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먼저 이 책의 흔적은 일기장이나 노트의 끄적임과는 차원이 다르다. 흔적은 통시적인 접근으로 기록의 역사다. . . 양피지에서 스마트폰의 스크린까지, 글씨기는 어떻게 우리의 정신과 함께 진화했는가? 이 책은 질문한다. . . 글쓰기에 대한 책은 굉장히 많지만 글쓰기의 방법론에 대한 책이 많았다. 책의 표지에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거기까지, 글쓰기의 진화'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이 책의 천장을 넘기기를 바란다. 이 책은 기록하는 인간의 역사를 한권을 압축하어 보여준다. 어쩌면 기록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은 나의 글쓰기와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사소하고 미약한 나의 기록이 역사의 맥락에서 위치시키는 상상을 하게 되고 또한 글쓰기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한편으로 역사 앞에서 기록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운 지점도 있다. . . 글쓰기의 역사를 기원부터 찾아가고 있지만 역사적 맥락에만 서술하는 책은 아니다. 쓰기의 권력이나 본질에 대한 접근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인터넷 기반의 글쓰기도 언급한다. . . 어쩌면 페이스북이 핵심을 찌른 건지도 모른다. 우리의 자아를 글로 쓰는 것에 대해선 책보다 담벼락이 더 적합한 은유일 테니까. 전자 텍스트를 책이라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맞추는 대신 우리는 벽과 로켓과 인방을 찾는다. 디지털 세계에서 이는 블로그와 피드(feed), 모바일 디바이스,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터치스크린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281쪽. . . 소크라테스는 기록과 글쓰기를 경계했다. <파이드로스>에서 그는 문자를 배운 사람들이 기억에 무관심해지고 영혼 속에 망각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철학이 플라톤의 기록을 남김으로써 역사에 남아 전달될 수 있었다. 흔적을 남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다
레몬의10분문학 학교시험이나 수능에서 만나는 문학은 나의 독서취향으로 만나는 독서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의무감으로 읽어야했단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은 출제포인트에 머물러있어야했기 때문이다. 감상 역시 이해 수준의 오지선다형의 경우만을 염두했다. 자유로운 상상이나 인물에 감정이입되는 것은 그다지 요구사항이 아니었다. 게다가 문제를 위해 발췌된 지문은 작품 전체의 감동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는 것이 우선이겠으나 시험도 잘보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면 레몬의 10분 문학을 추천한다. 아는 작품은 넘어갈까 생각했지만 다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명료한 해설과 이해를 돕는 삽화와 아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디테일까지 확실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여타의 해설서보다 학생 즉 감상자의 입장에서 설명한다는 점이 미덕이다. 이야기를 알고 싶지만 방대한 고전 혹은 장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문학을 사랑하기 때문에 요약이나 해설은 감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고등학생들에게 우선한 것은 문학에 대한 관심이다. 그렇다면 시각적 자극이 많고, 시간의 효율을 중시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볼만 하다. 유튜브에서의 영상을 비롯해 충실한 설명과 한눈에 보기 좋은 그림해설은 많은 고등학생들,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사랑받을 만하다. 이제 선택은 그들의 일이된다. 고전과 현대소설을 읽고 감상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이 책은 그들이 책장을 넘기기를 고민하는 지점까지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레몬의 귀엽고 상큼한 이미지와 상세한 설명 그리고 삽화를 보면 수험공부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명료한 문학 입문서로 느껴진다.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인권과민주주의뭔데이렇게중요해 . . 책 제목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야겠다. 인권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것은 인간의 권리를 아는 것이다. 동어반복처럼 누구나 알만한 얘기다. 그러나 인간의 권리를 아는 것은 인간을 존중한다는 것의 시작이고 또 '인간'의 추상적인 자리에 구체적인 나 혹은 나 우리를 넣는다면 인권에 대해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왜 지금 이토록 중요할까. 지금 이 시대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차별과 혐오다. 차별은 소외를 낳고 차별당한 이들은 혐오를 받는다. 혐오를 혐오로 대응하는 이 시대의 논리는 우려할만 하다. 여기에 조롱과 멸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권에 대해서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교양이 아니다. 교과서 (통합사회 4단원)에 주요개념으로 다뤄지지만 암기하고 넘어갈 내용이 아니다. 인간으로 살아가며 자신을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지만어떻게 알아야할지 설명해야할지 어렵다. 또한 교과서의 개념들은 새로운 정보들을 다양한 레트로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에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사회는 시의성이 가장 중요한데 교과서는 개정하기 전까지는 내용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뉴스도 즉각적이긴 하지만 방대한 양과 필터링의 문제로 바로 학습자료로 제공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대상독자가 학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들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인권의 개념을 존중에서 시작해 공감하기 적절라먀 이어서 궁금해할 수 있는 제도적 문제와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4장의 내용은 인권의 개념을 제도에 입각해 필수적인 정보들이 담겨있다. 유엔은 정말 세계의 양심일까? / 인권 선언! 그렇다면 실천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인권위원회는 누구를 고발할까? / 인권위원회는 일종의 소방서다? /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 국가는 누가 재판할까? / 안전보장이사회의 권력은 얼마나 클까? /(4장 소제목) . 이어서 난민,환경,시민사회 등에 대한 내용으로 시사적 주제에 접근하기에도 의미있었다. 이 책의 제목에 대한 대답에 충실한 책이었다.
별빛전사소은하 전수경 창비 . . 나와 다른 사람과 선을 긋고 가볍게 놀리려는 의도로 외계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 아이들 사이에서 외계인으로 통하는 은하는 게임 유니콘피아에서는 사파이어행성을 지키는 별빛전사다. 은하는 학교생활에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게임에서는 초등학생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은하는 일상에서 특별한 에너지를 느끼고 학교에서도 달라진 위치를 실감한다. 그러나 그것은 신비로운 우주 비밀의 시작일 뿐이었다. 헥시나라는 우주 행성과 유니콘피아의 유니콘마스크의 예상치 못한 비밀, 그리고 엄마의 힘. 이 모든 것은 은하를 놀라게 하지만 별빛전사 은하는 낯선 상황에서 용기를 내며 당당하게 맞서 싸운다. . . 가제본 서평단으로 참여해 구체적인 스토리를 밝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들이 주인공 은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흥미진진한 모험과 가족의 소중함, 친구들과의 우정을 비롯해 게임, 우주, 빅데이터 등이 균형을 잡아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어린이들을 위한 SF동화라면 현실을 비약하는 이야기를 예상할 수 있지만 이 동화는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면서 학교, 가족, 우정 등의 세계를 지킨다. 동시에 어른 독자에게도 놀라운 몰입감을 준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기대하게 하는 작가 임경선의 신작이다. 사전서평단의 기회로 먼저읽을 수 있었다 . . 건축가의 사랑 서로에 대한 마음을 설계하고 관계를 구축하는 것, 마치 감정의 내진설계를 하듯 안전하게 마음의 평온을 점검한다. 굳건히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확인하며 마치 다리를 놓듯이 서로를 받아들인다. 주인공 수진은 서른여섯의 독신여성으로 유능한 건축가다. 그녀는 직장상사이자 건축가인 혁범과 연인 관계다. 그는 유명 여배우와 이혼했으며 한명의 딸이 있다. 그들은 고요 속에서 서로를 신뢰하며 연인으로 의지한다. . . 조경사의 사랑. 건물을 지었다면 그 공간이 환경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조경이 필요하다. 일상의 아름다움, 그리고 생명력이 넘치는 순간의 행복을 구상하는 것이 조경사의 일이다. 건축가인 수진에게 여덟살 연하의 젊은 조경사의 한솔이 다가온다. 사랑을 숨길 수 없는 투명한 청년은 수진의 일상에 꽃처럼 피어난다. 사려깊지만 진심을 전하는 힘은 거절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하다. . . 임경선의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은 어른의 사랑이야기다.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를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독자로서 읽으며 행복했다. 사실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흔한 서사가 어른들의 이야기라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사랑의 강도와 순수성을 생각한다면모든 사랑이야기는 새롭다. 독자가 느끼는 설렘과 기쁨 그리고 슬픔의 감정들을 새롭게 만나기 때문이다. . . 밑줄 친 문장, . . 만약 누군가의 얼굴이 한없이 밝거나 한없이 어둡기만 하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이기 전에 매력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웠을 텐데, 수진에겐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만큼의 차분한 어둠과, 손쉬운 자기연민으로부터 자유로울 만큼의 힘찬 밝음이 함께 머물렀다.15쪽 . . 어떤 일들은 나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야. 그럴 때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일들은 알아서 흘러가게 둘 수밖에 없어. 38쪽 . . 어른스럽지 않아도 좋아요.156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