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에 약한 문과출신이라는 자격지심이 있었는지 나이를 먹을수록 수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수학 관련 서적이면 관심을 간다. 워워, 시험 보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거나 겁먹을 필요 없다 타이르듯 흥미를 끄는 질문과 뉴스에서 접할 법한 사례로 끌어들여 여기 이런 수학 모형과 장치가 숨어있는지 몰랐지 하면서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수학책이라니,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수학' 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수학으로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혹시 없었다해도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을 장착한다면 숫자에 휘둘려 진실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권하는 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세상이 정상작동이 안되는 요즘 '팬데믹 시대,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라는 챕터는 특히 관심이 갔다. 천연두, 페스트, 성병 바이러스인 HPV, HIV, 에볼라, 사스 등 각각의 전염병 발발부터 감염률과 사망률, 생존율의 상관관계와 이를 파악하기 위한 수학모형, 또 각각의 감염병이 종식되까지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 씌여진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서 저자는 조류독감의 일종인 H7N9바이러스가 감염자의 40%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며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한 펜데믹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기초 감염 재생산 지수, 유효재생산 지수 등을 설명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현재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는 검역, 접촉자 추척, 강제격리 등의 효과를 언급하고, 스웨덴에서 실시했다는 집단면역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백신접종의 위험성 논란 여부를 다룬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서 MMR 백신이 자폐 장애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백신접종의 위험성이 대두되어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해 10년간 홍역과 볼거리, 풍진의 발병건수가 오히려 20배 이상 증가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실제 이 논문은 고작 12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고 논문 발표전 백신 제조 제약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변호사들이 많은 돈을 받기위해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사실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의 위험성을 나도 접해본 적이 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결국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수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그 막대한 효과 대비 미미함을 통계로 지적하며 저자는 백신접종의 효과를 강조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가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통계에 속지 않는 법' 챕터에서는 언론매체에서 본인이 의도하는 바에 따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유리한 비교 수치를 들어 선택적으로 정보를 해석해 임의적으로 적용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트럼프는 실제 공화당 경선에서 흑인이 저지르는 살인건수를 부풀려 흑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과 흑인의 비율을 각각 80%이상이라며 FBI 실제 통계였던 백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 81%, 흑인에게 살해당하는 흑인 89%라는 수치를 그릇되게 발표했으며 오류를 수정하지도 않고 트럼프 지지자들 또한 확증편항을 보였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흑인이 경찰관에게 죽임을 당하는 1인당 살해비율 보다 백인의 비율이 2배 더 높아 흑인이 더 부 당한 처우를 받는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실제 미국내 전체 백인의 수가 흑인에 비해 6배 더 많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예로 들고 있다. 또한, 통계 수치를 읽는 데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평균으로의 회귀를 의식해 통계 현상을 이해해야 함도 소개한다.


그 밖에도 법정에서 그릇된 확률 해석과 오심으로 피해를 입었던 사례로 엉터리 군사재판 논증으로 억울하게 스파이 누명을 썼던 드레퓌스 사건, 기소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일본의 형사 사법체계, 독립적인 사건을 종속사건으로 간주해 계산한 확률오류로 두 아이의 살해 혐의로 유죄를 받았던 안타까운 엄마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수치 적용시 진실성과 객관성을 확인할 것을 경고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 포화 상태에 이르면 성장이 느려지는 로지스틱 성장곡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라던가 기하급수적 증가의 위력을 과소평가한 다단계 사업의 사기행각이나 제어불응상태에 빠졌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간과해서는 안될 수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알고리즘 사고로 두 온라인 서점의 특정 책 가격이 끝도없이 올라간 해프닝이나 자동 시스템에 의해 선정적인 옷 문구가 프린팅돼 큰 손실을 입은 의류업체의 사건, 자동화 트렌딩 시스템으로 가짜뉴스로 인한 신뢰성을 잃어버렸던 페이스북의 사례 등 인간적인 개입을 배제할 수 없는 알고리즘의 한계 등을 언급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저자가 예로 드는 수학공식과 수치를 적용한 계산을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히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수학적 지식이 짧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이러저러한 수학 모형과 규칙으로 여러 사회현상을 읽어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어 유익했다. 자신의 논리에 유리한 수치만 선택해 임의로 해석하거나 정확하지조차 않은 수치를 들먹이며 진실을 덮어버리려는 자들의 이야기에 지금보다 더 의심하며 한 번 더 점검하고, 다른 각도로 데이타를 확인하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된 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 (책 속에서)수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싸움 중 절반은 그 무기를 휘두르는 사람들의 권위에 용감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확실성의 착각을 깨뜨리면서, 절대 위험도와 상대 위험도, 비율편향, 잘못된 틀짓기, 표본 추출 편향을 제대로 이해하면, 신문 헤드라인이 제시하는 통계수치나 광고들이 내세우는 '연구결과',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반쪽 진실을 의심하는 힘을 얻게 된다. 생테학적 오류와 종속 사건을 이해하면, 혼동을 야기하는 연막을 흩뜨리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법정에서건 교실에서건 병원에서건 수학적 논증으로 우리를 속이기기가 더 힘들어진다.


가장 충격적인 통계자료를 가진 사람이 늘 논쟁에서 이기는 법이 없도록 통계수치 뒤에 숨어있는 수학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의료 사기꾼들이 내세우는 대체 요법이 그저 평균으로의 회귀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들의 주장에 혹해 생명을 구할 잠재력이 있는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백신이 생명을 구하고 치명적인 질병을 박멸할 수 있음을 수학이 명백하게 증명하는데도, 백신 반대자들의 주장에 넘어가 백신의 효능을 의심해서는 안된다.

이제 그 권력을 우리 손으로 다시 가져올 때가 되었다. 가끔 수학은 정말로 생사가 달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
매일경제 금융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경제위기에 허덕이는 소식을 몇달 째 접하니 뉴스 보기가 두렵다. 자영업자들은 매출 급감을 버티다 못해 폐업을 선언하고 실직자는 쏟아져 나오며 수출과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과 설비투자 등 부진하지 않은 분야를 찾기가 힘들 지경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타격은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해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 백화점 니만마커스, 렌터카업체 허츠 등 역사깊은 기업들도 파산보호신청을 했으며, 국내 기업의 상반기 파산신청 건수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가 침체단계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공급충격과 소비절벽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제 위기상황임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펜데믹 상황을 기회로 잡은 이들의 소식도 들려온다. 온라인 쇼핑이나 교육 등 비대면 산업은 급성장했으며, 개인투자자자들이 사상최대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으며 실제 주식장에서 수익을 거둔 이들의 경험담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다보니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그저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던 이들은 발표된 6·17 부동산 대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리스크를 안고 도박하듯 뛰어드는 재테크처럼 여겨졌던 주식을 지금이라도 제대로 공부해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시장의 기회를 읽고 영리하게 재테크해온 이들이야 걱정없을지 모르지만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은행 예적금, 연금 같은 기본적인 금융상품이나 갖고, 요새 뭐가 뜬다는데 하면 솔깃해 하다가도 막상 망설이다 마는 평범하고 우유부단한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전문가의 조언으로 경제 흐름을 따라잡는 게 필요해보인다. 물론 전문가가 얘기했다고 금방 쪼르르 따라가 과감하게 투자하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흐름을 읽으며 방향을 따라야 조언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을 얻고 급격한 변화에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는 크게 4가지 챕터로 구성된다. 첫장에서는 제로금리시대가 지속될 경우 환율, 가계부채, 디플레이션 등 변화를 가져올 상황을 전망하며, 두번 째 장에서는 코로나의 위기를 역이용해 투자해야 할 반도체 등 주식 유망종목 등을 짚어주고, 주식종목투자가 망설여지는 이들을 위한 ETF나 간접상품도 소개한다.


세번 째 장에서는 6·17 부동산 대책을 분석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전망하며, 서울 지역 부동산과 용산, 재건축 시장 등 주목받는 부동산 이슈들을 정리해 보여주며, 마지막 장에서는 이미 제로금리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사례와 미국금융사들이 제로금리시대 생존전략을 소개하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전망한다.


금융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할 비대면사업, 즉 인터넷 클라우드 컴퍼팅, e커머스, 웹툰, 온라인 교육 등과 함께, IT 산업 전반의 수요 증가를 에측하며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IT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며, 몇몇 제악 바이오 종목과 간접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끄는 다양한 ETF도 소개한다. 또한, 과거 금융위기 때 원화 자산 폭락을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전체 금융자산의 20% 정도를 달러로 보유하는 것을 권하며 달러예금, 달러 ELS, 달러보험 등을 추천했다. 기업 주식을 바로 사는 것보다 안전성을 도모하고 싶다면 해외주식형펀드를 가입해 적립식으로 자금을 넣는 것도 권했다.


또한, 금과 함께 상대적으로 값이 낮은 은을 안전자산으로 꼽으며 높은 수익성을 당장 얻기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차원에서 실버바를 구매하거나 은통장, 또 미국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ETF(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를 활용하는 것도 조언한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어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궁금했는데 전세계적인 경기 흐름과 맞물려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국내 부동산 경기를 과거 정부들의 정책, 당시의 상황들과 설명해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규제를 풀고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김대중 정부,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강도정책으로 정부가 개입해 부동산 실거래가격 신고를 의무하고 국민임대주택 건설, 누진세 적용한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을 실시했지만 강남에집중한 정책이 지역 부동산의 희소가치를 높였고, 또 전세계적인 주택 가격폭등 시기 탓에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노무현 정부의 노력과 안타까운 한계도 읽을 수 있었다. 역으로 집값을 띄우려고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주택 거품 붕괴가 시작되고 하우스푸어 문제가 대두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었던 이명박 정부,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재건축 관련 규제들도 허용해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는 있었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투기 수요가 급증하고 가계부채가 폭증하는 문제를 일으킨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 밖에 6·17 부동산 대책을 분석과 함께 아울러 서울시 부동산의 미래와 용산 미니신도시, 3기 신도시, GTX(광역급행철도) 노선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 재건축 시장 등에 대한 전망도 읽을 수 있다.


제로금리 시대에 현금은 사라지고 디지털화가 이뤄지는 현상과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세계의 부동산 시장, 제로금리 시대에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자동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개발하며 정보통신기술회사나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있는 미국 금융사들의 움직임, 은행만 믿고 저축 선호 방식위주로 자산형성을 했으나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져 노후 위기를 맞고 소소한 연금 수령으로 살아가는 일본 고령층의 사례도 소개한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꾸준히 경제뉴스를 읽으며 경제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지닐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이라도 책 한 권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정리한 조언을 통해 현재의 경제 흐름을 어떻게 읽고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게 해줘 유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월든>이 선뜻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은 아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지역 월든 호숫가에 손수 오두막집을 짓고 2년 남짓 살았다는 소로가 남겼다는 이 고전을 자연예찬론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 잘 알지도 못할 낯선 꽃, 풀, 나무 이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장황하게 묘사해 내가 감동을 느낄 구석이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다. 그리고 당연히 연륜있는 노년의 남자가 쓴 책이겠거니 생각했고 (부끄럽게도 스콧니어링과 착각했다).거기다 책 도 두꺼운 편이라 다 읽었다는 성취감도 쉽게 가지기 어려울 것 같아 읽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작 읽지도 않고 명성만으로 또는 간단한 소개만으로 수박겉핥기로 아는 것 같은 이런 책들을 오해해 읽지 않고 놓친 책들이 얼마나 많을지 후회했다.

이 책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여러 직업을 경험하며 삶을 몸소 실제 살아내고 싶었던 30세의 한 젊은이가 문명과 물질에 얽매인 삶을 떠나 자연속에서 최소한의 물자로 절제하면서 자유롭고 만족스러운 삶에 이르는 과절을 실험한 보고서이자 홀로 자연에서 사색하며 발견한 자연의 섭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통찰력있는 에세이다.


남보란듯이 과시하고 더 많이 가지고자 매일 고통스럽게 견뎌가며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자와 노동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한 이 미국 젊은이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유럽 신화, 기독교나 힌두교 경전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의 현자의 말을 빌어 자신의 철학적 사유에 논리를 더하고 설득력을 얻는다. 유발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언급했듯 문명의 발달로 오히려 더 괴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그 굴레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의 삶과 물질주의의 폐해에 대해 일찌감치 소로는 지적하면서 역발상으로 최소한의 소비로도 가능한 단순하고 가벼운 삶의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알려진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의심하며 꼭 화려하고 많은 옷, 푸짐한 먹을 꺼리, 으리으리하고 넓은 집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람들과 서로 방해받지 않고 스트레스주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수준 높은 읽을꺼리로 지성을 쌓고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자연의 변화를 응시하고 그 변화와 아름다움을 통해 삶의 진리를 발견하는 구도자의 자세로 충분히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계절의 변화, 호수의 깊이, 바람 소리, 동식물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알아차리고 그 속에서 기쁨을 느끼며 삶을 읽어내는 통찰력과 표현력은 문학적으로도 아름답고, 철학적으로도 귀기울여 들을만하다.

세상과 동떨어져 혼자만 잘 살면된다며 개인주의적 삶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노예제도를 비판하고 환경보호 운동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인두세 등 비합리적인 법과 제도, 기독교 등 종교의 불합리한면 등을 거침없이 지적하기도 한다.


고작해야 30세인 이 젊은이가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인생의 진리를 꿰뚫는 이런 구도자와 사상가의 말투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무엇이 그를 이렇게 자신만만한 언어로 쩔쩔매며 힘들게 사는 세상사람들을 후려치게 만들었을까 꼰대같은 마인드로 잠깐 생각해봤는데, 아마 그건 대자연의 힘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자신을 믿어주고 집을 지을 땅을 빌려줄정도로 심적으로 힘이 되는 친구 에머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면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매일 대자연의 정기를 충분히 받으면서 실컷 책읽고 필요한 것을 잡고 만들며 자기 속도로 사는 삶이라니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유혹적일 것 같다.


책장을 넘길수록 왜 간디와 프로스트, 법정스님이 추천하고 미국 수필문학의 최고봉이며 SAT 추천도서이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책인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변방의 아미로서 방탄소년단 RM이 읽은 책 목록에 있던 책 가운데 한 권이라 평소 숲과 자연을 좋아하는 RM이 떠올라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월든의 호수가 아니어도 국내 어디 호수라도, 소로의 통나무 집이 있는 고요한 숲이 아니여도 큰 나무에 둘러쌓인 어디 숲에 가 조용히 숨고싶게 만드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로벌경제 상식사전 - 세계경제 트렌드와 상식으로 키우는 경제를 읽는 힘, 개정판 길벗 상식 사전
신동원 지음 / 길벗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코로나 19 사태로 전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결돼 있었는지 몸소 체험하고 있는 시기다. OECD 사무총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쇼크로 인한 경제적 불황이 911 테러나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커졌다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전세계가 경제침체를 감내해야 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사실 국내경제 상황도 주시하고 있지 않았지만 어쩐지 세계경제 흐름을 읽고 있어야 앞으로 닥칠 위기상황에 덜 불안할 것 같다. 가벼운 생활경제서조차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터라 내게 경제상식이라는 게 있는지 자신없지만 <글로벌경제상식사전>로 세계 경제상황을 이해하고 또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다면 국내경제 상황을 읽고 전망하는 데도 지혜를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세계경제 트렌드와 상식으로 키우는 경제를 읽는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글로벌경제상식사전>은 환율, 금리, 물가, 인플레이션 등조차 헷깔리는 경제 초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본 경제개념부터 현재 코로나 19상황이나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등이 세계경제에 미칠 변화를 소개한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신흥국 등의 주요 세계경제 이슈와 함께 국내 경제상황을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며 현재 핫이슈인 국내 부동산정책이나 북한경제 상황도 이해할 수 있다.

미국 경제 파트에서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경제대공황,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정부 부채가 쌓이고 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으며 부채 한도를 증액시키는 등의 돌려막기로 부도 위기를 막으며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투자와 감세정책 등을 추진하며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패권의 의미, 셰일가스로 인한 에너지 자립과 미국과 다른 산유국과의 관계 등을 설명하며 통화전쟁, 석유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미국의 상황을 소개한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역사와 함께 소련, 미국 등과의 변화된 무역 관계와 2050년 세계제일의 국가로 서겠다는 시진핑의 야심과 함께 견제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의지, 공격적인 건설, 설비 투자로 역시 부채가 늘고 있는 중국의 경제상황과 이를 위협하는 자국내 금융상품, 부동산 버블의 실체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방한 중국 주식 시장 소식도 전한다.

유럽 경제 파트에서는 유로화의 탄생배경부터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배경, 또 이로 인해 하락한 파운드화의 가치, 유로존 국가 가운데 특히 유럽의 PIGS라고 불리는 포르투칼(P), 이탈리아(I), 그리스(G), 스페인(S)의 재정위기와 해결방법, 그리고 유럽의 주요국가들이 유로존 내에서 얻은 이득과 손실 등을 소개한다. 비정규직 권리를 대폭 강화하고 정규직을 유연하게 만들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좁힌 스페인의 노동개혁을 소개하며, 우리나라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을 제고해보게 하는 대목도 좋았다.

일본 경제에는 악영향을 주었지만 우리나라 경제에는 호재가 되어 저금리, 저유가, 원저로 80년대 호황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플라자합의, 90년대 초 버블붕괴의 여파와 인구 고령화로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도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진 일본의 경제상황, 아베노믹스의 성공적인 측면과 실패한 측면, 그리고 집값이 폭락한 일본의 상황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기도 한다.

신흥국 경제 파트에서는 우리나라가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관계도 좋지만 높은 외국인 투자비중이 오히려 경제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베트남과 모디총리 취임후 자국의 문제를 개선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인도경제, 자원이 풍부한 반면 정치적 불안정을 약점으로 지니고 있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재 상황을 소개한다.

그밖에 현 트렌드에 맞춰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자율자동차, 블록체인, 비트코인 등이 세계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망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현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간략한 역사 설명으로 이해를 돕고,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경제 흐름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나니 이 어려운 경제 위기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혹은 좀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어서인지 전전긍긍하는 불안한 마음이 다소 잠재워지는 것도 같다. 책을 읽으며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던 개념들을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게 된터라 다른 상식사전 시리즈들도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가들이 사랑한 컬러의 역사 CHROMATOPIA
데이비드 콜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무채색인 흑백영화를 보면 왠지 목소리를 숨긴듯한 그 차분하고 건조한 정서에 매혹당한다. 흑백영화로부터 색다른 아름다움을 전달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컬러풀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이 선물하는 수만가지의 색에 늘 둘러싸여서 그 아름다움을 가끔 인식조차 하고 있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 책 <예술가들이 사랑한 컬러의 역사 CHROMATOPIA>를 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는 이 하나하나의 색들이 어떻게 발굴되고 탄생되고 이름붙여졌는지 흥미롭다가 소중해진다.

이 책은 세계에서 유명한 물감 제조업체인 ‘랭그릿지 아티스트 컬러( Langridge Artist Colours)’ 창립자이자 아트컬리지에서 강연을 해온 데이비드 콜즈가 고대부터 중세를 지나 만들어진 안료의 역사부터 현대에 와서야 만들어진 색의 과학, 필기용 잉크나 염료, 불가사의한 색 등을 담은 책으로 색을 향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원서 제목은 'Chromatopia: An Illustrated History of Color'인데 사전을 찾아보니Chromatopia라는 용어는 없는 것 같고, Chromato가 약제학에서 색이란 뜻이라니 세상을 pia가 붙어 '색깔세상'쯤되려나. 삽화가 있는 색깔의 역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각 색깔마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색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어서 책을 펼쳐서 보는 색깔만으로도 아름다움에 압도당할 수 있다.

발굴작업시 생사를 오고가게 하고 건강을 해치는 유독한 광물부터 식물의 뿌리나 꽃과 줄기, 벌레, 사람의 뼈 등 다양한 곳에서 색을 추출하는가하면 고대부터 중세까지 여러 지역에서 화합물을 배합시도하고 또 우연히 색을 얻게 됐는지 이 각각의 유구한 이야기은 인간들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색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렸고 이런 아름다움을 얻기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깨닫게 한다. 또한, 물감업자인 저자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물감만드는 법이나 흡사 요리레시피를 보는 듯한 안료제조법, 현대 예술가의 몇몇 작품과 그 작품에 사용된 예술가의 색 이야기도 재미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에 그린 계열이나 청록색이라 관련 색들을 더 관심을 갖고 읽었다. 파란광물을 구하기 어려웠던 이집트에서 도자기 유약을개발하며 탄생시켰다는 인류가 합성한 최초의 색이라는 '이집션블루', 19세기까지 화가들에게 가장 생기 넘치는 초록으로 식초를 부은 용기 위에 동판을 매달아 나온 증기가 반응해 만들어진 아세트산 구리로 빛과 공기에 닿은 순간 갈색으로 변한다는 '버디그리', 이 버디그리에 비소화합물을 반응시켜 만들었으나 수분과 반응하면 유독한 비소증기가 나와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치명적인 독성이 나왔던 '에메랄드 그린' 등 색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책 속의 사진 속 색을 보며 마치 박물관의 광물관에서 그 기묘하고 아름다운 색깔을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책이 좀더 큰 판형이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보고 누리는 이 아름다운 색깔들이 고대부터 오랜 시간 누군가의 노력에 의해 지금의 나에게까지 닿았다고 생각하니 예사롭지 않다. 때로 어떤 색만 보고있어도 마음이 동요될 정도로 아름답고 인상을 남기더라니 아마 색에 대한 오랜 인류의 역사와 그 갈망이 그 색에 깃들어 있었기 때문인가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