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
최준영 지음 / 이지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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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 까진 저자에 대해 알 수 없었다. 물론, 페이스북을 잘 하는 것도 아니기에 더더욱 몰랐을 텐데 제목을 보고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이 읽었는데 오히려 인생과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얻게 되었다.

 

책을 펼치기 앞서 '전국 초청 1순위 대중 강연가' '420자 칼럼 '페이스북의 논객 최준영 그리고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소개가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과연 무슨 이야기가 이 안에 있을까. 첫 장부터 '저렴한 강의' 그리고 '거지 교수'의 소제목이 눈에 들어왔는데 어? 이게 무엇이지?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글을 보는 동안 공감이 가지 않을래야 가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 믿을까.

 

소위 말하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학을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오고 커리큘럼이 화려한 인물이었다면 과연 내가 이 책에 호응이 되고 공감이 될 수 있었을까?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에게는 자신과 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더 쉽게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본능이 있다. 그렇기에, 최준영 선생님의 강연은 있는 자보다 없는 자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고 더불어, 사람사는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준영 선생님의 삶은 어때했는가. 배경이 탄탄한 집안도 아니었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는 자퇴를 하고 야학을 다녔으면 검정고시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후 대학에서는 몇번의 제적 끝에 결국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 그뒤 글쓰기로 하나로 인생을 걸고 걸어온 길이었는 점이다. 

 

현재는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우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인문학에 대한 강연을 하고 소통하는 사람이 되었다. 여기에, 2005년 성프란시스대학 (최초의 노숙인 인문학 과정)을 시작으로 노숙인, 여성 가장, 교도소 수형인들에게 글쓰기와 문학을 강의했다는데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닌 몸소 인문학에 대한 느낌을 알려주고 있다.

 

인문학은 사람을 알아가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어느 한 노숙인으로 인해 사람으로 인해 행복과 사랑을 통해 사람의 온기 느끼는 그 이상의 인문학이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문학 하면 그 자체로 딱딱하기보다는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이게 외면을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앞서 적었듯이 최준영 선생님의 경력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걸어온 삶은 어느 누구보다 열심이었고 노동자들 그리고 노숙인 등등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되는 이들에게 거침없이 다가가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유명대학을 나왔다 라는 것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마음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것 솔직히, 이러한 실천이 어렵더라도 그들의 인생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힘든 시절 책읽기와 글쓰기로 자신을 위로하며 지내왔다던 시간들 이제는 인문학을 많은 이들에게 알림으로 인해 그들 자체의 삶에 빛이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든다. 특히, 노숙인 인문학 1기 졸업생인 한 분의 이야기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까. 마지막 가는 길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보다는 뒤늦게 배운 '인문학'으로 인해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 글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으로 인해 때로는 약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볼 수 있었다는 점과 그들의 마지막 몸부림이 자신을 버린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타까웠다. 그것이 그들의 절규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이렇게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에는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는 실천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인문학'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쓴 글에 대해서 잘 썼다는 논평보다는 못쓴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요즘 글쓰기 관련해서 많은 서적이 출간이 되고 있는데 몇권을 소장하고 있지만 역시나 많이 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준영 선생님은 글쓰기로 생계를 시작하지 않았다. 무상으로 칼럼을 써달라는 부탁으로 시작되면서 2년동안 소개로 여러곳에 글을 썼고 아름다운재단 에서 대기업으로 소개를 해주게 되면서 원고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처음부터 욕심을 앞세우고 했다면 어땠을까. 누가봐도 탄탄한 학력이지만 오히려 글한번 쓰지 못하는 후배들에게 해주는 조언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일부를 들려주는 것 뿐이었다. 어느것도 바라지 않고 시작한 것이 튼튼한 밑거름이 되어 지금의 모습이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면 인생은 자신이 베풀수록 언젠가는 꼭 부메랑 처럼 되돌아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여러 갈림길이 있다. 미래는 한길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두렵다고 머무르기 보다는 실패를 통해 단단해지고 길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야 말로 자신의 삶을 이끄는 목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최준영 선생님은 어제의 글이 부족하고 부끄러워 오늘도 계속 쓰고 있다.  

 

저질러야 합니다. 저지르고 나서 후회할 일이면 후회하고 아플일이면 아프고 즐길 일이면 즐기는 겁니다. 해보지도 않고 망설이다가 아무것도 안 되느니 차라리 저지르는 무대책한이 되라는 겁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을 테니까요.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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