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의 역사 - 음식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
윌리엄 시트웰 지음, 문희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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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외식의 역사

저 자: 윌리엄 시트웰

출판사: 소소의 책

외식은 인간사의 중심에 있다. 외식은 행복을 자아내고 슬픔을 달래주고 사업과 쾌락을 도모하거나 인간의 최선의 본성과 최악의 본성을 끌어낸다.

-외식의 역사 중-

인류는 정착을 하기 전 식량을 구해 옮겨 다녔지만 한 곳에 머무르게 되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특히, 음식은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누구에게나 필요했다. 오늘 만난 [외식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가 아니라 음식 '그 자체'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 역시 이 책을 집필 하면서 음식이 어떤 영향을 끼쳤고 의도하지 않았던 레스토랑의 시작과 변화 그리고 식문화로 인해 흥망성쇠를 설명하고 있다. 단지 배고품에 레스토랑에 가는 게 아닌 식욕 때문이라는 한 평론가의 말은 식욕이 인간의 욕망을 끌어당기는 시발점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책은 화산재로 사라지기 전인 폼페이의 일상을 보여주는 데 고대 이곳에서도 여관이 존재했고 술집과 레스토랑이 건재했음을 알려준다. 이어, 오스만 제국이 가진 다양한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데 당시 술탄의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장의 숫자는 어마했고 일반 백성에게도 음식을 나눠줬기에 각 주방장들의 숫자 역시 셀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커피는 1600년 대 영국에서 남성들이 모이는 커피하우스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음료를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모임까지 있었으니 정부 입장에서는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일어날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커피하우스가 남성들만의 공간이라고 하는데 1850년 영국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클럽이 만들어지게 되면서 신사클럽도 만들어졌고 이 역시 남성들만 출입할 수 있었다는데 그건 부인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시작은 사소했을지 몰라도 이 클럽이 점점 커지게 되고 결국 지배구조가 생기고 정치적에게까지 영향을 끼친 것은 의도하지 않는 결과였을 것이다. 특히, 단두대가 생겨남으로써 레스토랑이 발전했다면 이해가 될까? 단두대로 귀족과 왕족이 수없이 죽어나갔고 당시, 이들 집에는 요리사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직장을 잃은 그들은 새로운 정치에 항의를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제대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살아남은 요리사들은 레스토랑을 열게 되었고 예의와 범절이 몸에 익혀있어 그저 배고픔을 채워주는 게 아니라 '대우'를 받는 '기분'을 선해 주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민자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이민자의 음식을 맛보고는 그 음식을 빼앗아 자기네 입맛에 바꾸고 저렴하게 팔려고 음식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국적 색채를 숨기는 상표를 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면 미래 세대는 그 요리가 자기네 음식인 줄로만 안다. 원래 어디에서 온 음식인지 몰라서만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좋아하므로 이제는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자기네 음식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외식의 역사 중-

파리의 혁명 이후 레스토랑이 퍼지고 실력 있는 요리사들은 자신의 기량을 펼쳤다. 디저트를 예술로 승화 시킨 마리 앙투안 카렘, 평범한 요리를 먹어야 했던 클럽에서는 와인을 곁들인 음식을 먹게 한 알렉시스 스와예, 이탈리아 파스타와 미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를 섞어 만든 스파게티 소스를 개발한 핵토르 보야르디 등 요식업계는 세상을 천천히 바꾸고 있었다. 도서는 과거에서 현대로 당시 영향을 준 사건과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어 역사 하면 '전쟁'이 떠올랐는 데 이렇게 '음식'으로도 세계사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세계 대전으로 거의 굶주림에 살아야 했던 시기엔 영국 역시 풍족하게 먹을 수가 없었다. 일정한 보급을 받아야 했었고 양은 빈약해도 영양가는 풍부했기에 프랑스처럼 음식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영국도 서서히 음식 문화가 일어섰고 여기엔 프랑스에서 태어나 영국에 레스토랑을 연 루 형제의 영향력은 요리의 볼모지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로 오면서 요식업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이제는 정치까지 영향을 주었고 더 나아가 채식주의자가 생기게 되었다. 1960년 대 미국은 베트남 참전으로 정치가 혼란스러웠고 이 시기에 세파니스 식당을 운영하는 앨리스 워터스 라는 여성이 있었다. 정치적 신념이 있는 여성으로 세파니스를 운영하면서 직접 농부와 생산자들을 만나 재배한 작물을 구입하고 이를 손님들에게 전달해 정당하게 이들에게 지불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참으로 대단한 여성으로 현재도 여전히 자신의 활동을 접지 않고 하고 있다고 하니 존경스럽다.

책을 보면서 낯설지만 유명한 요리사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현대에 이르러 '미슐랭 별'이 무서운 존재로 두각이 되었는데 원래 미슐랭 가이드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을 안내하는 안내문 이었는데 여기에 지역과 장소를 상세하게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에 별을 붙이게 되었다. 요리사들에게 '미슐랭 별'을 세개를 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누구나 원하고 현재도 여전히 별 세개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2003년 2월 25일 소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의 유명 요리사인 베르나르 루아조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 이후 미슐랭 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 권력(?) 무시할 수가 없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어떤 이들을 미슐랭 별을 반납하면서 남은 여생을 즐겁게 보내기도 한다.

살기 위해 먹은 음식이 한 단계 변하면서 사회를 움직이고 정치에까지 그리고 사람의 목숨까지 이어진 일들을 보면 한 사람의 선택(역사 누구나 )이 주위에 어떤 영향을 주고 ,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보게 되었다. 화려한 음식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배고픔이 아닌 그저 식욕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자는 "그래도 소박한 식당을 위한 자리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 음식이 소개 되지 않아 아쉬웠다. 앞서 모든 나라의 음식을 적지 않아 양해를 구한다고 적었는데..일본 초밥이 알려진 계기를 보니 국내에도 외국인들이 거주했을 텐데 당시 어떤 음식이 향수(鄕愁)에 남았을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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