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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작품은 <달팽이 식당 2010년>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 책을 읽을 당시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어찌나 쏟아지는지 책 보다가 그렇게 운적도 없었다. 얇지만 아주 제대로 꽉찬 이야기로 사람의 감정을 대신 표현했다고 할 정도로 상처 받은 그들의 내면을 '달팽이 식당'을 통해 섬세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후 책이 언제 출간이 될까 하는데 오늘 드디어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 역시 전 작품과 동일하게 '음식'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예로부터 '요리'는 인간의 마음을 달래주고 상한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것이 너무나 벗어나버려 이제는 '대접'이 되어버려 때론 부담감을 심어주는 요소가 되어버려 아쉽기만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진심으로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은 결코 독특하거나 먼 나라 이야기다 아니다. 바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살아가는 삶의 내용이다.
총 7편의 단편으로 있으며, 길지 않는 내용으로 각각의 인물이 겪는 아픔을 정확하게 나열하고 있다. 그중 첫번째는 치매할머니를 위한 손녀가 직접 후지산에 있는 빙수를 먹고 싶은 그녀를 위해 자전거로 달려갔다온 손녀. 불편하다 생각했던 존재가 오히려 그 빙수로 인해 과거 행복했던 한 가족의 추억을 끄집어 내었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 손녀는 감사하지 않았을까...그리고 이어, 청혼을 하기 위해 아버지와 단골이었던 음식점에 간 한 남성의 이야기는 남성이 화자가 아니라 그의 애인이 화자로써 색다른 방식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요리를 통해 한발짝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헤어짐을 준비하는 40대 남녀의 이야기는 씁쓸함을 준다. 그러나, 그들에게 마지막 만찬이듯 잊을 수 없는 요리는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각각의 음식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이야기를 끌어냄으로 한권안에 여러 사람의 인생을 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그리운 하트콜로릿'은 치매에 걸린 한 노인의 이야기인데 배우자가 죽은지 13년이나 지났으나 언제나 어느 한때를 기억하고 있는 그녀이다. 처음 독백처럼 시작하는 문장은 '이게 뭐지?' 하는 의아함을 주기 시작했고 그 후,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바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때 슬픔이 밀려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행복했던 시간과 음식으로 자신의 맘 속에 채워버리고 모든 기억을 버렸다. 이것만이 그녀가 살아갈 이유처럼 말이다.
슬픔과 기쁨 그리고 화해를 저자는 '음식'을 통해서 말한다. '달팽이 식당'에서도 상처로 말을 못하게 되어버린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식당을 차리면서 상처받은 그들이 서서히 치유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다 소개를 하지 못했더라도 잔잔한 이야기로 흘러가는 그들의 삶이 좋았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