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영화 특별판)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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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해"

"훌륭해. 잘 견뎠어."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고개 숙인 고코로의 두눈에서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본문 중-

최근 한 작가 쓴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학교 폭력은 오늘날의 문제가 아닌 과거에도 이미 수면위에 드러나지 못했지만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다만, 이를 대중매체를 통해 더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 되었을 뿐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를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인데 여기서 '부모' 뿐만 아니라 성인 누구라면 이일을 같이 해결을 해야한다. 단순히, 아이라서, 어른이 생각하기에 아무 문제가 아니라서 라는 인식으로 이 사태를 대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유아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무수한 감정을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여긴다면 한 사람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가 되면서 심각성을 낳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거울 속 외딴 성>은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상영이 되었던 작품의 원작으로 이미 출간이 되었던 소설이다. 영화가 상영되면서 특별판으로 새롭게 출간이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그저 흥미로운 sf 만화로만 생각을 했었다. 무려 600페이지가 되어 언제 읽나 했는 데 손에 잡힌 순간 후루룩 하고 한순간에 책장을 넘겨버린 거 같을 만큼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소설은 한 소녀의 독백으로 시작이 되는 데 글을 읽는 순간 소녀가 학교에서 제대로 친구과 지내지 못하고 왕따를 겪고 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름은 안자이 고코로 중학교 1학년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늘 못마땅하게 자신을 보는 부모님에게 솔직하게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니 유일학 안식처에서도 불안하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방에 있는 전신 거울이 강한 빛을 내고 호기심에 손을 뻗은 순간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낯선 곳으로 떨어진(?) 고코로는 그곳에서 늑대 가면을 쓴 소녀를 만나고 더더욱 자신 뿐만 아니라 그곳에 이미 와있는 6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영문도 모른체 낯선 세계로 오게 된 아이들..늑대소녀는 아이들에게 이곳은 거울 성이며 머물지는 못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아침 부터 오후 5시까지) 언제든지 각자의 거울을 통해 이곳을 드나들 수 있지만 오후 5시 이후엔 절대 남아서는 안된다 말한다. 또한, 늑대소녀는 이들에게 이곳에 소원을 들어주는 열쇠가 있으며 1년이 되는 시점인 3월 30일까지 찾는 자에게만 소원을 빌 수 있음을 상기한다. 그러면서 열쇠를 기간안에 못찾게 되면 기억은 있되 더 이상 거울 성을 방문할 수 없고, 반대로 찾게 되어 소원을 빈 후엔 이곳의 기억이 다 사라진다. 누구도 원치 않는 게임(?)이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자신만의 소원을 빌기 위해 찾아나선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아이들의 감정이 이렇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코로가 겪는 일은 아무런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에겐 힘든 일이다. 대놓고 왕따는 아니지만 주위 친구들을 이용해 고코로를 괴롭히는 아이와 그 무리들. 분명 어른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다독이고 이겨냈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모르기에 어쩔 수가 없다. 하여튼, 이곳에 모인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고코로 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픔을 마음에 담아두며 살아가고 있었다. 고코로를 비롯해 리온(남), 우레시노(남), 후카(여,) 마사무네(남),스바루(남), 아키(여)...암묵적으로 '학교'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는 데 우레시노의 거침 없는 표현으로 금기시 되었던 '학교' 단어가 튀어나오면서 서서히 저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이야기 한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또 다른 공통점..리온을 제외한 이들은 다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힘들지만 이곳은 괴롭히지 않고 누구나 편안하게 있는 공간이 되 시점에서 마사무네가 먼저 같은 날에 학교에서 만나자고 제의한다. 다들 두렵지만 ... 교실이 어려우면 보건실 아니면 마지막 거울 성으로 오라고. 마사무네의 말로 두려워 하던 학교를 간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들과 함께라면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고코로와 아이들은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코로가 학교에 갔을 때 5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고코로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 역시 학교에 갔지만 서로를 만나지 못했고 같은 상황을 겪었다는 사실. 그리고 평소 게임을 즐기던 마사무네가 한 달 만에 나타나면서 자신들이 '평행 우주'에 사는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는다. 그제서야 자신들이 살던 곳에 있던 건물이나 배경들이 조금씩 다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늑대소녀는 '만날 수는 있다'라는 묘한 말을 남겼다는 것. 도대체 무엇일까?

책은 마냥 거울 성 상황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고코로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 역시 교차로 보여준다. 일반 학교와 다른 학교로 보내질 예정인 고코로는 그곳에서 기타지마 여선생님을 알게 되는 데 인위적인 모습이 아닌 정말 고코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인물이다. 이 선생님으로 인해 사이가 소원해졌던 친구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갇혀 있던 자신을 밖으로 내보내는 동시에 거울 성에서 아키가 규칙을 깨고 그곳에 남아 늑대에게 잡아 먹혔다. 누구나 상처를 얘기했지만 유일하게 말하지 않았던 아키..무엇이 두려워 목숨이 사라질 수 있는 데도 남은 것일까? 원망 보단 상처를 생각했던 아이들...유일하게 밖에 있었던 고코로는 늑대소녀가 말한 내용과 동화 <빨간 모자>가 떠오르면서 아키와 다른 아이들을 구하러 거울 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 되는 6명의 아이들의 상처와 왜 같은 학교지만 만날 수 없었는지를 알게 된다.

전부터 생각했어. 왜 우리가 모두 유키시나 제5중학교에서 불려왔는지, 거기에는 뭔가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늑대님이 의도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어.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본문 중-

반전의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평행 우주를 생각했다가 이것이 아니네 하면서 다시 한번 거울 성의 존재가 어떤 의미였는지...서로 과거부터 미래까지 얽힌 이들을 보면서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아이들에게 용기를 줬다. 고코로와 동갑인 리온은 유일하게 하와이게 사는 데 왜 이곳으로 불려졌는지 역시 소설의 중요한 핵심이었다. 사는 동안 상처와 아픔은 싫든 좋든 겪을 수밖에 없다. 어느 부족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단지,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무수히 겪는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고 헤쳐나가는지를 알려주는 거 같다. <거울 속 외딴 성>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문제가 되는 요점을 환타지와 엮어 풀어냈고 '서로'의 단어를 멋지게 풀어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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