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스를 보면서 역사는 지금의 시간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2023년을 추억할 미래에는 부디 지금 고통받는 문제들이 해결되고 부디 더 나은 여건에 놓여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다. 과거의 역사를 읽으며 두려운 것은 지난 과오를 반면교사 삼지 못하고 현재에도 어떤 면에서는 그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끝없는 탐욕으로 전철을 밟으며 악행을 답습하고 자신도 한낱 인간임을 잊는 오만함으로 날뛰는 이들을 뉴스에서 보는 것은 괴롭다.



tvN<벌거벗은 세계사 :인물편>도 인상깊게 읽었는데 이번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 편>도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수업시간에는 그저 키워드 중심으로 외우고 넘어가기 바빴던 역사적 사건들을 그 전후관계 사정과 영향을 끼친 주변 사건을 사례와 풍부한 자료 등과 함께 설명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방송에서 놓쳤던 부분을 책을 읽으며 자기만의 속도로 이해하며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방송을 빠짐없이 챙겨보지 않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 책에는 세계 역사에서 당시 주도권을 가진 세력들이 이권을 취하고자 약자에게 악의 프레임을 씌우거나 진실을 감추고 호도해 대중들을 속이며 피해자들을 양산했던 비극적 역사적 사건들이 실려있다. 성선설을 도무지 고려할 수 조차 없게 만드는 인간들의 악랄함과 악행에 치를 떨게 만드는 사건들의 실체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래도 과거에는 쉬쉬하고 덮어뒀던 역사를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에나마 명명백백 사실을 바라보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총 10개의 사건을 다룬 책에서 특히 '탐욕이 불러온 대살육-벌거벗은 블러드 다이아몬드' 사건은 대강 알고 있던 것보다 참혹했다. 두려움과 신성함을 나타내는 다이아몬드가 빅토리아 여왕이후 영국왕실 상징하는 귀한 보석으로 허가받은 소수의 사람만 갖게하면서 가치가 올라가고, 영국의 식민지자 다이아몬드 생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들은 원주민들의 고된 노동력을 갈취한다. 여기에 더해 영국의 해방노예들을 이주시켰던 서아파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영국 드비어스 회사는 최상급 다이아몬드 채굴을 위해 원주민을 이용하나 다이어몬드를 빼돌리는 주민 관리가 안되자 시에라리온 정부에 이 채굴권을 판다. 영국은 1961년 아프리카에 독립을 선언했지만 이는 표면상의 독립이었을뿐 영연방 자치국으로 시에라리온에 지배력을 뻗치고 영국 해방노예와 부족장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혼란한 시에라리온에 독재정부가 들어서고 다이아몬드 수익을 국유화 한다면서 오히려 부패한 대통령과 측근들이 사유화해 국민들의 삶은 오히려  고통에 빠지고 국가는 최빈국이 된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반군인 무장투쟁단체(RUF  Revolutionary United Front)를 조직한 포데이 산코가 등장해 정부군과 싸우고 쿠테타로 새 정부가 들어서나 그 역시 다이아몬드로 번 수익을 사유화하고, 반군을 상대하기 위해 민군 군사기업 용병도 고용한다. 정부군, 반군, 용병 사이에서 수 민간들은 계속 수탈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러다 국민들이 군사정부를 몰아내고 선거를 통해 새정부를 들이려하자 반군RUF는 정권이 바뀌면 다이아몬드 광산을 빼앗길까 봐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민간인들의 손과 팔을 자르고 귀, 입술 등 몸의 일부를 자르고 투표거부 메시지를 사람들 몸에 새기고 총을 쏘며 무차별적 테러와 공포를 조장했다. 이 악행을 저지르는 반군 RUF는 소년병을 이용했는데 조종하기 쉬운 어린 소년들에게 헌신과 폭력을 세뇌시키고 진급 시스템으로 동시부여를 하고 마약 중독을 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1996년 대통령 선거로 UN변호사 출신 민선대통령이 카바가 선출되지만 UN은 이 나라에 얻을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 평화를 명목삼아 악행을 저질러온 RUF를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산코를 새 정부에 참여토록 하고 반군 RUF를 합법화하라 하고 카바 대통령은 UN지원을 받고자 이를 허락한다. 하지만 산코는 이를 이기고 전쟁을 감행하려 준비하다 투옥되고 그의 반군 조직원들과 그들과 연합했던 정부군들은 현 정부에 경고한답시고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악행을 저지른다. 



여전히 돈 안되는 일에 가담키 귀찮았던 UN은 이번에는 산코를 부통령으로 임명케 해 반인륜범죄자들을 무죄로 만들게 하고 약속대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 권력을 쥔 후에도 여전히 다이아몬드를 밀수출하고 국민들을 위협하던 산코와 반군들은 결국 UN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처벌받고 산코는 재판중 뇌출혈로 사망에 이른다. 카바대통령은 2002년에야 내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다고 선포했으며, 국제사회는 반군이나 그 동맹국이 분쟁자금 조달을 위해 판매하는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를 금지하고 이 산업의 감독 강화 체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돈될만 한 사업에는 온갖 사기꾼과 권력자들이 몰려들어 사익을 추구하고 범죄자들을 제때에 처벌하지 않고 언제든 손을 잡으며 세력을 키워 중간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민간인이고 경제적 약자이다. UN이나 강대국들은 돈이 되지 않는 남의 나라일에 관심없고 기회가 있다 싶으면 무기판매든 식민지 착취든 부정부패 집단과 결탁해 양심없는 일을 저지른다. 책에는 반군 RUF의 악행으로 피해를 신체가 손상된 민간인들의 사진과 함께 다이아몬드 반지를 손가락에 낀 채 잘린 손을 사용한 캠페인 사진도 실려있는데 충격이 적지 않다. 



책에는 이 외에에 무리한 성과주의와 안전불감증 그리고 사건은폐로 수많은 사상자를 일으킨 체르노빌 원전사고, 종교 권력을 내세우고 삶의 고통과 불만을 한 곳으로 돌리고자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와 집단 광기로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였던 마녀사냥, 미국의 영토 확장과 인디언의 눈물 미국 서부 개척사,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독일의 나치 청산 역사, 캄보디아 대륙을 피로 물들인 폴 포트의 대학살과 킬링필드, 에볼라와 스페인 독감 등 인수공통감염병, 이란 히잡 혁명과 중동의 변화상, 기후위기로 인류멸망 시그널을 받고 있는 위기의 지구, 미국 총기 사건에도 강력한 총기규제를 어렵게 하는 전미총기협회의 로비 등 여러 가슴 아픈 비극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



권력과 부를 사유화하고 이를 더 공고히 하고자 잔인하게 타인을 죽이고 다치게 하는 것을 서슴치 않으며 돈 안되는 일은 관심없이 남의 부와 권력을 빼앗을 때는 법도 논리도 없이 막무가내로 칼을 휘두르는 이들은 언제나 있었고 이들이 이 잔혹사를 만들었다. 책을 읽고 있으니 더더욱 현재 우리도 잔혹사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든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과거를 교훈삼아 현 세상을 오해없이 이해하고 옳지 않은 방향을 피해 좀더 나은 선택을 따르며 산다면 우리의 미래는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을 꺼라고 희망을 품고 싶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3-06-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간 역사적 사건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