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 심선혜 / 판미동] 

사람은 타인보다 자신이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이는 아는 것을 넘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다소 생소한 감정이나 자기계발이나 에세이 등을 읽을 때면 자신을 소중히 대하라고 하고 또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본인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자신보다 타인을 신경쓰느라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는 암투병기에서 겪었던 일을 쓴 에세이다. 평생 건강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날 생각지 못한 병이 자신을 덮친다면 누구라도 혼란스럽다. 그 때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지 아니,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저자는 힘든 시기에 자신을 막내딸처럼 돌보라는 한 할머니의 말에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 글이 언제부터인가 용기를 주기도 하고 타인을 생각하게 하고 또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많은 것을 일깨워줬다. 결혼 해서 아이가 있는 엄마로서 무작정 무너질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암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어느 순간 죽는 병임을 알고 저자에게 물었을 때 외면하지 않고 죽음에 대해 설명하는데 무섭고 두려운 것이라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구나...아이에게 환상이 아닌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점을 심어주었다. 세상엔 참 아픈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아프지 않는다면 사실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치료를 하려고 병원에 찾아갔을 때 수능준비를 하고 있다던 소녀와 소녀의 친모를 만났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수능을 보고 싶다던 딸의 소원을 엄마는 들어주었는데 엄마는 그 죽음을 받아들였다. 그 모습에 오히려 읽다가 눈물이 왈칵 나와버렸다. 또, 근무 중에 검사를 받으러 온 한 남성과 마주친 사연 등 사는 동안 미쳐 보지 못하던 감정들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애타게 무엇인가를 바랐던 적이 있을까? 건강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병에 대해 생각 한 적이 없다. 최근 다치게 되면서 복잡한 심정을 느꼈는데 심각한 병도 아닌데 단지 아픈 것만으로 이런 감정이 드니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구나, 살아가는 것이 목표가 아닌데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타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내 모습을 생각했다. 나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문득, 잘 살아가고 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