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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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단호하게 말하지만 나는 그런건 없다고 생각한다.

이만큼 나이를 먹고 살아왔지만 지금껏 그런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사람도, 자연도, 견고하기 이를데 없다는 사고방식도

세월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간사하기 이를데 없는 사랑이라는 건 더더욱 쉽게 그 향기를 잃고

모양이 변하고 색깔이 변하고 온도가 변하는거 아닐까..

천년만년 영원할것 같았던 사랑도 길지도 않은 2~3년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는 것쯤은 알만큼 세상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랑 앞에서도, 그런 인간관계 앞에서도 내가 나임을 잊지 않고

나의 자존감이 허물어지지 않게 버티고 당당히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는 터득해야한다.

한번쯤, 아니 살아오면서 수 없이 느껴왔던 허무한 감정을 추스리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마음 교과서를 찾게 되었다.





남궁원 작가의 작고 소중한 책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이렇게 구구절절 마음에 박히는 소리를 하는지.. 얼마나 많은 경험치에서 나온

아픔을 이렇게 한자한자 새기듯 글을 쓰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 소개글은 너무나 단순하여 그의 직업도 그의 나이도 알 수가 없었다.

나의 글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그 한마디에 글을

놓치 못한 채

잡념이 많을때면 운전대를 잡고 좋은 문장을 찾아 떠난다

그가 책을 쓰는 이유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면

'네.. 나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이 책을 읽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할것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나 한사람은 사랑에 대한 짧은 단상을 적은 글들을 읽으며

내가 살아왔던 과거와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하는 미래를 대하는 마음의

정의를 내리는데 큰 힘이 되었다.






살다보면 어느 날 나의 연인보다

더 괜찮은 이상형이 나타나기도 하고

선뜻 다가온 친절함에 흔들릴 때도 있다.

순간의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마음이

이상하다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입으로 이별을 말하기 전까지는

내 사람을 속인 채 다른 사랑을 키우지 말자.

믿었던 사랑이 처음같지 않을때, 과연 이것이 맞는 것인지 헷갈릴때,

힘들고 외로운 마음으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을때,

이 책은 마법같은 언어들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상실을 겪고 결핍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꼭 한번 속는 샘치고

처음부터 천천히 정독을 하길 권한다.

좋은 구절이 있으면 가끔 펜을 꺼내 한자한자 필사를 해도 좋겠다.




오늘의 한숨이 내일의 웃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복잡하고 날선 세상을 나 답게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36.5도 온도를 유지하며

온전한 멘탈을 부여잡고 살아가보려 한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마음 내킬때마다 한페이지씩 읽어간다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부드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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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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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 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은

내가 고등학교때 교과서에도 실렸던 작품이었으니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그 소설을 쓴 작가 이효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0년에 제정한 문학상이

바로 이효석 문학상이다.

해마다 시상작들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탁월한 작품들이 많다. 매해 수상작들을

살펴보는 것은 독자들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재능있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것은 한국 단편 문학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작업으로

이효석 문학상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올해도 2023년 수상작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되어졌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권에 모아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의미가 있다.

대상을 차지한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우수상을 차지한

강보라 작가의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김병운 작가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

신주의 작가의 작은 방주들

지혜 작가의 북명 너머에서

기수상 작가 자선작

김멜라 작가의 이응이응

총 7편의 단편 소설들이 소개되고 있다.





작품들 중에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대상을 차지한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이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연 대상을 차지할 만한 작품이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이야기는 요즘 세간에서 심심찮게 듣게 되는 학폭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돈가스집 아들 승규에게 학교 폭력으로 시달려 왔던 주인공 동주의 이야기다.

어느날 공사가 중단된 폐건물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게 되는 승규.

그 자리에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동주는 그날의 사건에 대해서 경찰에게

추궁도 당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한다.

결국 단순 사고사로 사건이 처리되지만 졸지에 아들을 잃은 승규의 어머니는

그날 이후로 영혼을 잃어버린 모습으로 동주의 곁을 맴돌며

그날의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끝내 함구하는 동주의 태도는 그녀를 배려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를 죽도록 괴롭혔던 승규를 대신하여 그녀에게 복수하는 것이지

한참을 생각하였으나 어느것이 동주의 마음인지 나로써는 헷갈린다.

나는 동주의 태도와 심리를 쫓아가며 헤아리느라 소설속으로 빠져들어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소설이 끝났을때의 그 아쉬움이란..

왜 뒤가 더 없어? 동주는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데?

더 알고 싶은데..나 혼자서 애가 타서 허둥거렸다.

단편 소설의 단점이 이것이구나 하며 애꿎은 단편을 탓하며

짧게 끝난 그 이야기가 무척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사정없이 빠져들었던 소설이었다.

인물들의 심리묘사, 절제된 언어들, 과하게 뒤틀지 않은 전개들이 현실감을

부추기며 독자들을 몰임하게 만들었던 탁월한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 작품들 외에도 퀴어에 대해 비교적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었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라는 작품도 좋았다.

사람은 그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사람자체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은 집안에 온갖 쓰레기 쌓아놓고 사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필력도 좋아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소설이었다.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수작들만 어떻게 이렇게 잘 추려냈는지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 만나보면 또 다른 재미와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며

독자로써 단순한 욕심을 내어보기도 한다.

단편소설이 주는 임펙트가 압권이었던 7편의 작품들이 주는 짜릿함에 황홀했던 순간이었다.

다시 2024년 수상작들을 기대하며 한 해를 기다려야겠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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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김인중.원경 지음 / 파람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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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많은 반목과 적대감 속에서 살고 있다.

서로의 사는 방식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고,

태어난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경계하며 날을 세우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사람 살만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위화감을 없애고 친절과 배려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벌한 시대에 귀감이 될만한 두 종교인의 예술적 화합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고귀하게 느껴진다.

세계적으로 '빛의 화가'로 불리며 인정 받고 있는 김인중 신부와

깊고 고요한 산사의 시인 원경스님이 각자가 추구하는 예술로 만나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냈다.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제목만으로도 벌써 마음의 안정이 오는듯하다.






김인중 신부님은 1974년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줄곧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다가 작년에 한국에 돌아와 현재 카이스트 초빙석학교수로 재직중이시다.

신부님은 서울대학교에서 회화과를 졸업하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10대 스테인드 글라스 작가로 선정되어 해외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원경 스님은 1982년 출가하셔서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하시고

현재 북한산 심곡암 주지를 맡고 계시다.

시집 '그대 꽃처럼'을 통해 문인협회 회원으로 등단하였으며 몇권을 책을 내시기도 하셨다.

산사 음악회를 전국사찰 최초로 시작하여 문학적 반항을 일으키기도 하셨고,

불우한 이웃의 배고픔을 해소해주기 위해 탑골 공원 무료급식소가 중단의 위기를

맞았을때 맥락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외롭고 소외받고 있는 노인분들에게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계시다.

두 분은 각자가 믿고 있는 종교가 다르며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는 분들이시지만

김인중 신부의 그림과 원경 스님의 시로 책을 엮자는 출판사의 제의로

귀하고 소중한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김인중 신부님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

같은 기법으로 만든 유리 글라스, 그리고 색채의 오묘한 조화를 이룬 그림들이 실려있어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마음껏 감상 할 수 있다.

신부님의 작품들은 빛이 투과되면서 색채의 어루러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 신부님의 작품에 존경심을 더해서 글을 쓰신 원경스님의 시에서는

유달리 빛과 향기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빛빛, 달빛, 봄빛, 꽃빛, 가을빛, 낮빛, 물빛

녹음향, 차향, 바람 내음, 님향..

스님의 시에서 느껴지는 배려와 존경심이 어우러져 시를 접하는 내내

세속의 악함을 잊고 편안함과 고요함을 느끼게 된다.





서양에서 많은 활동을 하신 김인중 신부님의 그림은 얼핏 보면 추상화 같지만

신부님 본인은 정작 그렇게 불리는걸 원치 않으신다고 하신다.

마음을 그린 것이기에 심상화라고 하자고 제안하신 원경스님의 농담반 진담반이

오히려 정겹다.

수묵화에 색채를 입힌듯한 신부님의 그림에 원경스님의 시는 찰떡 같이 조화를 이룬다.

과거 동양화를 보게 되면 멋드러진 그림에 길지 않은 한편의 시가 적혀있기 마련인데

두 분의 화합은 고귀한 동양화 한편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서양화 인듯한 동양화, 천주교와 불교, 신부님과 스님

다르지만 낯설지 않고 위화감이 들지 않는 놀라운 조합은

적대감 가득한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지쳐있던 마음이 그림과 글로 인해 쓰담쓰담 어루만져지고

위로 받게 되는 반짝이는 보석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로의 위치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자기가 믿고 알고 있는것이

최고라고 고집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고귀함이 아름다움으로 남아

오랫동안 귀감이 될거라 생각한다.

깊어가는 가을

몇 줄의 시 한편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이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이 짓누르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다.

깊은 산속, 유해요소 없는 자연속에서 상처받은 마음과 혼란스러운 정신이

맑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책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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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게 말을 걸다
김교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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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작가의 화풍을 보거나 의도를 파악하거나 구도와 색감을 중점적으로 보거나 하며

각자의 시선으로 그림을 이해하고 느낄것이다.

나는 어떤 식으로 그림을 대하는가 곰곰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저서를 통해 그림을 그린 작가의 프로필부터

그림에 대한 설명을 마치 공부하듯이 외우기 급급하였다.

마치 누군가와 그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때 '나 이정도 교양은 있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야하는 듯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솔직히 단 한번이라도 그림을 마음으로 느낀 적이 있었던가..라는

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다.

'명화에게 말을 걸다' 이 책의 저자인 김교빈님은 현재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문인 작가로 활동중이다.

미술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지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막막하고 두렵고 억울하고 슬프고 아팠을 마음을 달래고 추스려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며 하나씩 이루며 지금에 이르렀다.

슬픔의 마디마디를 겪고,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며

스스로를 연마했을 때 비로소 서서히 먹구름은 걷히고 눈부신 햇살을 발견할 수 있다.

천번의 붓질이 쌓이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고 한다.

나를 포기하지 않고 나의 내면과 끊임없이 나누었던 대화가

나에게는 천번의 붓질과도 같았다.





그래서 작가가 얘기하는 명작에 대한 이해는 곧 고통과 힘겨움을 이겨내고자

하루하루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이어진다.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에서

살바토르 달리의 [기억속의 저편]에서

밀레의 [만종]에서

작품 속에 깔려있는 아픔과 절망을 만나게 된다.

이카루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날개를 가지고 있던 그는

익숙함에 염증을 느끼고 하늘 끝까지 올라가고 싶은 자신을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높이 높이 태양까지 날아오른다,

더 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끼지만 그의 날개는 뜨거운 태양열에 타들어가고

마침내 땅으로 추락하고 만다.

살바도르 달리의[기억속의 저편]이라는 그림은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명작이다.

마치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한 시계.. 시간은 멈출듯 아주 느리게 흘러가고

권태롭고 적막하고 지독한 고독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아무 약속도 없는 휴일날 오후를 보내는 나 같은 느낌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은 고단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친 시골 농촌의

부부가 교회에서 울리는 저녁 종소리에 두손을 모으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그림으로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으로 죽은 아이를 땅에 묻고

죽은 아이를 위해 부부과 기도를 올리는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적잖은 쇼크를 받았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연결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날개를 잃고 추락하는 이카루스, 흘러내리는 시계처럼 권태롭고 막막했던 시절,

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냈을때의 슬픔을 담담한듯 처절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 작품속에 내 삶을 비춰보며 따뜻한 자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하고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더욱 담금질을 하여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은 그린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갖고 스토리를 알면 전과는

전혀 다른 깊이의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화가의 그림을 보면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듯 그림을 그려낸 화가의 삶에 공감하면

나와 동일시되는 '몰임'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그림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나의 삶을 보듯 화가의 삶을 보면 어쩌면 고통과 절망속에서 만들어진 명작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시선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나는 그 방법을 몰랐다.

그림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배운듯 하다.

백과 사전을 펼치면 나오는 듯한 암기식 정보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보고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통해 그동안 살아왔던 내 삶을 다시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삶도 그려보며 녹녹치 않았던 인생 길을 걸어온 나에게

때로는 칭찬과 때로는 격려와 때로는 위로를 건네며

그렇게 내 자신과 조우하고 싶다는 강렬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지내온 길과 그다지 다름 없이 비슷한 길을 힘겹게 걸어온

작가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인생은 전속력으로 부딪히는 사람에게만 아름다운 보상을 해준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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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는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열림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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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에 한명인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한국어 중에 어쩜 이리도 순수한 언어들이 많은지 놀라울 지경이다.

그중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단어들만 골라골라서 이쁘게 빚어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시를 탄생시키는지 경이로운 마음으로 시를 읽게 된다.

1945년생인 시인은 공주사범대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시집, 산문집, 그림시집, 동화집등 150여권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왕성하게 활동한 덕분인지 우리 주변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를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게 된건 어쩌면 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큰 축복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출판된 너'에게 나는' 이라는 시집은 그동안 나태주 시인이 발표한 시중에서

김예원 작가가 '너'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시들만 골라 고운 시집이 탄생되었다.

너라고 지칭되는 것은 바람일 수도 있고, 꽃일 수도 있다.

어린 아이일 수도 있고, 스쳐지나가는 타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너 일수도 있다.

읽는 이의 마음에 따라 너는 다른 형상으로 나에게 나가온다.

그래서 가볍게 읽다가도 덜컹하고 가슴에 뛰는 시들이 많았다.

네가 오는 날은

비워두는 날

하늘을 비우고 땅을 비우고

초라한 나의 인생조차 비워둔다.

그리고 소중한 이가 나를 만나러 오는 날이면 오롯이 그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비워두고 애태우며 기다리는 여릿한 마음을 나타낸 연서같은 느낌이

들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미친듯이 무더웠고 강도 들도 바다도 들끓었던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오는 길목에서 이렇게 애정과 사랑을 담은 시들을

읽는다는건 여러 의미로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인 너를 대하고, 애정을 쏟고, 그리움을 켜켜히 쌓아간다.

시인의 시 속에도 여러 모양새의 사랑이 존재한다.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네가 내게로 오겠다고 말할 때

그러라고 하고

네가 나를 떠나겠다고 말할 때

또한 그러라고 말하는 것뿐이다.

내 생각대로, 내 고집대로 억지로 꺾고 휘어 모양을 잡는것이 아니라

너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큰 사랑이라는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애둘러 말하지 않아도 많은 말을 지껄이지 않아도

단 몇줄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깊이가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건

시가 가지는 진정한 매력이 아닌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이고, 나에게 너는 어떤 의미인가.

너 그리고 나

세상 모든 것은 너와 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너를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이 곧 나를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시인의 시를 통해서 알게 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포용력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263편의 시들은

매일을 전투적인 자세로 살고 있던 나를 무장해제 시키고 어느새 여유로운 마음

한조각을 쥐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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