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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오리지널 커버 에디션)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6년 2월
평점 :

이 소설의 작가인 미나토 가나에는 '고백'이라는 작품으로 이미 수년전부터 주목하고 있던
작가였는데 이번에 모성이라는 소설이 나왔다고 하여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미나토 가나에는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는 탁월한 재주가 있는 작가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 작기이기도 하죠.
맞습니다.
이 작품 또한 인간 내면에 여성들의 섬세한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여고생이 자기가 살던 아파트에서 추락사를 하게 되면서 그 여학생의 어머니와 딸이 서술하는 1인칭 화법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다시 말하는 어머니는 어머니의 시선과 생각으로, 딸은 딸대로 자신의 시선과 생각으로
각각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읽다보면 누구 말이 사실이야? 라는 물음표가 생깁니다.
그리고 소름돋았던 점은 인간이란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머리속에서 왜곡하여 저장해둔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친구나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같은 일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겪게 되고, 각자의 기억들도 정확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에
어머니와 딸이 같은 사건을 다르게 얘기하는 것 또한 너무나도 잘 이해가 되어
더욱 소설 속으로 빨려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모성'이라고 하면 우리는 누구나 할것 없이 자식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모성이라는 단어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모성이란 타고난 여성의 본능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여성들에게
강요된 윤리인가..라는 점에 살짝 당황스럽게 만들죠.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의 특징이 인간의 심리를 묘하게 틀어놓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건지 헤매게 하고 소설 속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점입니다.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휘둘리며 소설책을 덮을 때 즈음이면 뭔지 모르게 마음 속에
묵직한게 남아 마음을 쓰게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쓰러진 장롱 아래에 깔리게 되는
친정 어머니와 어린 딸.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두 사람을 다 살릴 수 없고,
한사람만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한 딸이자 어머니인 그녀는
자식은 다시 낳으면 되지만 엄마를 잃을면 끝이라며, 친정 어머니의 손을 잡아 끄는 장면에서는
앗.. 소리가 절로나며 놀라게 됩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모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그 긴박한 상황에서 어린 딸을
살릴려고 하는게 맞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잘못된건가? 라며 자책을
하기도 했네요. 내리 사랑인줄만 알았던 모성도 결국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는 점과
각자의 처해있는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살짝 충격도 받습니다.
가족이라는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을 만들고, 나를 옥죄는 존재로
서로를 오해하고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가족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와 감정의 잡고 흔드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가장 당연하다고 믿었던 사실을 부정될때 느끼는 그 곤혹감을 고스란히 받게 됨에 따라
해답을 얻지 못하고 긴 여운을 가지게 되는 건 책을 읽은 우리들의 몫이 되겠죠.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차기 작을 어서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