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열 번째 여름
에밀리 헨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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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우리의 열 번째 여름

저 자: 에밀리 헨리 / 옮김이: 송섬별

출판사: 해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 사이에 사랑과 끌림, 그 간의

세월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친구 이상

관계로 넘어가는 순간 많은 걸 잃게 될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339p-

 

 

이성간의 우정은 존재할까? 존재하기도 그렇지 않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오늘 읽은 <우리의 열 번째 여름>은 바로 우정으로 사랑을 덮어버린(?) 로맨스 소설이다. 남녀간의 애정을 그린 소설은 무조건 사랑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들이 갈등선을 보여주어 독자 역시 현실감 있는 공감을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친구로 12년을 보낸 파피와 알렉스..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불꽃이 튀는 사랑이 아니었으며 반대로 서로가 절대 가까워질 수 없음을 간파(?)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서로 꺼리낌 없이 모든(취향부터 성격 등)것을 이야기 했고 너무나도 편안하게 서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서로에게 익숙하고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알아챈 순간...우정과 사랑 사이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파피는 여행기자로 한 잡지에서 일을 한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소개를 하는 데 언제나 친구인 알렉스와 함께 한다. 이를 보면 어떻게 이성끼리 친구라고 여행을 갈 수 있지?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데 처음 두 사람이 여행을 시작한 계기는 파피가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알렉스는 그녀와 다르게 미래를 착착 준비해가는 모범생이라 큰 호응은 없었지만 함께(친구로서) 다녀온 캐나다 여행(관광지가 아닌 은퇴한 노년이 사는 지역 등 저예산 여행으로 가능한 곳)한 후 앞으로 여행을 하고 싶은 파피의 말에 그는 매번 같이 갈 수는 없지만 매년 여름 휴가를 파피와 보내기로 하면서 부터다.

 


그렇게 두 사람은 10년 동안 매해 휴가로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언제까지 서로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책은 파피의 시점이라 솔직히 알렉스의 시선도 궁금했는 데 이 부분이 없어 살짝 아쉽긴 했었다. 하여튼, 그렇게 10년 이라는 시간이 흘러갔고 현재 파피는 2년 전을 알렉스와 마지막 여행으로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누구라도 예상한 감정이란 것을 알테지만 아슬아슬한 두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을 지 궁금증이 생기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책은 현재와 과거 12년 전 알렉스와 만나기 시작한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점점 현재 시점으로 모아진다. 그리고 동시에 파피와 알렉스가 서로의 감정을 숨기고 각각 연인을 만들어야 했던 상황들을 보여준다.

 

어리석다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냥 좋다고 하면 될 것을 왜 못할까 하겠지만 파피에게 있어 알렉스는 잃고 싶지 않는 친구였고, 알렉스 또한 그렇다. 파피는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상처가 많은 인물인데 그렇다고 가정이 불운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가족을 둔 파피인데 학창 시절 겪은 사건(잠시 만났던 한 남자 아이로 왕따가 되었다)으로 고향을 향한 애정은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모습을 알렉스에게 보여주었지만 만약 사랑이 된다면 자신에게 실망할 것을 두렵기에 사랑을 늘 숨겨 두었다. 알렉스 역시 평범한 가정 속에서 자랐지만 친모가 막내 동생을 출산하는 과정에서 사망하면서 죽음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이 생겼다.



하나의 삶 안에 공존할 수 없는 수도 없이 많은 것을

모두 바란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하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 알렉스가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그가 원하는 것을 모든 걸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니깐,

알렉스가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게 방해해선 안 된다.

-384p-

 

 

초반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10년 동안 빙빙 주위만을 맴돌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했는 데 마지막 2년 전 여름 휴가로 상황이 변했고 어떻게서든 달라져야 했다. 읽는 내내 현재의 여름과 10년 전 여름을 읽으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알렉스를 향한 마음이 드러나지만 숨겨야 하는 파피의 마음에 공감이 되기도 했었다. 이런 사랑(?), 우정(?)을 쉽게 경험할 수는 없지만 이런 감정을 떠나서 서로를 이렇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필요한 존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또 다른 도서가 있는 데 아직 국내에 번역이 나오지 않았다. 청소년과 가족의 사랑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유명한 데 저자의 나머지 도서로 빨리 국내에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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