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지음 / 바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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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내가죽었습니다.
이경혜
바람의아이들
바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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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죽은 친구의 일기를 펼쳐본다. 슬픈 예감처럼, 불길한 느낌의 문장을 읽는 유미. 친구를 애도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에 생생하게 접근한다. 이 책은 청소년 추천도서, 권장도서로 매우 유명한 책이고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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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자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문장은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이다.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소중해보이고 달라 보일거라는 생각에서 일기를 적어나간 것이다. 재준이는 자신이 죽었다고 가정하며
일상의 기록을 남긴다. 죽은 사람의 시선은 평범한 일상을 관통한다. 재준은 일기장에 기록을 남기며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처 삶의 의미를 단정하기 전, 질문만을 남긴채 더이상 일기를 쓰지 못한다. 일기의 첫문장처럼 "어느날"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기의 페이지를 넘기는 일은 절친 유미의 일이다. 유미는 재준이 어머니의 부탁으로 재준이의 일기장을 힘겹게 읽어 나간다. 짝사랑, 공부, 관계 등 중학생이 할 수 있는 고민과 유미에 대한 믿음을 읽어나간다.  재준의 삶을 이해하려는 유미의 시도는 자신의 삶을 포용하는 시도로 이어진다. 마침내 재준의 일기장 속 문장을 따라가며 죽음마저도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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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건 그런 걸까. 애인 앞에서는 죽어도 밝히기 싫은 일을 편하게 말하고, 바로 그 일로 놀림을 받아도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는 관계.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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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눈물과 미소를 동시에 자아내는 것은 재준과 유미의 각별하고 특별한 친구 사이다. 두터운 우정이 아니면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부터 서로에 대한 진심까지 생생하게 드러난다. 재준의 일기를 유미가 읽어야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정 때문만은 아니다. 진실된 애도의 시간으로 진정한 이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를 물어본 재준의 질문에 막연한 대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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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분명히 죽을 것이다. 언젠가는 말이다. 늙어 꼬부라져 죽을 수도 있지만,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죽을 수도 있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죽음이란 건 왜 생겨났을까......열여섯 살, 내 나이는 죽음과는 상관 없는 나이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장난도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열여섯 살, 아니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도 죽음은 얼마든지 찾아온다.(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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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는 이르거나 늦은 것은 없다. 죽음을 삶에서 떠올리는 순간에는 단순히 두려움만이 아닌 끝 혹은 마지막에 대한 각성으로 삶에 대한 시선을 다르게 이끌기 때문이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낯설고 두려운 제목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삶의 의미를  시도의 진심을 짐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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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6
백유연 지음 / 봄봄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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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밤식빵, 이 책은 밤식빵으로부터  달콤하고 폭신한 상상을 시작한다. 밤식빵의 밤들의 모습으로 껍질을 벗고 꿀을 바르고 식빵이라는 큰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호기심 많고 상냥한 똘똘밤, 힘이 세지만 겁이 많은 왕밤, 해맑은 개구쟁이 아기밤, 수줍고 허약한 눌린밤, 불평불만 많은 심술쟁이 뾰족밤이 주인공이다. 밤송이에 모여있던 밤들이 식빵으로 점프하여 들어가는 여정은 재치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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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발상은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낸다. 밤들에게는 각자 개성이 넘치는데 단순한 여정에서도 각자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옷을 벗거나 꿀을 바를 때도 제각각의 반응에 웃음짓게 한다. 또한 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설정 그치고 집에서 편안히 잠든 밤들의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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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식빵에서 빵 사이에 박혀있는 밤을 작은 손가락으로 골라먹던 아이와의 추억도 떠오른다. 동네 일대의 모든 빵집에서 혹은 밤식빵이 유명한 제과점을 원정하며 밤식빵을 사기도 했다. 참고로 #리치몬드제과점 밤식빵이 제일 맛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이제 밤식빵을 먹을 때 밤의 생김새를 유심히 보게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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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식빵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갓 구운 식빵을 먹을 때 그 따뜻하고 폭신한 질감은 설명이 안된다. 비주얼로 담아지지도 않는다. 재료도 마음대로 낭비하며 치즈식빵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나에게도 마음에 식빵집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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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모자 알맹이 그림책 53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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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파란모자
#조우영 #그림책
#바람의아이들
#알맹이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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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파란모자가 지나간다. 모자가 너무 커서 누가 쓰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모자밖의 팔다리로 짐작할 뿐이다. 파란모자가 지나가면 사람들도 피하고,  파란모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모자속으로 더욱 숨어든다. 그림책 <파란모자>는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모자에 숨어버린 겁많은 아이의 이야기다. 귀여운 그림을 보면서 파란 모자에 숨어든 아이를 응원하게 되지만 동시에 파란모자의 상징을 고민하며 우리 주변의, 혹은 내 안의 파란모자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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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큰 모자를 쓰고 있어서 소통의 어려움도 겪는다. 사람들에게도 파란모자라고만 불린다. 파란모자는 아이의 개성이나 취향이 아니라 마치 동굴처럼 섬처럼 고립된 공간으로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파란모자가 걱정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보게되는 것이다. 모자 속이 편하지만 결단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파란모자에게도 그러한 성장의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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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귀여운 그림에 단순하고 간결한 이야기지만 읽으면서 나의 '파란모자'를 떠올리며 페이지마다 생각에 빠지곤 했다. 나에게도 숨거나 피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파란모자처럼 어딘가에 웅크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부정적으로 짐작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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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란모자를 통해 보듯이 피하는 것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누군가의 용기를 통해 파란모자를 벗을 수 있고 그때 그 용기를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아마도 웅크린 마음들이 고민할 시기다. 세상과 악수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파란모자'를 벗어야 하는 것이다.  

#다양성 #나다움 #자신감 #용기 #새학기 #새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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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치리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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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싸움닭치리
#신이림
#바람의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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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싸움닭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승률이 높은 투계가 되는 것? 누가봐도 위압감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겁없이 달려드는 용기있는 싸움닭으로 인정받는 것? 이 책은 싸움닭인 치리와 깜이의 성장담을 통해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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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수탉들이 모여 닭싸움을 벌이는 투계시합, 치리도 강한 투계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엄마와 깜이의 반대에도 결국 사람들의 선택으로 투계로 거듭나는 도전을 한다. 그러나 투계에서는 누가 강한 수탉이 되느냐의 순수한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불법도박으로 인간들의 왜곡된 욕망이 있으며 낫칼을 발목에 달고 싸우는 잔인함이 있다. 치리와 깜이는 싸움닭이 되어 겪는 갈등과 고난 속에서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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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싸움이라면 김유정의 <동백꽃>정도를 떠올렸는데 닭에게 연장을 달고 노름꾼들이 등장하는 투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인간의 욕망 때문에 생명 경시와 잔혹성을 드러내는 장면은 동화임을 잊게하며 누구에게나 큰 경각심을 줄 것이다. 치리는 용감하고 강인한 존재를 꿈꾸지만 결국 타인의 왜곡된 욕망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이를 지켜보며 인간의 탐욕과 잔혹함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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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동물이 등장인물인 의인화 동화를 읽으면 결국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명확히 두는 것이 아니라 동물로 그려진 존재에 이입하여 그들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다. 싸움닭치리 는 닭의 생태와 자연환경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작품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치리로부터 존재의 성장이라는 차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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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초등추천 #의인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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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 #서포터즈 #하늬바람 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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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 알맹이 그림책 52
김서율 지음, 박철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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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세상에서가장멋진토끼
#김서율 글 #박철민 #그림
#바람의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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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을 떼어내고 싶은 토끼 별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늘을 떼어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별이는 자신의 고민에 공감받지 못하다가 노을을 만난다. 그리고 가만히 옆에서 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노을에게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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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보송보송한 털, 쫑긋한 두 귀, 동그랗게 빛나는 눈, 누가 봐도 예쁘고 귀여운 토끼다. 그러나 별이는 자신을 따라오는 그늘 때문에 고민이다. 엄마와 아빠도 그들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다. 별이는 그늘을 떼어내고 싶은 마음에 길을 떠나지만 누구도 그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다. 그늘은 무엇일까. 누구도 알지 못하는 무거운 책임? 나에게만 보이는 어두운 마음? 누구에게나 이런 그늘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늘을 함께 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존재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그때, 누군가 별이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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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늘을 짊어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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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을 떼어내고 싶지만 그 고민에 공감해주지 못하는 이들과 고민을 가만히 옆에서 들어주는 것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도는 이 그림책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늘을 자리에 우리의 고민나 슬픔을 대입할 수도 있다. 또한 그것에 너무 무심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았던 경험도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우리를 진심으로 위로하던 공감의 시도들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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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마음을 알아주기 전까지 혼자만의 슬픔에 넘치다가도 어떤 소중한 만남과 계기를 통해 이를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존재로서 스스로를 긍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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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자신의 마음의 그늘에 따뜻한 빛을 비춰주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자기 안의 긍정을 깨워준다. 또한 그림은 한지의 번짐과 특유의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화법으로 따뜻한 그림체를 보여준다. 마음의 위로를 전하는 글과 고전적이고 따뜻한 그림으로 읽는 독자에게,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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