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나는 기억상실증과 맞먹는 수준으로 기억을 통째로 잊어버리곤 한다.

그리고선 잊고 있는줄도 모르고 한동안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살다가

어떤 계기로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거세게 들고 일어날 때가 있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런 경험을 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특유의 무심한듯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를 이 책에서도

만나게 된다.

짤막짤막하고 간결한 그녀의 글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복잡하고 불안한 심리도 

담백하게 묘사되어지고 있다.

덕분에 등장 인물들의 단순치 않은 심리를 헤아려야 하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 된다. 

마치  대사없이 눈빛으로만 연기하는 실력파 연기자의 연기를 보는 듯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듯 숨을 들어마시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에쿠니 가오리만의 특색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10명의 여고생들이 등장한다.  

교실 안에서는 다들 평범해보이는 그 또래의 소녀같지만

교실 밖의 그녀들은 모두 한가지씩 나름대로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지방으로 발령을 받은 아버지와 떨어져,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기쿠코.

가끔 만나는 아버지를 대할때면 뭔가 좀 어색하다.

그러던 어느날 등교하던 전철 안에서 치한을 만나게 된 기쿠코.

처음의 당황스러움도 잠시 기쿠코는 자신의 몸을 만진 그 여자의 손길이

불쾌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불감증이 아닌가 하고..


문득, 등에 사람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것도 재킷 안쪽에, 화들짝 놀라 몸이 굳었다.

(중략)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손은 오른쪽에서 내 재킷 안으로 침입하여 재빨리 등을 스치고 지나

왼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주 꽉.

가늘고 싸늘한 손가락. 남자의 손이 아니었다.

금방 알 수 있었다.

-손가락 중에서-




에미와 모에코는 교실에서 단짝 친구이다. 

매일 등교를 같이하고 귀가도 같이하는 사이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에미가 이상하다. 

정신이 어딘가 먼데를 헤매고 있는것 같은 이상행동을 보이던 에미를 

같은 반 아이들은 병균 취급을 한다.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더니 학교도 휴학을 하게 되고, 모에코는 외톨이가 된다.


10월말쯤, 에미는 반에서 외톨이였다.
모두들 에미를 피했고, 에미가 손을 댄 것은 만지려고도 하지 않았다.
에미의 책상과 교과서에 저질스런 낙서를 갈겨 놓기도 했다.
'노이로제'니 '비정상'이니, '세균'이라고,
에미는 그런 낙서를 보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상하다는, 
그러나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암울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초록 고양이 중에서-


그나이 또래의 친구들과는 달리 유즈는 엄마와 함께 쇼핑을 하고,

브런치도 함께 먹고 까페도 함께 간다.

어느날 같은 반 친구인 다케이로부터 남자친구를 소개 받게 된다.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잘 모른체 이성간의 감정에 몹시 서툰 유즈..


그런데도 나는 계속 요시다를 만났다.

어찌된 셈인지 만나는 날에는 늘 비가 내렸고,

걸어만 다니는 데이트가 넌더리가 나기도 했지만.

발이 젖어 시려지면 처량한 기분이 든다.

그런 때 나는 곧잘, 엄마의 르노가 쌩하고 데리러 와 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곤 했다.

-천국의 맛 중에서-




성격 밝고 활발한 카나는 중도 비만이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쁘다는 말대신 성격좋다는 말을 한다.

가족들은 심한 말로 카나의 외모를 비하하며 자존감을 사정없이 꺾기도 한다.

그녀는 매일밤 사탕일기를 쓴다. 

그 일기에는 말이나 행동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색깔별 사탕을 준다.

사탕으로 독살하는 상상을 하면서..


카나는 성격도 명랑하고 일도 잘하니까, 결혼하면 잘 살거야,라고

아줌마는 말한다.

그렇죠, 라고 동의를 구하면 단골 손님들은 대개 암, 그렇고말고

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날이면 나는 아줌마와 단골손님에게 검정 사탕을 잔뜩 선사한다.

사탕은 독약, 지금은 그저 수첩에다 달아 놓을 뿐이지만 

-사탕일기 중에서-



교실에서 아무하고나 얘기하는데 친한 친구는 없는 다카노 미요는 

반 아이들로부터 이름이 아닌 다카노씨라고 성으로 불린다. 

그건 너와는 친하지 않다는 명확한 뜻의 표현이다.

남다른 발육으로 육체의 쾌락에 눈을 뜬 그녀는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


몸이 목적이라고는 여기고 싶지 않아 나는 미요와 함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옷을 사주려고도 해보았고, 쉬는 날에는 드라이브를 하자고도 해 보았다.

미요는 모두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헤실헤실 웃으며 다가와 방까지 따라오는 것이었다.

-머리빗과 싸인펜 중에서-


 

이렇듯 이들 소녀들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길목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누구는 그 시기를 다시 경험하지 못할 꿈 많은 시절이라고 한다.

누구는 갈수만 있다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도 한다.

그건 그 시절을 한참이나 지나 기억조차 잘 안나는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에게 여고 시절을 어땠지. 찬찬히 기억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절은 표면적으로는 즐거웠지만 내면적으로는 

진학에 대한 부담, 냉엄한 경쟁으로 내몰린 불안감과 초조로 

내심 버거웠던 것도 같다.


17살 여고시절, 한껏 멋을 내었지만 어딘가 꽤나 촌스러웠던 나와 내 친구들.

스킨로션 냄새와 쉬는 시간 누군가 몰래 까먹은 도시락 반찬 냄새가 뒤섞인 교실.

독사, 늙은여우 같은 살벌한 별명으로 불렸던 선생님들.

친구들과 몰려다니던 방과 후 분식집과 학교 앞 골목길.


가만있어도 눈에 띄는 여학생도 있고, 존재감조차 희미한 여학생들도 있다.

교우관계가 좋아 인기있는 친구도 있고, 은근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도 있다.

학업 성적이 좋아 선생님께 칭찬듣는 학생들도 있고, 

저번보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지 못해서 

손바닥을 맞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다지 넓지 않은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상 모든 것 같았던 그 시절.

시험 성적에 울고 웃고, 친구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이성문제로 설레고 힘들어하던

세상을 다 가진듯 하다가, 당장 죽고 싶을만큼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며

치열하게 보냈던 그 모든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이 나이쯤되니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는게 오히려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그때의 우리들처럼, 소설속의 열명의 소녀들은 꽤나 진지하게 

그 시절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청소년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그때..

때로는 화사하게, 때로는 우중충하게, 때로는 비를 맞고, 때로는 폭풍우를 맞으며

매일매일 아픈 성장통을 겪으면서 말이다.


왜곡된 기억은 그때를 아름답고 찬란하였다고 포장하기도 하고,

모든 촛점이 입시에 맞춰져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만큼 괴로웠다고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중년이 되어 그 시절을 지나온 모든 감정들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주 오랫만에 다시 들춰볼 수 있었던 소중하고 멋진 경험을 하였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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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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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서점을 들리면 유독 자주 눈에 띄는 일본작가가 있다.

바로 에쿠니 가오리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여류작가 중의 한명으로 꼽힌다.

웨하스 의자는 쓸데없는 미사어구는 생략되어진 매우 객관적인 시선으로 

매우 주관적인 ''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이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 바싹하지만 왠지 축축한 느낌을 받는다

객관적인 시선에만 포인트를 맞춘다면 그녀의 소설이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듯하다.

문체가 주는 간결함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주인공인 ''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눈물같은 습기를 가득 담고 있어서 금방이라도 주루루 눈물이 쏟아질듯한 

주인공인 ''의 감정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바싹 뽀송한듯하지만 실제는 그가 없는 밤, 애써 아닌척 하지만 입을 쩍벌린

외로움이란 녀석에게 집어삼킨 채 그 안에서 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는 그림을 그리며 독신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는 애인이 있고 그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있다.

그녀는 애인이 있어야 행복하고, 애인이 오지 않는 날은 내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니라는 듯.. 거리로 나가 무심히 산책을 하기도 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을 내딛는 발끝마다 흘리면서 말이다.



나는 애인 덕분에 이 세상에 겨우 발을 붙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것은 기묘한 감각이다.

애인이 전부라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애인과 있는 내가 전부라고 느낀다.

나는 그것을, 외롭다고 해야 하는지 충족돼 있다고 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럽다.

옳다고 생각해야 하는지 옳지 않다고 생각해야 하는지 몰라,

그만 생각을 포기한다.



그랬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하는 애인은 와이프와 딸이 있는 중년의 남자다.

왜 하필 가정이 있는 사람이냐고 묻지 않기로 했다.

그녀 또한 도덕과 이성사이에서 수 많은 밤을 힘들어 했을것이고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포기하는게 그녀가 견딜 수 있는 방법이었으리라.

사랑은 항상 사고처럼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그녀는 유부남을 사랑한게 아니라 사랑했던 그가 유부남이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모양새를 가진 '사랑'들이 있다.

그녀가 택한 사랑은 책 제목인 웨하스 의자처럼 

달콤하지만 이쁘지만 무너져버릴 것을 알기에 앉을 수 없는 

위험하지만 치명적인 사랑이었다.



나는 애인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애인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니까.

내게 그림을 그리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은 비슷한 일이다.

결국은 애인을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셈이다.

언어는 아무 소용이 없다.

언어로 사고하려 하면, 늘 같은 자리를 맴돌고 만다.


그녀를 지탱하고 살아나가게 하는 것은 애인이고, 그런 그를 사랑할수록 

자신은 외로움과 절망에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녀 또한 알고 있다.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지만 그건 그녀에겐 죽음을 뜻한다.

그녀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이건 책을 읽는 분들이 확인하시도록 남겨놓겠다.


세상의 잣대로 들이대면 질타를 받을게 자명한 사랑을 선택한 그녀.

깨지고 무너지기 쉬운 웨하스 과자로 만든 의자같은 그녀의 사랑을

보태지도 빼지도 못하고 지켜볼뿐이다.

결국 선택을 각자의 몫이고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행복하든 불행하든

그것 또한 자신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므로..



가볍게 읽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바닥을 훑으며 읽어내려간 듯한 묵직함이 남는 

소설이었다.

내친김에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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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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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좀 아는 사람들은 독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를 좀 많이 아는 사람들은 여리다고 한다. 

둘 다 맞다. 독하고 여린(?) 나에게 가장 아픈 말은 '엄마'라는 단어다.

그 단어를 듣거나 입 밖으로 꺼낼때면 가슴 저 아래쪽에 저릿해지곤해서 

독한 컨셉을 유지할 수가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못 읽는다.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울컥거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라는 책을 읽어볼까 싶었던 것은

우리 엄마의 딸이고, 우리 딸래미의 엄마인 내가 양쪽 모두와 목소리를 높여 

투닥투닥 언쟁을 할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세상 이쁘다가 세상 밉상이 딸래미와 안싸우고 잘 지내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

이 책을 꺼내들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개구리 올챙이시절 기억 못한다고 했는데,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에게 친절하지 않았던 나도 사실 엄마와 자주 다투곤했었다.

솔직히 어제가 엄마의 기제사였다.

내 나이쯤 되면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친구들이 꽤 있다.

요즘 나는 돈 많은 친구들보다 부모님이 아직 정정하신 친구들이 더 부럽다.

나는 엄마가 살아계셔서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가끔은 잔소리도 하며 그렇게 토닥토닥 내가 죽을때까지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의 저자인 장해주님은 유독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전작인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도 많은 딸들과 엄마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했던 걸로 알고 있다. 

딸과 엄마는 어느때는 동지 같았다가 어느때는 보기 싫은 밉상친구 같았다가..

종잡을순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각각의 마음속에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이인것만은 확실하다. 


저자와 엄마의 사이는 지극히 평범하다.

보통의 엄마들이 딸들에게 잔소리하듯 엄마의 잔소리는 늘 끝이 없다.

(이부분은 나도 인정한다)

잔소리가 지겨워 딸들은 가끔 엄마한테 소리도 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엄마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꽁꽁 숨겨둔게 보인다.


엄마들도 마찬가지인듯하다.

엄마들도 엄마가 처음이라 처음부터 똑 소리나게 잘하진 못했지만 

오랜 시간 잘할려고 노력해왔고, 어쩔땐 '딱 죽어버리고 싶었을만큼' 힘든 시기도 있기마련인지라

마음만큼 내 자식들에게 잘 해주진 못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 딸이.. 내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처음 배 속에서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것은 아는 순간부터 무덤 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그 바램은 계속 될 것이다.

그것이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나는 작가와 엄마의 일상적인 이야기, 작가 주변의 '딸'들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그건 아마 여자들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딸이었고, 내가 엄마이기에 이해하는 이야기들이다.



나는 엄마에게 어떤 딸일까.

최고의 딸일까.

할머니가 엄마를 생각하는 것처럼, 내 엄마한테도 나는 그런 딸일까.

생각만대도 좋아서 웃음을 감출 수 없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나, 나는 최고의 딸은 아니다.



때때로 엄마도 이기적이 된다. 자기중심적인 모습이 되기도 한다.

내 마음이 먼저고 내 감정이 앞서기도 한다.

엄마도 인격이기 때문에.

엄마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한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의 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엄마들도 너희들과 똑 같은 생각을 하던 젊었을 때가 있었다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워내며 엄마들은 그들의 삶에서 세련, 화려, 독기, 자유들을 하나씩

들어내며 가족들을 위해 그렇게 늙어갔다는 것을.

삶이라는게 생각보다 녹녹치 않아 내 식구들 챙기느라 엄마들은 여자에서

아줌마라는 제3의 성으로 변해가지만 그런 엄마들을 경멸하지 말고, 부디 애틋하게

쳐다봐주기를..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주 자주, 그리고 많이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웠다.

내가 좀 더 젊었을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축쳐진 어깨를 하고 돌아 서 있는

엄마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드렸을텐데..

옛말에 부모님 살아생전에 섬기기를 다 하라고 하였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더라.

돌아가시고 나니 그 모든 순간이 한스럽고 아쉽기만 하다.

최고는 커녕 중간도 못되는 못난 딸은 이렇게 눈물을 훔치게 된다.


최근 투닥거리는 딸래미 책상 위에 이 책을 살며시 놓아두어야겠다.

내가 엄마한테 했던 것처럼 우리 딸아이도 나한테 그러는 거겠지.

가장 가까우니까..가장 친하니까..그리고 믿으니까..

그 마음을 조금 더 포근한 마음으로 내가 껴안아야겠다.


최근 투닥거리는 딸래미 책상 위에 이 책을 살며시 놓아두어야겠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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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간편 요리 - 후다닥 쌤의
김연정 지음 / 리스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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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있는 직장맘들이 최고로 힘들 때가 언제인가 하면 
바로 직장에서 파김치가 되어 일하고 돌아와
주방에 앞치마를 두르고 섰을 때가 아닌가 싶다. 
배고픈 중생들이 시선이 무언의 압력처럼 뒷꼭지에 박힌다.
이럴때 필요한 것은 무엇??!! 
바로 스피드다.
재빠르게 식구들이 좋아할 밥과 국과 반찬을 해내야 한다.
빠르고 간단하지만 맛있는 반찬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딱 좋은 요리책을 
발견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연정님은 37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다.
늘상 냉장고 구석에 있는 친숙한 재료로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나 즐기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의 영향으로 외식이 줄고 집밥을 먹을 일이 많아졌다.
가끔 여의치 않을때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도 하는데,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음식들이
많아서 영 개운치 않을때가 많은데,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재료들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은 반찬들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집의 식탁도 꽤 풍요로워질듯 하다.

요리와 다정하게 지내지 않은 초보 주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는 대중적인 요리를 5개의 part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 매일반찬.밑반찬
2. 국.찌개
3. 한 그릇 밥.국수
4. 별식.간식
5. 김치.짱아치

이 정도 요리를 섭렵하면 주부로써 절대 꿀리지 않을 요리 솜씨를 뽐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리하는데 있어서 의외로 큰 조력자 역활을 하는 각종 청에 대한 정보도 
실어두었다.
한번 만들어두면 꽤 오랫동안 사용가능하고 나만의 강력한 팁도 될 수 
있을듯 하다.
요즘은 시장에 가면 생강이 꽤 저렴하게 나오던데, 욕심을 내어 생강청에 

전해볼까 싶다.





음식의 깊은 맛은 내는 양념및 천연가루들에 대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았다. 
직접 만들어두어도 좋고, 자신없으면 대형마트나 식자재마트에서 사서 구비를 해두어도 좋을듯 하다.
최근에는 마트에서 비교적 다양한 양념들을 만날 수 있다.
음식에 자신이 없는 주부라면 시판되는 양념을 사용하는 것도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준비할 재료와 요리방법을 자세히 담고 있다.
각 요리마다 하단에 Tip도 있으니 빠트리지 말고 읽어봐야 한다.
또한 각 요리에는 레시피 영상을 볼수 있는 QR코드가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유튜브 영상으로 넘어가서 후다닥쌤의 요리를 영상으로 보면서 요리를 할 수 있다.
책으로는 부족한 부분은 영상을 통해 익히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익힐 수 있을듯 하다.





이 요리책의 특징은 요리에 멋을 부리기보다는 우리 주변의 소박한 재료들로 
매일 활용할 수 있는 친근한 요리를 후다닥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보기에 좋은 요리라고 하더라도 이름도 생경한 재료들과 향신료들을 준비할려면
선뜻 접근하기 어렵고 지레 포기하고 마는 요리들이 많은데, 이 책은 쉽게 구입이
가능한 재료들로 만들 수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재료를 다듬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가는 요리들도 있지만 주말이나 시간이 있을때 
장만해두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는 저장성 음식들이니 감안하여 도전을 해보면 좋을듯 하다.

주부들에게 까다롭고 귀찮을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요리를 쉽게 재미있게 요리를 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라 생각한다.
주부 9단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반가운 요리책이다.
오늘 저녁 반찬을 뭘로 해야하나 고민인 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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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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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고전읽기는 나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고전은 죄다 읽어보고 어느자리에 가서도 아는척 

정도는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지식은 채우고 싶어하는 얄팍하고 비루한 자존심이랄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언젠가는 꼭 읽어봐야지했던 작품이었다.

이번에 스타북스에서 세련된 표지로 출판되었길래 이때다 싶어서 읽기로 작정했다.

알베르 카뮈는 1913년 알제리에서 출생하였다. 세계 1차대전이 발발하였고

징병되어 전쟁에 참여한 아버지는 사망하고 그 이후 어머니는 가정부로 일하며 어렵게 살림을 꾸렸다.

17세에 폐결핵으로 쓰러진 카뮈는 확실한 치료를 위해 집은 나와 이모부 집으로 옮겨 기거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지성인이 되어간다.

이 소설은 1942년 발표 되었고, 카뮈의 대표작으로는[시지프 신화],[칼리굴라]를 비롯하여, 1947년 발표된 [페스트]가 있고, 이작품으로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카뮈의 [이방인]은 출판과 더불어 '종전후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또한 2002년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문학 100대 작품'과

르몽드 선정 '20세기 100대 명저'에 1위로 선정될만큼 위풍당당한 책이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그의 이력과 약력에 기가 눌리는 느낌이랄까..

얼마나 대단한 책인지 정신차리고 읽어봐야지 싶었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알제에서 선박중개소 사무실을 다니는 뫼르소는 양로원에 계시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고 2시간을 차를 타고 달려 마랭고의 양로원에 도착한다.

어머니가 양로원에 계셨던건 그의 월급으로는 어머니를 부양하기 힘들었고,

하루종일 자신만 기다리며 무료해하실 어머니에게는 같은 또래가 있는 양로원이 오히려 나을거라 판단하여, 3년전에 양로원에 모셨는데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바로 알제로 돌아온다.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바로 다음날 뫼르소는 직장 동료였던 마리와 함께 코미디 영화를 보고, 해수욕도 즐긴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뫼르소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웃인 레몽은 소위 포주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고등교육을 받은 뫼르소와 친해지고 싶어했고, 아랍인인 레몽의 애인이 변심한것을 알고 애인을 혼내주기 위해 편지를 보내고자 했고, 뫼르소에게 편지의 대필 부탁한다.

뫼르소는 편지를 대필해주게 되었고, 그편지를 받고 온 레몽의 애인을 레몽은

거칠게 손찌검을 해대가 결국 경찰까지 출동할 정도로 소란은 커졌지만,

그 일로 인해 뫼르소와 레몽과 친해지게 되었다.

레몽의 초대로 뫼르소는 마리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수상한 아랍인들의 미행을 받게 된다.

이들 중엔 레몽의 애인의 오빠도 있었다.

결국 작정하고 따라온 아랍인들과 바닷가에서 싸움이 붙게 되고,

레몽은 칼에 찔려 부상을 입게 된다.

화가난 레몽이 꺼내든 권총을 뫼르소가 맡아두게 된다.

미칠듯한 더위에 가슴이 답답했던 뫼르소가 혼자 바닷가를 걷다가

레몽을 칼로 찔렀던 아랍인과 맞딱드리게 된다.

뜨거운 햇볕에 볼이 타는 듯했고 땀방울이 눈썹에 맺히는 것

느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그날처럼, 특히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대가 한꺼번에

다 피부 밑에서 지끈거렸다.

그 햇볕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여 나는 한 걸을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는 윗옷 속에 들어 있었던 레몽의 총으로 아랍인을 죽이게 된다.

이렇게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재판을 받는 뫼르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고, 관속에 있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않았으며, 어머니의 나이도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증언하는 양로원 관계자들..

어머니가 죽은 그 다음날 코메디 영화를 보러갔고,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고,

애인과 부정한 관계를 맺었다며 힐난하는 사람들..

그는 아랍인을 죽인걸로 이 법정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의 장례식과 그 이후에 보여줬던 그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게 된다.

뫼르소의 변호인은 이 재판은 아랍인을 총으로 쏜 사건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뫼르소의 반인륜적인 태도에 화가나 있는 이들에게는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판사, 교도소 부속 사제의 회유에도 그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며 거부한다.

그리고 그를 찾아 감방까지 온 부속 사제에게 위악과 냉소와 분노와 슬픔에 차서 소리친다.

"내가 살아온 이 부조리한 삶 전체에 걸쳐, 내 미래의

저 밑바닥으로부터

항상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도 오지 않은 세월을 거쳐서

내게로 불어 올라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더 실감난달 것도 없는 세월 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모두 다, 그 바람이 불고 지나가는 서로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거다.

타인의 죽음, 어머니의 사랑. 그런것이 대체 뭐란 말인가"

그는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은 어쩌면 사회적인 통념을 벗어난 그의 솔직함이 더한 비극을 불러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았고, 어머니의 나이를 기억하지 못했으며,

어머니의 관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밀크티를 마셨다는 것이 그 시대에 폐륜아적인 행위였을 수도 있지만 그는 변명하지 않았다.

또한 장례식 다음날 좋아하는 여자와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하고, 그녀의 몸을 탐내고 잠자리를 같이 한 것에 대한 변명과 용서도 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형량을 낮추기 위해 믿지도 않은 종교를 믿는척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한 행동을 거짓없이 얘기했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어쩌면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사건의 본질보다는 사회적으로 정해놓은 도덕적 잣대로 타인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죄를 덧씌우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단 따돌림, 마녀사냥등으로 나타나는 집단 이기주의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질타와 무리 속에서 이방인이 되는 것이 두려워

거짓된 행동과 거짓된 눈물을 흘리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그런 우리들에게 보내는 뫼르소의 냉소적인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해서

자꾸 뒷골이 찌릿해지는 느낌이다.



장폴 사르트르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지만 소설보다 더 어려운 해설이라 나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알베르 카뮈의 출생에서부터 그가 47세에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을때까지의 그의 행적들을 년도 별로 기록하였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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