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에게 말을 걸다
김교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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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작가의 화풍을 보거나 의도를 파악하거나 구도와 색감을 중점적으로 보거나 하며

각자의 시선으로 그림을 이해하고 느낄것이다.

나는 어떤 식으로 그림을 대하는가 곰곰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저서를 통해 그림을 그린 작가의 프로필부터

그림에 대한 설명을 마치 공부하듯이 외우기 급급하였다.

마치 누군가와 그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때 '나 이정도 교양은 있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야하는 듯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솔직히 단 한번이라도 그림을 마음으로 느낀 적이 있었던가..라는

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다.

'명화에게 말을 걸다' 이 책의 저자인 김교빈님은 현재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문인 작가로 활동중이다.

미술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지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막막하고 두렵고 억울하고 슬프고 아팠을 마음을 달래고 추스려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며 하나씩 이루며 지금에 이르렀다.

슬픔의 마디마디를 겪고,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며

스스로를 연마했을 때 비로소 서서히 먹구름은 걷히고 눈부신 햇살을 발견할 수 있다.

천번의 붓질이 쌓이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고 한다.

나를 포기하지 않고 나의 내면과 끊임없이 나누었던 대화가

나에게는 천번의 붓질과도 같았다.





그래서 작가가 얘기하는 명작에 대한 이해는 곧 고통과 힘겨움을 이겨내고자

하루하루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이어진다.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에서

살바토르 달리의 [기억속의 저편]에서

밀레의 [만종]에서

작품 속에 깔려있는 아픔과 절망을 만나게 된다.

이카루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날개를 가지고 있던 그는

익숙함에 염증을 느끼고 하늘 끝까지 올라가고 싶은 자신을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높이 높이 태양까지 날아오른다,

더 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끼지만 그의 날개는 뜨거운 태양열에 타들어가고

마침내 땅으로 추락하고 만다.

살바도르 달리의[기억속의 저편]이라는 그림은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명작이다.

마치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한 시계.. 시간은 멈출듯 아주 느리게 흘러가고

권태롭고 적막하고 지독한 고독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아무 약속도 없는 휴일날 오후를 보내는 나 같은 느낌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은 고단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친 시골 농촌의

부부가 교회에서 울리는 저녁 종소리에 두손을 모으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그림으로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으로 죽은 아이를 땅에 묻고

죽은 아이를 위해 부부과 기도를 올리는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적잖은 쇼크를 받았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연결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날개를 잃고 추락하는 이카루스, 흘러내리는 시계처럼 권태롭고 막막했던 시절,

사랑하던 사람을 떠나보냈을때의 슬픔을 담담한듯 처절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 작품속에 내 삶을 비춰보며 따뜻한 자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하고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더욱 담금질을 하여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림은 그린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갖고 스토리를 알면 전과는

전혀 다른 깊이의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화가의 그림을 보면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듯 그림을 그려낸 화가의 삶에 공감하면

나와 동일시되는 '몰임'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그림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나의 삶을 보듯 화가의 삶을 보면 어쩌면 고통과 절망속에서 만들어진 명작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시선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나는 그 방법을 몰랐다.

그림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배운듯 하다.

백과 사전을 펼치면 나오는 듯한 암기식 정보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보고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통해 그동안 살아왔던 내 삶을 다시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삶도 그려보며 녹녹치 않았던 인생 길을 걸어온 나에게

때로는 칭찬과 때로는 격려와 때로는 위로를 건네며

그렇게 내 자신과 조우하고 싶다는 강렬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지내온 길과 그다지 다름 없이 비슷한 길을 힘겹게 걸어온

작가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인생은 전속력으로 부딪히는 사람에게만 아름다운 보상을 해준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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