 감당키 어려웠던 걸까.

두 아들들은 똑 같이 서로 다른 엄마에게 모성과 같은 연정을 품게 되고

그들은 죄의식에 시달리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금기된 사랑은 치명적인 매력과 향기를 품어낸다. 그들 각자의 고뇌과 고민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는 이 비밀스러운 관계를 먼저 끊어야만 한다.

결국 톰과 이안은 또래의 절은 여성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이제는 정말 끝을 내야 한다고 판단한 두 어머니는 그들의 손주들을 봐주는

할머니를 자처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톰의 아내는 릴과 남편 톰이 과거에 주고 받았던 그들의 연애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분노와 배신감에 치를 떤다.

결론은... ?

도리스 레싱은 결론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는다.​

나는 오랫동안 그 둘은..그 넷은.. 그 여섯은..하면서 그들의 관계를 정리하느라..

머리속이 한참 복잡했다. 하지만 아직 그럴듯한 결론을 내지 못하겠다.

여운이 길다.

[빅토리아와 스테이브니]는 하층민인 흑인 고아 소녀 빅토리아의 이야기이다.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 솔직히는 이모에게 더부살이 하고 있는 고아 소녀의 이야기다.

이모가 병으로 입원하는 날 갈곳 없는 빅토리아는

백인 중산층인 스테이브니 집에서 하룻밤을 신세지게 된다​.

난생처음 백인의 집에 들어선 빅토리아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부자들의 세계를 알게 되고

​그 이후 오랫동안 자신은 도저히 다시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그 집을 동경하며 자라게 된다.

빅토리아는 똑똑했지만 가난했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결국 그렇고 그런 직업을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눈부신 아름다움을 가졌고 결국 스테이브니家​의 둘째아들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연갈색 혼혈아 메리를 낳게 된다.

자신이 겪었던 가난과​ 무지, 편견과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을 메리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던 빅토리아는

그녀의 보석 메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 아이가 스테이브니로 자라게 하는 것..

스테이브니로 자라면서 메리가 응당 받아야 하는 많은 혜택들...

제대로 된 교육과 모자람 없는 부유함,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과 사촌들..

그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엄마인 빅토리아가 메리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딸을 스테이브가에 뺏겨 버리겠지만..

그것만이 그녀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인 것이다.​

그 외에 ​[그것의 이유],[러브 차일드]등 4편의 중편을 만나 볼 수 있다.

4편의 소설 모두 조금씩 무겁고 조금씩 답답하다.

​도리스 레싱의 시각으로 살펴보면 권력, 가난, 편견, 도덕성, 인종차별등 결코 ​편안한 대상은 아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뚤어진 진실을 주저없이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이란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야했던

그녀의 정체성에서 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작품들에는 곪아서 막 터질려고 하는 상처를 살살 만져 말초신경들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아픔 같은것이 있다.

죽을것 같지 아프진 않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은 아픔이다.​

그녀가 사회적으로 문학적으로 끼쳤을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겠구나싶다.​

이러한 연유로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였겠지..

길지 않은 중편 4편이 나에게 던져준 숙제와 같은 많은 문제들을

나는 풀지 못하고..

끙끙대며 그 문제들을 오래도록 싸 안고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매번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단 한 번만 사랑할 수 있는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때문에 얼마나 어리석어질 수 있는가?

우리가 정말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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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 산책 -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이재명.정문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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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재미있다.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책을 읽는 두가지의 즐거움이다.

그런 의미로 볼때 이 책은 나에게 완벽하게 두가지의 즐거움을 준 책이었다.

 

37개의 주변에서 들어봤고 귀에 익은 단어들의 어원을 파헤치면서

여태 내가 가보지 못했던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이탈리아등등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게 만들었고 나의 무지몽매함에 무릎 꿇고 읽게 만들었던 책..

내 머리 위로 지식 한바가지를 끼얹어 준 책이었다.

 

묘한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읽게 만들었던 이 책은..

재미로 따지자면 추리소설 저리가라할 정도다.

오랫만에 알량한 나의 지식의 얕음을 알게 해 준

"단어따라 어원따라 세계 문화산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단어부터가 나한테는 쇼크였다.

Australian 이라는 단어가 너무 길고 어려워서 줄여서 불렀다는 Aussie - 오지

솔직히 나는 이 단어가 한자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호주인이라는 뜻의 영어해서 나온 단어였다니 첫장부터 한방 먹고 들어간다.

 

코로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인데 유학할 때 한국에서는 본적도 없던

날렵하게 생긴 하얀병에 들어있는 이 맥주 맛이 궁금해서 한번 두번 마시기 시작하다가

푹 빠지게 된 맥주다.​

코로나를 주문하면 맥주 주둥이에 라임 한조각이 끼워져 나온다.

그걸 손가락으로 쏙 밀어서 맥주 속에 퐁당 빠트린 후 병째 맥주를 마시는데 

라임과 맥주의 절묘한 조화가 기가 막히다.

가끔은 살사라고 하는 맥시코산 땡고추가 나오기도 하였는데 알싸한 매운 맥주맛도

그때까지 내가 맛 보지 못한 특별한 맛이였다.

호기를 부린답시고 살사를 과하게 많이 넣은 날엔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 맥주에 라임에 왜 끼워져 나오는지를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맥시코는 지리적으로 고산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더운 날씨로 인해

맥주에 소량의 소금을 넣어 먹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병 주위로 벌레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라임이나 레몬으로 병 입구를 막았다.

이러한 습관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행해졌던 것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게 된것이다.

한국에 돌아온 후 코로나를 시키면 라임은 커녕 그 흔한 레몬 한조각이 나오는 곳이 없어

그냥 아쉽게 코로나를 마시곤 했는데 라임이 빠진 코로나를 그들은 '맥시코인의 오줌'

이라고 한다니.. 앞으로 나는 코로나를 마실때 마다 이 말이 생각나서

혼자 박장대소를 할것 같다.

루이카토즈 라는 브랜드명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 브랜드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 회사에서 일하는 친척이 있어 장갑, 머플러, 지갑등

몇몇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루이카토즈가 루이 14세를 말하는 것이라는 걸 또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패션에 남다른 열정을 지녔던 그는 옷을 갈아 입는 데만 100명의 하인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에게 내복등을 건네는 시중을 드는 일은 모두가 부러워 할 만큼

당대최고의 직책이었다.

오늘날 패션 쇼에 쓰이는 봄/여름시즌, 가을/겨울 시즌도 그가 창시하였다고 한다.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루이14세를 뜻한다니 괜히 사용하고 있는 루이카토즈 상품을

한번 더 만지작 거리게 된다.

 

점심 식사 후 커피가 땡길때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를 잡을 때

자주 찾는 스타벅스..

이 스타벅스의 어원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 바로 스타벅스다.

1970년대 초 시애틀의 영어교사였던 제리 볼드윈이 교사를 그만두고

'스타벅스'라는 커피 전문점을 차렸고 초록색으로 그려진 로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인어, 사이렌이다.

고전 문학의 주인공이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고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홀렸던 인어 사이렌은

커피 향기로 전세계 사람들을 홀리고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 "포기할까 말까", "고백할까 말까"를 검색하면..??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자기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무언가 특별한 것을 숨겨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스트에그"라고 한다.

 

재미삼아 나도 네이버 검색창에 "포기할가 말까"를 쳐봤더니.

포기하지 마세요. Don't give up 이라는 메세지가 떴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내친김에 "고백할까 말까"라고 쳐봤더니..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예요'라는 셰익스피어의 메세지가 떴다.

누군가에게서 왠지 위로 받았다는 마음에 그 메세지를 간직하고 싶어서

캡쳐를 해두었다.

개발자의 특별한 선물인 이스트 에그' 부활절 달걀을 의미하는 숨겨놓은 달걀을 잘 간직해야겠다.

 

얼마전 테러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났던 벨기에..

벨기에 하면 떠오르는게 오줌싸는 꼬마 동상이다.

이 유명한 동상이 고작 30센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니..

이 동상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니..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틀린 말은 아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내가 몰랐던 ..다른 사람들도 분명 모르고 있을

깨알 같은 지식과 상식들이 페이지마다 수북하다.

이 책 한권이면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화제의 중심에서 잘난 척을 좀 할 수 있을듯하다.

 

오랫만에 꽤나 재미있는 책 한권이 생겼다.

내 책장의 제일 눈에 띄는 곳에 꽂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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