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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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먼저 이 책의 흔적은 일기장이나 노트의 끄적임과는 차원이 다르다. 흔적은 통시적인 접근으로 기록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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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피지에서 스마트폰의 스크린까지, 글씨기는 어떻게 우리의 정신과 함께 진화했는가? 이 책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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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한 책은 굉장히 많지만 글쓰기의 방법론에 대한 책이 많았다. 책의 표지에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거기까지, 글쓰기의 진화'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이 책의 천장을 넘기기를 바란다. 이 책은 기록하는 인간의 역사를 한권을 압축하어 보여준다. 어쩌면 기록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은 나의 글쓰기와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사소하고 미약한 나의 기록이 역사의 맥락에서 위치시키는 상상을 하게 되고 또한 글쓰기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한편으로 역사 앞에서 기록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운 지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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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역사를 기원부터 찾아가고 있지만 역사적 맥락에만 서술하는 책은 아니다. 쓰기의 권력이나 본질에 대한 접근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인터넷 기반의 글쓰기도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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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페이스북이 핵심을 찌른 건지도 모른다. 우리의 자아를 글로 쓰는 것에 대해선 책보다 담벼락이 더 적합한 은유일 테니까. 전자 텍스트를 책이라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맞추는 대신 우리는 벽과 로켓과 인방을 찾는다. 디지털 세계에서 이는 블로그와 피드(feed), 모바일 디바이스,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터치스크린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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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기록과 글쓰기를 경계했다. <파이드로스>에서 그는 문자를 배운 사람들이 기억에 무관심해지고 영혼 속에 망각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철학이 플라톤의 기록을 남김으로써 역사에 남아 전달될 수 있었다. 흔적을 남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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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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