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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슈투더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장르소설은 항상 읽기 전 작가의 이력을 본다. 한 편의 추리 소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건과 관련된 배경이나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뭔가 뚝 하고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소재를 만들 때에는 반드시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스노우맨>작가인 '요 네스뵈' 역시 다양한 일을 하게 되어 사람들이 심리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만난 <형사 슈투더> 역시 이와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마흔두 살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저자가 남긴 이 책은 스위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눈에 띄는 거라고는 전혀 없는, 평범하고 소박한 나이 지긋한 형사가 앉아 있을 뿐이었다. 안에 든 뚱뚱한 몸 때문에 맵시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느 회색 양복 아래로 구깃구깃한 셔츠칼라가 보였다. 창백하고 마른 얼굴도 모자라 콧수염이 입가를 덮고 있어서 웃고 있는 건지, 아니면 진지한 표정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30p-
위 글은 주인공 슈투더를 표현한 것이다. 해리 홀레와 같은 분위기는 전혀 아니지만 중요한 사실은 '형사'라는 직업에서 남들이 볼 수 없는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그냥 젊은 형사 이미지로 하면 좋을 텐데 굳이 늑막염을 앓고 있으며 정년 퇴직을 앞둔 형사를 세웠을까? 소설은 내가 가보지 못한 세상이며 맘껏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주인공을 내세움으로 독자들 역시 흥미만이 아닌 연민과 인간적인 면을 책 속에서 느끼게 된다.
소설의 시작은 슈투더가 살인 용의자 청년을 감옥으로 이송한 후 시작이 된다. 사건은 아주 단순할 정도로 금새 범인이 잡히고 판결까지 나왔다. 그런데 형사는 자신의 감각이 자꾸 이 사건에 대해 파헤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용의자가 자살 시도를 하게 되면서 과감하게 뛰어 들게 된다. 큰 도시에서는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범인은 꼭 잡힌다. 하지만 작은 마을에서는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나더라도 범인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슈투더는 이와같은 사실을 느끼면서도 진실을 찾아나선다.
사건의 정황을 보면 어느 독자라도 진실에 어느 정도 다가갔을 것이다. 다만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인데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긴박감이 넘치거나 빠른 전개가 없다보니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슈투더 혼자서 해결하는 과정과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의 언어속에 있는 말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행위는 독특했다. 지금이야 심리에 대해 많이 사용이 되고 있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슈투더의 이미지는 신선했을 것이다. 늙고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는 형사...초라한 모습이지만 그 내면에는 누구보다 강한 심지가 있는 것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알 수 있다.
또한 작은 마을 이라는 점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산층도 아닌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여기에 과거 범죄자도 등장하긴 하는데 사건과 관련되기 보다는 현재 삶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사람들 삶은 어디서나 같고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렇다면 마지막 결말은 어떻게 될까? 한 발짝 진실로 다가가는 슈투더 하지만 진실을 파헤치기엔 유가족에겐 아픔이니 나 역시 어떤 결말을 원하지는 모르겠고, 다만 죄는 결코 피해 갈 수 없다는 사실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