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단편 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은

내가 고등학교때 교과서에도 실렸던 작품이었으니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그 소설을 쓴 작가 이효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0년에 제정한 문학상이

바로 이효석 문학상이다.

해마다 시상작들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탁월한 작품들이 많다. 매해 수상작들을

살펴보는 것은 독자들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재능있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것은 한국 단편 문학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작업으로

이효석 문학상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올해도 2023년 수상작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되어졌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권에 모아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의미가 있다.

대상을 차지한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우수상을 차지한

강보라 작가의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김병운 작가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

신주의 작가의 작은 방주들

지혜 작가의 북명 너머에서

기수상 작가 자선작

김멜라 작가의 이응이응

총 7편의 단편 소설들이 소개되고 있다.





작품들 중에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대상을 차지한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이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연 대상을 차지할 만한 작품이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이야기는 요즘 세간에서 심심찮게 듣게 되는 학폭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돈가스집 아들 승규에게 학교 폭력으로 시달려 왔던 주인공 동주의 이야기다.

어느날 공사가 중단된 폐건물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게 되는 승규.

그 자리에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동주는 그날의 사건에 대해서 경찰에게

추궁도 당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한다.

결국 단순 사고사로 사건이 처리되지만 졸지에 아들을 잃은 승규의 어머니는

그날 이후로 영혼을 잃어버린 모습으로 동주의 곁을 맴돌며

그날의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끝내 함구하는 동주의 태도는 그녀를 배려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를 죽도록 괴롭혔던 승규를 대신하여 그녀에게 복수하는 것이지

한참을 생각하였으나 어느것이 동주의 마음인지 나로써는 헷갈린다.

나는 동주의 태도와 심리를 쫓아가며 헤아리느라 소설속으로 빠져들어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소설이 끝났을때의 그 아쉬움이란..

왜 뒤가 더 없어? 동주는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데?

더 알고 싶은데..나 혼자서 애가 타서 허둥거렸다.

단편 소설의 단점이 이것이구나 하며 애꿎은 단편을 탓하며

짧게 끝난 그 이야기가 무척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사정없이 빠져들었던 소설이었다.

인물들의 심리묘사, 절제된 언어들, 과하게 뒤틀지 않은 전개들이 현실감을

부추기며 독자들을 몰임하게 만들었던 탁월한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 작품들 외에도 퀴어에 대해 비교적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었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라는 작품도 좋았다.

사람은 그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사람자체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김인숙 작가의 자작나무 숲은 집안에 온갖 쓰레기 쌓아놓고 사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필력도 좋아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소설이었다.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수작들만 어떻게 이렇게 잘 추려냈는지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 만나보면 또 다른 재미와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며

독자로써 단순한 욕심을 내어보기도 한다.

단편소설이 주는 임펙트가 압권이었던 7편의 작품들이 주는 짜릿함에 황홀했던 순간이었다.

다시 2024년 수상작들을 기대하며 한 해를 기다려야겠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