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어떤 생명도 피할 수가 없다. '죽음'에 대한 철학은 아주 오래전부터 의문점을 띄우고 해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사는 동안 삶에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무한하지 않고 끝이 있어 사는 동안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목적이라는 것.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죽음에 슬픔을 주지 않고는 지나칠 수가 없다. 오늘 만난 <긴 작별 인사>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다. 엄마를 잃고서 아버지와 그 슬픔을 감당해야 했던 순간들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먹먹해지곤 했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한 그 가슴 앓이를 어떻게 하면 흘려보낼 수 있을까? 각자의 시간이 주어진 이 세계에 먼저 일찍 떠나버린 이들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추억하고 기억할 뿐이다.
죽음은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빨리 헤쳐 나오는 법은 모른다. 그저 산자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맡기면서 보낼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산 사람은 어떡해서든 살아간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문장을 보면서 나 또한 먼저 떠난 이를 생각했다. 정신없이 장례식을 치르고도 여전히 믿기지 않은 그 현실에서 할 수 있었던 건 침묵밖에 없었다. 이 책은 개정판으로 출간 당시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다른 도서를 먼저 집필했고 그 후에 나오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저자가 느낀 당시의 상실감을 고스란히 알 수 있었다. 죽음이란 쉽게 받아들일 수 없으니 말이다.
책 속의 문장은 슬픔을 이겨내려는 대신 당시의 솔직한 감정을 보여준다. 떠난 자에 대한 그리움을 슬픔 대신 빈자리와 남겨진 물건들로 기억을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산자는 그렇게 살아간다. 그리고, 힘들었구나 그럼에도 잘 살아가고 있구나... 마지막 책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뱉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