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의 섬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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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의 섬 /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 현대문학]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항상 홀로 있을 때 찾아왔다."

-본문 중-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의 작품은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도심 3부작으로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디스토피아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세상이 위험한 게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책은 1974년에 출간 된 것으로 30년 전에 쓰여진 책으로 배경이 된 부분을 보고 있으면 현대의 편리함만 있었다면 쉽게 마무리 되었을 내용이다. 또한, 저자가 탄생한 시기는 1930년으로 전쟁 중이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중국 침공으로 가족들과 수용소에 몇 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이때 그가 경험한 것들로 인해 여러 작품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어느 작품을 보더라도 작가의 생이 소설에 투영이 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섬] 역시 비록 전쟁이 배경은 아니지만 그 내면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다.

주인공 메이틀랜드는 성공한 사람으로 아내와 아들 그리고 애인까지 둔 사람이다. 애인과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향하던 중 교통섬이라는 고가도로가 몇개로 된 곳에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다리 아래로 떨어진 메이틀랜드는 지나가는 차량들을 보면서 구조를 요청하지만 러시아워 시간대로 아무도 그를 눈여겨 보지 않을 뿐더라 설령 보더라도 외면해버린다. 어떻게서든 사고현장에서 탈출을 해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심지어 사고로 다치기까지 해서 메이틀랜드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 주위를 둘러보니 폐차장이나 다름없이 주위에 버려진 차들이 많은 것이 보였다.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탈출을 하지? 간절히 구조를 요청 할 때는 사람들이 외면하고 반대로 자포자기 한 심정으로 있을 때 누군가는 메이틀랜드를 구하려고 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 자,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구조 요청 글을 써보지만 누군가 지운 흔적을 발견하면서 그는 묘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들에게 도움을 청해 탈출 하려고 시도하려는데 메이틀랜드과 다르게 두 사람은 이곳에서(?) 계속 지내려는 모습을 보인다. 도대체, 왜 이런 곳에서 살려고 하는 것일까? 모든 것이 완벽(?)한 삶을 살았던 메이틀랜드에게 교통섬에서 생활은 전혀 다른 삶이었다. 처음 탈출이 목적이었으나 점점 교통섬으로 지내면서 그동안 자신이 얽매여 살았던 모든 것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 느끼기 시작하는데 과연 메이틀랜드는 이 교통섬에서 무사히 탈출해 가족의 품으로 갈 수 있을까? 사람은 너무 정신 없이 살다보면 자신을 잊어버리고 살게된다. 이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인간은 누구보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 본인임을 인식해야한다.

자라온 환경을 탓할 수는 없지만 메이틀랜드의 삶은 모든 것에서 얽매여 있어 힘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교통섬에 갇히게 되면서 오히려 이곳에서 내면의 평화로움을 찾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만난 제인과 프록터 인물은 이들이 왜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 또한 평범치 않다. 세 사람을 보면서 삶은 도망만 칠 수 없음을....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삶이 옳다라고 정의 할 수가 없었다. 책은 나름 메이틀랜드가 평안을 찾으면서 끝이 나지만 이것을 두고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 살 수 없는데 그가 선택한 삶이 앞으로 인생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면 우선 찬성을 하고 싶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드는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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