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 뜨겁거나 혹은 너무나 슬픈 여행의 유혹, 개정판
최인호 글.사진 / 프라하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떠나라.

당신은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권태와 우울함에 저항할 수 있는

<여행자>이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다. 잡을 수 없기에 더욱 큰 소망으로 다가온 여행자의 길...그러나, 단순히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화려한 문화만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대는 여행자가 아닙니다. 때론, 여행을 통해서 스스로를 찾아야 하며 고된 여행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 밥보다 책이 좋아 매일 책을 읽고, 친구보다 여행을 사랑한 한 사람이 있다. 그렇기에 20년간 바람처럼 홀로 수많은 나라를 떠돌아다녔다. 인도, 티벳,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을 다녀왔다.

 

떠나라. 당신은 바람보다 자유롭다.

 

원주민 짐꾼에게 재촉하며 화를 내는 탐험가에게 그들은 말한다 " 우리가 이곳까지 제대로 쉬지도 않고 너무 빨리 왔기에, 우리의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 이곳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이 글은 나에게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선사했다. 여행은 인생의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빨리 가고 있지 않는가 삶 역시 어느 것도 바라보지 않고 쉴새 없이 흘러가고 있지 않는가. 이제는 우리의 영혼을 위해 잠시 멈추어야 한다. 상상한것 보다 훨씬 많고 고독이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말이다.

 

뼈저리게 낯선 것들을 충격적으로 만날 수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일상과 다른 것, 그것이 무엇인드 낯섦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과의 짜릿한 만남을 즐기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여행이다.

 

 

무심코 페루에 간다는 말에 낯선곳으로 가고 있다. 어느 설레임이나 목적이 있지 않았으나 단지, 낯선 곳에 대한 무의식적 욕망이 유혹을 하고 있다. 책 속에는 간간히 소개되어지는 시를 보면서 시와 여행자의 느낌이 하나가 되어 다가왔다. 훌쩍 혼자서 무더운 인도로 가려고 하는데, 여행사 직원은 고개를 설레설레 한다. 그러나, 여행자의 계획은 무계획이고 충동적이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떠나는 고독한 여행 그렇게 여행자는 여행을 더난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일을 근심하는 불행한 정신에 저항하고 샘솟는 열정에 길을 터주는 것이다.」이 문장을 보고서 그동안 여행을 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을 했다. 즐겁기 위해 아님 새로운 곳을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숨을 쉬기 위해 여행을 떠났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이어, 정답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 시킨다.

 

작은 배낭 하나가 여행자의 짐 그리고 전부이다. 여행을 떠나기전 온갓 짐들을 넣고 빼고 다시 정리한다. 그 과정이 여행의 한 부분인 '즐거움'이다. 벌써 떠나기전 부터 설레이는 여행자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 짐들은 우리 일상의 실체들이다.그렇기에 베낭 속에 짐을 넣는 다는 것은 자신의 현실을 담아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말도 안되고 떠나기전 얼마나 준비할 것이 많은데 하는 반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여행자의 가방은 이렇게 가볍다.

 

인도에서 하등칸에 몸을 실었던 여행자. 깨끗한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닌 여행자만의 생각이 느껴집니다. 다양한 여행 에세이를 접하다 보면 그들만의 느낌을 받곤 한다. 최근에 읽었던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2012년)'은 여행 에세이가 아닌 기행에세이로 분류가 되었다. 외로움..사람은 타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동반자를 만나고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홀로 하는 여행은 수많은 생각들을 동반한다. 외롭지 않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은 외로움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 내 손이 있어여. 내 마음도 손과 함께 있어여

 

어릴적 투박한 엄마의 손이 부끄러웠던 여행자 하지만, 이 여행 속에서 그는 엄마의 손을 그리워하고 있다. 중국의 낙안..그곳에서 여행자는 한 남자의 어머니를 만난다. 그의 집에 이틀간 머물면서 불편했으나 행복했던 그 공간을 떠나며 어머니는 꼬깃꼬깃한 지페 몇장을 쥐어준다. 그리고 말한다 " 다음에 또 놀러 오고.." 마치 아들을 배웅하듯 꼭 잡아준 손..이렇게 여행자는 자신이 걸어온 길 위에 그리워하는 것이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

 

여행자의 여행도 끝이 보이고..호기심 가득한 시선도 떠나고 자유도 함께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보다 기쁘고 행복하다 라고 소리치고 있다.

 

돌아왔노라.

세상과 이별하고 속세와 단절하니

세상과 나 서로 맞지 않아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하리오.

가족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와서 봄이 왔다 일러주니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아야겠네.

 

-도연명-

 

자 그대도 이제 떠나보자.낯선 타향으로 멀리 멀리 떠나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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