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6
백유연 지음 / 봄봄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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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밤식빵, 이 책은 밤식빵으로부터  달콤하고 폭신한 상상을 시작한다. 밤식빵의 밤들의 모습으로 껍질을 벗고 꿀을 바르고 식빵이라는 큰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호기심 많고 상냥한 똘똘밤, 힘이 세지만 겁이 많은 왕밤, 해맑은 개구쟁이 아기밤, 수줍고 허약한 눌린밤, 불평불만 많은 심술쟁이 뾰족밤이 주인공이다. 밤송이에 모여있던 밤들이 식빵으로 점프하여 들어가는 여정은 재치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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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발상은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낸다. 밤들에게는 각자 개성이 넘치는데 단순한 여정에서도 각자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옷을 벗거나 꿀을 바를 때도 제각각의 반응에 웃음짓게 한다. 또한 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설정 그치고 집에서 편안히 잠든 밤들의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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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식빵에서 빵 사이에 박혀있는 밤을 작은 손가락으로 골라먹던 아이와의 추억도 떠오른다. 동네 일대의 모든 빵집에서 혹은 밤식빵이 유명한 제과점을 원정하며 밤식빵을 사기도 했다. 참고로 #리치몬드제과점 밤식빵이 제일 맛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이제 밤식빵을 먹을 때 밤의 생김새를 유심히 보게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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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식빵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갓 구운 식빵을 먹을 때 그 따뜻하고 폭신한 질감은 설명이 안된다. 비주얼로 담아지지도 않는다. 재료도 마음대로 낭비하며 치즈식빵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나에게도 마음에 식빵집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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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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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 골목 노포 산책 - 낭만이 깃든 작고 오래된 가게 노포 탐방기
천구이팡 지음, 심혜경 외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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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골목노포산책
천구이팡 글그림
심혜경 설시혜 옮김
페이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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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깃든 작고 오래된 가게 노포 탐방기" 라는 부제와 노포의 단면을 담아낸 그림의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개발과 신축에 열광하는 지금, 작고 오래된 가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특별하다. 깊은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낡고 오래된 것만 남은 것은 아니다. 시간의 거센 흐름에도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노포들에는 시대와 역행하는 고집이 아니라 전 세대와 함께하는 진심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고 숨결과 정이 있으며 그러한 조화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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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골목을 여행하는 작가는 1초만에 사진이 완성되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대신 노포의 어딘가에서 정답게 공간을 그려낸다. 사진이 거의없는 여행책은 낯설겠지만, 저자의 그림에 행복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삽화, 삽입된 그림이 아니라 글과 동등한 지분으로 이 책을 구성한다. 그림을 그리고 진심을 전하며노포를 탐방하는 저자의 태도에 감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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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과자, 만두, 차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먹거리,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공예품, 그림간판이 달린 영화관, 청나라부터 있었다는 점집, 추억의 생활용품 등을 노포 골목에서 만난다. 다양한 가게들은 풍속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 일상의 미시사를 가장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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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행책을 보면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은 가고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노포를 지키는 사장님과 그를 지켜보며 그리고 글을 쓰는 저자의 진심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오래된 것을 낡은 것으로 생각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오래된 이유와 오래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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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의 사랑 - 나와 당신을 감싼 여러 겹의 흔적들
임지은 지음 / 사이드웨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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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의사랑
임지은
side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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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의 사랑, 사랑의 스펙트럼에는 연애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 사랑의 범위는 확장되며 그 기간 또한  연중무휴라고 한다.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의 담대하고 진실된 기록이다. 90년생 임지은은 누군가의 딸이며, 언니이고 또 연인이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이다. 대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리하지만 동시에 그 시선으로 자신을 관통하기에 정면돌파의 용기가 감탄스럽다. 자신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단순히 정신승리가 아닌 치열한 태도로 접근하고 진실된 눈으로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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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가정이라는 단어가 싫지 않다. 그 단어는 내가 무엇을 겪어낸 사람인지 알려주는 동시에 내 부모가 이별을 회피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단단한 사람들만이 부서질 수 있다. 정면으로 상실해본 내 가족의 얼굴들은 부서졌지만 사라지진 않았고, 단지 이별한 자리에 남아 윤슬처럼 부드럽게 반짝이고 있다.
― 1부 2장 ‘이혼한 부모를 가진 이에게’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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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일상을 살아가며 느낀 생각들과 사건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유쾌함과 무게를 동시에 갖기에 문장마다 지지하게 한다. 또한 스스로 갖는 의문에 대해서도 과감히 대면하는 자세를 보며 저자를 무한히, 그러니까 연중무휴 신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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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외침 이후의 메아리나 대상 뒤의 그림자를 떠올린다. 메아리나 그림자의 숨은 주인은 나다. 선이나 악이라고도 단정하기 어려운 위장된 마음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지 않았었나 자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태도로 밀고나가며 세상을 보는 눈으로 동시에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도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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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19
최영희 지음, 김윤지 그림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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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칡
#최영희
#창비
#소설의첫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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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인 
소설의 첫만남 시리즈다.
100쪽이 안되는 부담없는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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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마을에
괴수처럼 뻗어오는 칡으로부터 
작고 사소한 것들을 지켜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성공도, 실패도 아닌 지점에서 끝나는 이야기지만
사실 우리의 삶과 매우 닮아있다.
칡, 의 자리에 무엇이든
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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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훈이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지만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저 칡밭에가기 전까진 세상에는 칡을 캔 사람과 못 캔 사람만 있는 줄 알았다. 이제 시훈이는 캘 수 있는 데까지 캐다가 떠난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았다. 끝내 칡을 두고 돌아선 그 사람들은 어찌 지내고들 있을까."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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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일까.
할 수 있는데까지 하다가
떠난 사람이라면
'할 수 있다'에 대해 인정하는 지점은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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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아서 바로 구입한 책이다. 전혀 결은 다르지만 
정한아의 <달의바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할 수 있는데까지 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다.
대답을 찾지 못했지만
슬퍼지는 이유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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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19
최영희 지음, 김윤지 그림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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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공간에서 칡이라는 낯선 소재로 몰입감을 준다. 그리고 결말의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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