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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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낭만적 운둔의 역사

저 자: 데이비드 빈센트

출판사: 더 퀘스트

도보가 개인 이동의 주요 수단이었던 19세기에, 걷기는 각종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맺지 않을 기회를 제공했다. 걸으면서 이웃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거나 집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본문 중-

고독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인가 자주 들렸다. 역사가, 소설가,예술가 등을 비롯한 인류 모든 사람들에게 '고독'은 떨쳐낼 수 없는 존재다. 그렇다면 '고독'이란 무엇인가? 고독과 외로움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자신의 감정에 주인이 됨으로써 사색하고 자신을 돌아보지만 후자는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다. 오늘 만난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7가지 목록을 나뉘어서 더 세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먼저 고독을 시작으로 산업화가 되기 전 인간은 도보로만 어디든 갈 수 있었다. 부자든 가난한 자든 도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더 나아가 도보는 문학에도 기여를 했다. 찰스 디킨스는 도보를 좋아했었고 버지니아 울프는 집단으로 도보를 걷는 것에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여기서 사회가 발전 하면서 도보가 산책이 되고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산책이 이젠 여가활동으로 커지게 되었다. 다시 도보로 돌아오면 걷는 건 타인과 같이 할 수가 없다. 아니 할 수 있었도 상대방을 의식하니 제대로 된 기쁨과 사색을 가질 수가 없다. 여기서, 개인과 집단 활동이 등장하면서 종교와 취미로 까지 이어진다. 신과 만나기 위해 은밀한 장소에서 기도를 해야하는 종교에서는 '골방'이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이 곳을 누구나 가질 수는 없었고 더 삶이 풍부해지는 사회에 골방에서의 기도는 무의미해졌다. 더 넓게는 다른 종교파들로 집단과 개인의 영역이 문제가 되었는 데 이 영향으로 일반 가정집에서는 가장이 의무적으로 기도를 해야하는 관습이 생기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인쇄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에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기서 주변과 대화를 하지 않는게 문젯거리가 되면서 결국 아이들은 부모가 책을 읽어주게 되었다. 도보에서 취미까지..그러나 긍정적 요소 뿐만 아니라 부정적 측면도 나타났는데 종교에서 혼자 기도하는 시간을 교도소에서는 교화라는 이유로 독방(혼자 시간을 갖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직접 이를 체험한 인물은 단기간은 효과가 있을지라도 장기간은 끔찍한 체벌이라고 표현했다.


병상에 갇히는 것은 사회와 세상사를 독특하게 파악할 기회이기도 했다. 신체는 허약해도 덕분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얻었고, 이는 가사나 지적인 업무를 하는 건강한 여성들은 누리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본문 중-

이런 활동은 여성 보다 남성에게 유리했는 데 산책 조차 여성들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남성들은 일을 마치고 산책이나 다른 취미를 가질 수 있지만 여성은 가사노동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바느질, 원예 등 일부 여성에게도 취미가 생겼지만 가난한 여성에게는 취미보다는 가사노동의 일원이었다. 그러니 취미라고 해서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게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혼자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로 환자들이었다. 요양으로 떠나면서 외부 접촉을 거절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치유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마 여전히 여성이 혼자 산책하는 것과 다양한 취미를 갖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요한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를 첫 장에서 소개하는데 이 책은 19세기에 누구네게도 비판을 받지 않고도 인기를 누렸다. 치머만은 혼자와 집단 두 가지를 동시에 수용하는 입장이었고 그보다 앞선 이들은 어느 한쪽만을 선택했었다. 치머만의 선택이 옳았다. 사람들이 아무리 혼자이고 싶어도 집단 속에 자연스럽게 소속 되었는 데 대표적으로 동호회 활동이었다. 특히, 낚시는 영국에서 신분 상관없이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부유층은 개인 공간을 빌릴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협회를 가입해 같이 움직이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기차역에 내려도 그들은 각자 움직여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 나한테는 생소한 십자말풀이 역시 돈을 들이지 않게 하는 취미로 급상했고, 서신이 발달하면서 우표 수집가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취미란 단순히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내면의 치유를 하기도 한다. 몸에 해롭다고 하던 담배까지 그랬다고 하니 말이다(중독이라는 치명적인 게 있지만 말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세상은 변할 수밖에 없다. 도보로 시작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났다. 과거에 비해 현재는 혼자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결코 혼자가 아니다. 저자는 컴퓨터와 휴대폰이 있어 외로움과 고독 사이 적정선에 머물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고독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될 것이며 1791년 요한 치머만이 말한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은 먼 미래에도 여전히 동일한 현상을 일으킬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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