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길 시골하우스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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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영희 님의 소설은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꽃을 좋아해서 꽃으로 글을 쓰는 글쟁이라는 작가 소개글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

그런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감꽃 길을 따라 걸으면 모습을 나타내는 시골집..

제목부터 고향에 온듯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하유는 부모님을 여의고 언니마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세상에 혼자 남은 고아가 된다.

살아가면서 피붙이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의 슬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세상에 혼자 남았다는 고독감과 상실감,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은 친척인 이모네는 하유가 유산으로 받게 될 재산에만 눈이 멀어

그녀에게 부모 앞세운 년이라는 모진 소리를 해댄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세상 다정한 가족의 모습을 하지만,

실상은 그녀에게 칼보다 더 날카로운 말로 그녀를 베고 상처입히는 추악한 인물들이었다.

동화작가인 하유가 지옥같은 집을 떠나 작품 구상이라는 명목으로 도망치듯 찾게 된 시골에서

우연찮게 가족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그녀를 품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시골 하우스에서 그림을 그리던 시곤은 하유의 순진하고 착한 성품에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그렇게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가진 두 남녀는

서로에 대한 오해로 헤어져있기도 하지만 그리움을 털어내지 못해 다시 만나기도 하며

그들만의 사랑을 키워간다.

넷플렉스 인기 드라마를 보는 듯한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는

시골 하우스에 피어난 꽃들의 향기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도 더해서 푹빠져들게 된다.

6월에 내린 눈 · 감꽃

백자귀의 설야 · 백자귀

닿고 나서야 알았다 · 작약

당분간만 안녕 · 백일홍

재회는 칼날 같고 · 오미자

10월이 뜨거워지다 · 수국

그대가 있어 · 제라늄

그날 밤 그와 그녀 · 천년초

악한 자의 구덩이 · 포인세티아

뿌린 대로, 지은 대로 · 과꽃

이야기 전개속에 나타나는 꽃들은 꽃말까지 더해져 소설의 깊이를 더하고

아름다운 꽃이 주는 분위기와 향기가 더해서 그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세상에 인연이라는 것은 정말로 존재한다.

그래서 그 인연은 피할 수도 없고 지나갈 수도 없다.

돌고 돌아도 꼭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우연인 것 같지만 그 우연이 쌓이고 쌓여서

인연이라는 이름을 만든다.

그 많은 우연을 지나서 이렇게 '함께'라는 이름이 된다

몇번을 읽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던 구절이다.

나를 믿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인연을 만나게 되면서 여리기만 했던 하유도

용기를 내어 강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었다.

상처받고 지쳐있던 하유에게 진정한 마음으로 그녀를 보둠어 주었던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흔들리기만 했던 한 사람을 세상 앞에 우뚝 설 수 있게 만들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비바람을 이겨내는 야생화처럼

사람들도 서로에게 기대야지 모진 세상을 버텨갈 수 있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소설속 주인공인 하유를 응원하게 되고

내 마음에도 꽃잎이 피어나며 따뜻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소설이다.

다음 장면들이 궁금해서 한번 읽게되면 쉽사리 책에서 손을 놓기가 힘들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화되어서 스크린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감꽃이 눈부신 그 시골 하우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하유를 만난다면

뭉클해질것만 같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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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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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은 20세기 중반에 명성을 날렸던 프랑스의 여류작가이다.

그녀의 나이 19살에 쓴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책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는 출판되자마자 책을 읽어본 후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며

가족의 성을 쓰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필명인 프랑수아즈 사강으로 활동했다.

그후로 수 많은 책을 '어떤 미소', '길모퉁이 까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흐트러진 침대'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어린 나이에 작가로 데뷰하여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사강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을 쓰면서 연극과 영화에도 참여하였고, 단맛과 쓴맛을 맛보았다.

스피드 광이었던 그녀에게 자동차 경주는 피가 뜨겁고 끓어오르는 짜릿함과

사고로 인해 한동안 깁스를 하고 다녀야했던 낭패감을 맛보기도 하였다.

도박장을 드나들며 돈을 잃고 지옥으로 떨어졌다가 엄청난 돈을 따고 천국(?)의 맛을

맛보기도 했다.

두번의 이혼을 하고서도 자유분방하게 연애을 하였고, 세간의 이목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얼핏 봐도 평범하지 않았던 그녀의 삶 속에서 철저하게 예술가적인 기질을 엿보게 된다.

나는 이 책에서 섬세하지만 과감하고, 식지 않은 열정을 뜨겁게 불사르며,

주눅들지 않고 후회하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도전적인 삶을 살은

사강의 삶을 좀 더 가까이에서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또한 그녀가 만났던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영혼을 울리는 위대한 재즈보컬리스트로 칭송 받았던 빌리 홀리데이의 팬이었던

사강은 그녀와의 만남에 대해서 회고하고 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영혼을 울리는 재즈 싱어였던 빌리 홀리데이는

그녀의 피부색이 검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겪었고

결국 불행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 중독으로 삶을 마감하고 만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등 20세기 중반 미국 문학계에서

이름을 알렸던 테네시 윌리엄스와의 만남.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최초의 미국 작가들 중 한사람인 윌리엄스는 그의 사생활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그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그는

자신의 성적 성향을 투여하기도 하였다.

미국 영화 연구소에서 선정한 100대 영화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시민케이'로

천재 영화감독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는 오손 웰스와의 추억 또한 씁쓸하다.

한때 주목 받는 배우이며 영화감독이었던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던 그가

할리우드에서 급변하는 영화계의 추세에 타협하지 못하고 B급 영화를 제작하는

한물간 감독으로 퇴색되어져갔다.

한때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살았지만 결국 사람들의 편협된 시선속에서

비난 받고 매도 당하기도 하였다.

오늘날에도 공인이라는 이유로 다른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와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관심과 사생활 침해를 일삼고 SNS를 통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퍼붓고 있으니 예나지금이나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들의 편협된 시선인것 같다.

다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환희를 맛보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인생의 고통을 맛보기도 하였다.

인생이란 환희와 고통의 순간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며 직물을 싸듯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매 순간의 기쁨과 고통을 과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견뎌내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프랑수와즈 사강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는 건 무엇일까..

깊어가는 가을날, 생각이 깊어진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기재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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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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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세상을 들었다 놨다하는 세기의 재판들은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죄를 법이라는 사회적인 규제와 약속으로 판단하여 죄의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

과연 100% 정확하고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천인공노할 범죄자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거나

죄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 몇십년이 지난 후에, 심지어 사후에 무죄를

받는 일이 있는걸 보면 살아생전 법정에 서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법과 재판에 흥미를 가지도록 청소년용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딱딱한 법정 용어대신 청소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니다 로

저술하여 부드럽게 읽히는 책이다.

저자인 장보람님은 변호사로 일을 하며, 어린이.청소년 교양서 저자로 활동중이고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상임조정위원직을 맡고 있다.

이 책에는 12건의 재판에 관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

기원전 399년의 소크라테스의 재판에서부터 1998년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재판까지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세기의 재판들을 엮어놓았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사과 방식을 알 수 있고, 역사적인 배경도

알 수 있어서

지식서로써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얼마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천원짜리 변호사'등

법정드라마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재판의 경우,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유죄를 선고받고

독배를 마시고 죽음을 맞은 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다수결의 원칙이란 항상 옳은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판단한 일이 진실로 옳은 것인지 선뜻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만든

사건이다.

드레퓌스의 재판은 유대계 프랑스군 소령이 독일군 스파이로 몰린 사건으로

어처구니 없게도 이니셜이 같아는 이유로 조작된 증거와 함께

독일군 스파이로 몰아려서 불명예 제대를 하고 유배를 갔다가

언론의 힘으로 재심을 받고 12년만에 무죄가 밝혀졌던 사건이다.

기판력을 가진 판결을 뒤엎고 재심을 하여 판결을 번복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한명의 무고한 자라도 나오지 않도록 형을 집행하는 일을 하는 이들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로자 파크스의 재판은 사람들의 사고와 가치관을 바뀌게 만든 재판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흑인에 대한 차별이 팽배했던 시절 흑인은 흑인들의 자리에 가서

앉으라는 버스 기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뜨거운 감자같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인종차별에 관한 재판이었다.

결국 로자 파크스는 연방대법원에서 승리하게 되고 그 이후 인종 차별에 대한 법률들이

폐지되게 되었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법정 싸움을 옆에서 지켜보는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와 흥미를 가질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의 가치관도 바뀌게 마련이다. 백년전의 사회적인

통념으로 만들어진

법을 현시대에 고스란히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람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또 바뀌게 하기 위해 법은 재정비 되어야하고

개정해 나가야한다.

신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영역으로써의 법이 어떻게 정의롭게 서야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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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헤르만 헤세의 나 자신에게 이르려고 걸었던 발자취들 벽걸이 달력 (중형 A3)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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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해 달력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나곤 한다.

사람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들이 다르겠지만 나는 새해의 다이어이와 달력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곤 한다.

올해는 늘 받는 보험사 달력이 아닌 뭔가 새로운 달력을 준비해보고 싶었다.

가장 눈이 많이 가는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업무에 지쳤을때 한번씩 쳐다보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달력이면 금상첨화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데미안의 "나 자신에게 이르려고 걸었던 발자취들" 이라는 그림 달력이 눈에 띄었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이다.

고전 소설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데 헤르만 헤세가 글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

그림에도 뛰어난 소질이 있었다는 것을 이번 캘린더를 통해 알게 되었다.

2023년 12월부터 있으니 기존의 탁상용 캘린더를 대신해서 12월부터 새로운 캘린더로

바꿔야겠다.






앞면에는 날짜가 뒷면에는 헤르만 헤세가 직접 그린 그림과

소설 데미안 속의 좋은 글귀도 적혀있어서 그의 그림과 글을 함께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너무 뻣뻣하지도 미끌거리는 재질도 아니여서 메모를 하기에 좋을듯 하다.

개인적으로 번질거리는 재질의 캘린더는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

빛을 받으면 반사되어 눈의 피로를 불러오기도 하고, 캘린더의 날짜가 잘 안보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매달매달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맘에 드는 그림은 날이 지나면 뜯어서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거나 책상 위를

장식해도 좋을듯 하다.





꿈을 발견하면 길은 한층 쉬워진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은 없다.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된다.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된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들을 음미하며 나 자신을 다독일 수 있을듯 하여

보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될것 같다.

목가적인 헤르만 헤세의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의 내년도 그의 그림처럼 잔잔하고 조용하고 안온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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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말들 - 프랑스어가 깨우는 생의 순간과 떨림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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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내 경험상 절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그 나라 생활에 익숙해져

안정권에 들때까지는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보다 두배는 더 부지런해야하고 세배는 더 알뜰해야하고 네배는 더 노력해야지

겨우 외국생활의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 궤도권 안에 진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목수정님은 작가로,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20여년간 파리지앵으로

살면서 터득한 성찰과 사색의 순간을 프랑스어 34개로 이야기하고 있다.

파리는 전세계인들중 많은 이들이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도시이다.

나 또한 한때는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을 음미하고 자유와 낭만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하며 동경하기도 하였다.

맛과 멋, 그리고 시민혁명으로 이룬 자유를 상징하는 프랑스 파리에서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지, 그들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은 어떠한지.. 파리에서 오랫동한 생활한

한국인이 꼽는 34개의 단어로 프랑스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다른건 몰라도 '빨리, 빨리'라는 단어는

다들 알고 있다. 이만큼 한국을 대변하는 단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한국인들은 좋게 말하면 굉징히 빠릿빠릿하고 부지런하지만 나쁘게 말하는 성질이 급하다.

근현대사를 돌아봐도 수 많은 외침과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무것도(?)없는 나라에서

반세기 만에 이만큼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들을 몰아부치고 있는

그 빨리빨리 문화가 일등 공신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좀 부려도 될성 싶은데 근성이라고 해야하나..

쉽게 고치져지 않은것 같다.

이에 비해 프랑스를 대변하는 단어는 우리와 정반대인 Doucement(두스망)이다.

부드럽게, 천천히 라는 이 단어에서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을 바로 알게 된다.

프랑스인들은 학교에 지각할 지언정 서두르지 말고 두스망,

맥주를 따르다 거품이 흘러 넘쳐도 두스망,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두스망을 외친다.

프랑스에서 생활하다보면 이런저런 순간에 매우, 많이, 자주 듣는 단어라고 한다.

매사에 숨이 턱까지 차도록 전력질주하고 있는 우리도 가끔 두스망~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Bonjour(봉주르)는 프랑스어 인사말이라는 것쯤은 대부분 알고 있을것이다.

요즘은 참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기가 어색하다.

버스를 탈때도 고개를 까딱하는 목례 정도는 하지만 소리를 내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기는 뭔가 쑥스럽다.

프랑스에서는 마트를 가도, 산을 오를때도, 길거리에서 청소부 아저씨를 만나도

다들 먼저 봉주르라고 인사를 한다. 저자도 매번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지 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선방을 맞고 마는 단어라고 한다.

bon(좋은) + jour(날)을 뜻하는 봉주르..

오늘이 기필코 좋은 날이 되어야 한다며 먼저 인사를 하는 프랑스인들처럼

나도 숙쓰러움을 좀 넣어두고 먼저 인사를 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봐야겠다.

On s'en fout(옹 상 푸)는 아무도 신경안써. 라는 말이다.

아무도 신경 안쓰니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관심없어.라는

뜻으로 쓰여서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한다.

타인에 대해서 지나친 간섭이나 관심을 갖는 것이 오히려 실례라고 생각되는 요즘,

프랑스라도 해서 예외는 아닌듯하다.

그들의 쿨한 개인주의가 더해서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프랑스인들 초대하여

한국음식을 대접할려고 하던 저자가 끙끙거리자 남편이 툭 던진 한마디

옹 상 푸.. 격식따위 신경안써도 된다 라는 뜻으로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저자의 에피소드에 미소를 짓게 된다.

이외에도 프랑스를 대변하는 단어들을 통해 프랑스의 여러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등장하는 프랑스어 단어들은 단어의 뜻을

설명함과 동시에 그 단어들이 나오게 된 배경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프랑스의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인 면도 슬며시 맛보게 된다.

에세이라도 하기에는 교양서적에 가깝다고 할까..읽을 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한국과 다른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책을 가까이 하는 독자들에게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질리도록 많이 봐온 나라,

프랑스에 대해 새로운 면목을 볼 수 있어서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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