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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 산책 -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이재명.정문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재미있다.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책을 읽는 두가지의 즐거움이다.
그런 의미로 볼때 이 책은 나에게 완벽하게 두가지의 즐거움을 준 책이었다.
37개의 주변에서 들어봤고 귀에 익은 단어들의 어원을 파헤치면서
여태 내가 가보지 못했던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이탈리아등등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게 만들었고 나의 무지몽매함에 무릎 꿇고 읽게 만들었던 책..
내 머리 위로 지식 한바가지를 끼얹어 준 책이었다.
묘한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읽게 만들었던 이 책은..
재미로 따지자면 추리소설 저리가라할 정도다.
오랫만에 알량한 나의 지식의 얕음을 알게 해 준
"단어따라 어원따라 세계 문화산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단어부터가 나한테는 쇼크였다.
Australian 이라는 단어가 너무 길고 어려워서 줄여서 불렀다는 Aussie - 오지
솔직히 나는 이 단어가 한자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호주인이라는 뜻의 영어해서 나온 단어였다니 첫장부터 한방 먹고 들어간다.
코로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인데 유학할 때 한국에서는 본적도 없던
날렵하게 생긴 하얀병에 들어있는 이 맥주 맛이 궁금해서 한번 두번 마시기 시작하다가
푹 빠지게 된 맥주다.
코로나를 주문하면 맥주 주둥이에 라임 한조각이 끼워져 나온다.
그걸 손가락으로 쏙 밀어서 맥주 속에 퐁당 빠트린 후 병째 맥주를 마시는데
라임과 맥주의 절묘한 조화가 기가 막히다.
가끔은 살사라고 하는 맥시코산 땡고추가 나오기도 하였는데 알싸한 매운 맥주맛도
그때까지 내가 맛 보지 못한 특별한 맛이였다.
호기를 부린답시고 살사를 과하게 많이 넣은 날엔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 맥주에 라임에 왜 끼워져 나오는지를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맥시코는 지리적으로 고산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더운 날씨로 인해
맥주에 소량의 소금을 넣어 먹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병 주위로 벌레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라임이나 레몬으로 병 입구를 막았다.
이러한 습관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행해졌던 것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게 된것이다.
한국에 돌아온 후 코로나를 시키면 라임은 커녕 그 흔한 레몬 한조각이 나오는 곳이 없어
그냥 아쉽게 코로나를 마시곤 했는데 라임이 빠진 코로나를 그들은 '맥시코인의 오줌'
이라고 한다니.. 앞으로 나는 코로나를 마실때 마다 이 말이 생각나서
혼자 박장대소를 할것 같다.
루이카토즈 라는 브랜드명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 브랜드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 회사에서 일하는 친척이 있어 장갑, 머플러, 지갑등
몇몇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루이카토즈가 루이 14세를 말하는 것이라는 걸 또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패션에 남다른 열정을 지녔던 그는 옷을 갈아 입는 데만 100명의 하인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에게 내복등을 건네는 시중을 드는 일은 모두가 부러워 할 만큼
당대최고의 직책이었다.
오늘날 패션 쇼에 쓰이는 봄/여름시즌, 가을/겨울 시즌도 그가 창시하였다고 한다.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루이14세를 뜻한다니 괜히 사용하고 있는 루이카토즈 상품을
한번 더 만지작 거리게 된다.
점심 식사 후 커피가 땡길때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를 잡을 때
자주 찾는 스타벅스..
이 스타벅스의 어원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 바로 스타벅스다.
1970년대 초 시애틀의 영어교사였던 제리 볼드윈이 교사를 그만두고
'스타벅스'라는 커피 전문점을 차렸고 초록색으로 그려진 로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인어, 사이렌이다.
고전 문학의 주인공이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고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홀렸던 인어 사이렌은
커피 향기로 전세계 사람들을 홀리고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 "포기할까 말까", "고백할까 말까"를 검색하면..??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자기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무언가 특별한 것을 숨겨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스트에그"라고 한다.
재미삼아 나도 네이버 검색창에 "포기할가 말까"를 쳐봤더니.
포기하지 마세요. Don't give up 이라는 메세지가 떴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내친김에 "고백할까 말까"라고 쳐봤더니..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예요'라는 셰익스피어의 메세지가 떴다.
누군가에게서 왠지 위로 받았다는 마음에 그 메세지를 간직하고 싶어서
캡쳐를 해두었다.
개발자의 특별한 선물인 이스트 에그' 부활절 달걀을 의미하는 숨겨놓은 달걀을 잘 간직해야겠다.
얼마전 테러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났던 벨기에..
벨기에 하면 떠오르는게 오줌싸는 꼬마 동상이다.
이 유명한 동상이 고작 30센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니..
이 동상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니..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틀린 말은 아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내가 몰랐던 ..다른 사람들도 분명 모르고 있을
깨알 같은 지식과 상식들이 페이지마다 수북하다.
이 책 한권이면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화제의 중심에서 잘난 척을 좀 할 수 있을듯하다.
오랫만에 꽤나 재미있는 책 한권이 생겼다.
내 책장의 제일 눈에 띄는 곳에 꽂아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