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맨 처음 오줌 눈 사나이 담푸스 어린이 1
엔드레 룬드 에릭센 지음, 토릴 코베 그림, 손화수 옮김, 이주희 감수 / 담푸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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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입니다(74페이지)."

 

이 말은 닐 암스트롱이 했다는 명언이지요?

이 말의 힌트를 준 사람이 바로 버즈랍니다.

이 동화책에 따르면 말입니다.

 

"이제 작은 한 발자국만 내밀면 되는데..."

"지금 뭐라고 했나? 작은 한 발자국(72페이지)?"

 

바로 이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서 닐 암스트롱은 그 유명한 말을 했다는데,

버즈가 "작은 한 발자국"을 얘기하게 된 이유는

달착륙선이 달에 도착해서는 문이 열리지를 않았답니다.

문이 열리지 않아서 이리저리 힘을 써보다가

한마디 내뱉은 것이 바로 "작은 한 발자국"이고,

닐 암스트롱은 이 말에서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라는 명언을 끌어냈답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은 버즈!

달을 밟은 두 번째 인물,

우리는 이런 사람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지요?

 

"아주 먼 여행. 지금껏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달로 말이다.

그런데도 버즈는 기분이 안 좋았다. 이유가 있었다.

버즈는 가장 먼저 달에 발을 디디는 첫 번째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5페이지)."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기분이 팍 상한 버즈는 달로 가는 우주 여행 내내 심통만 부립니다.

심통을 부려도 상관인 닐한테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우주선 안 서열 3위인 마이클한테만 심술을 부립니다.

이 마이클이라는 우주인은 달착륙선에는 옮겨 타지 않고

달 둘레를 도는 우주선에 남아서

두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던 우주인이었답니다.

이런 마이클을 두고 버즈는

'흥, 닭대가리 같으니라고(9페이지)' 하면서 비웃습니다.

달을 밟아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뭐가 좋다고

"콧노래"나 흥얼거리느냐는 심산인데,

아무튼 이 동화의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가 됩니다.

 

"절대로 박력 있는 사람이 아닌(7페이지)" 닐,

"최대한 무뚝뚝하게 굴기로 결심한(9페이지)" 버즈,

"닭대가리 같은" 마이클!

 

이 우주인 세 명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선을 타고 떠올라

3일 동안 여행을 한 다음에

닐은 달에 가서 "작은 발걸음"을 옮기고

버즈는 오줌을 눈 다음에

달착륙선에 돌아와서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 작품은 우주인 세 명이 여행을 하는 동안에 벌이는 심리 갈등이 일품인데,

여기에서 달착륙선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에 대단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난 내가 겁쟁이라는 걸 인정할 용기가 없네(73페이지)."

 
이 얘기는 닐 암스트롱이 한 것이고, 
달에 두 번째로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사실에

3일 내내 그렇게도 심사가 뒤틀렸던 버즈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무서워서 못 나가겠다고 한 겁니다.

아 그래, 닐은 버즈를 뒤에 남겨두고 달에 내려가서는

"발걸음, 도약" 하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 우주인>이 됩니다.

착륙선에 그대로 남아 있던 버즈는 닐이 스타가 되는 걸 보니까

마음이 슬슬 바뀌게 됩니다.

왜냐하면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76페이지)"이 다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용감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필요한 일"인 오줌을 누고 나니까

기분도 아주 좋아졌답니다(77페이지).

 

작가의 상상력인지 아니면 실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가 대단하지요?

하지만 이런 얘기만 있으면 거의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 동화는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3일 동안에 벌어진 일을 얘기하고 있는 만큼,

우주선에서 일어나는 일이 재미있게 묘사됩니다.

 

"잠 잘 시간이 되자, 다행히 우주복을 벗을 수 있었다.

안전벨트를 풀자, 온몸이 마치 하늘을 날듯 여기저기 붕붕 떠다녔다.

몸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버즈는 마음과는 달리 마이클과 부딪쳤다.

그 덕분에 몸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17-18페이지)."

 

"우주선이 달에 가까워지자, 버즈는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달의 중력 때문이었다.

이제는 몸이 더 이상 우주선 안에서 붕붕 떠다니지 않았다(40페이지)."

우주선 안의 변화가 그림처럼 묘사되지요?

또 글만이 아니라 큼직큼직한 그림으로도 이런 사실들이 잘 묘사돼 있습니다.

 

세 우주인의 심리 갈등 속에서 잘 묘사된 과학 지식!

이 책은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싶네요.

작가는?

노르웨이 출신인 에릭센,

그러니까 번역도 노르웨이어를 옮긴 것인데,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 번역가는 앞으로 연구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우주인들의 얘기는 책으로도 몇 권 나온 것이 있습니다.

꼬마작가의 고향 사람인 유리 가가린은 자서전도 남긴 모양입니다.

닐 암스트롱은 영어 위인전으로도 출판이 됐구요.

이런 책들을 읽기 전에 <버즈 이야기>는 아주 좋은 텍스트로 보입니다.

80페이지 분량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빠들 맥주 안주로도 아주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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