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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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약한 문과출신이라는 자격지심이 있었는지 나이를 먹을수록 수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수학 관련 서적이면 관심을 간다. 워워, 시험 보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거나 겁먹을 필요 없다 타이르듯 흥미를 끄는 질문과 뉴스에서 접할 법한 사례로 끌어들여 여기 이런 수학 모형과 장치가 숨어있는지 몰랐지 하면서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수학책이라니,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수학' 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수학으로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혹시 없었다해도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을 장착한다면 숫자에 휘둘려 진실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권하는 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세상이 정상작동이 안되는 요즘 '팬데믹 시대,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라는 챕터는 특히 관심이 갔다. 천연두, 페스트, 성병 바이러스인 HPV, HIV, 에볼라, 사스 등 각각의 전염병 발발부터 감염률과 사망률, 생존율의 상관관계와 이를 파악하기 위한 수학모형, 또 각각의 감염병이 종식되까지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 씌여진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서 저자는 조류독감의 일종인 H7N9바이러스가 감염자의 40%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며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한 펜데믹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기초 감염 재생산 지수, 유효재생산 지수 등을 설명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현재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는 검역, 접촉자 추척, 강제격리 등의 효과를 언급하고, 스웨덴에서 실시했다는 집단면역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백신접종의 위험성 논란 여부를 다룬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서 MMR 백신이 자폐 장애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백신접종의 위험성이 대두되어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해 10년간 홍역과 볼거리, 풍진의 발병건수가 오히려 20배 이상 증가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실제 이 논문은 고작 12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고 논문 발표전 백신 제조 제약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변호사들이 많은 돈을 받기위해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사실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의 위험성을 나도 접해본 적이 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결국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수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그 막대한 효과 대비 미미함을 통계로 지적하며 저자는 백신접종의 효과를 강조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가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통계에 속지 않는 법' 챕터에서는 언론매체에서 본인이 의도하는 바에 따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유리한 비교 수치를 들어 선택적으로 정보를 해석해 임의적으로 적용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트럼프는 실제 공화당 경선에서 흑인이 저지르는 살인건수를 부풀려 흑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과 흑인의 비율을 각각 80%이상이라며 FBI 실제 통계였던 백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 81%, 흑인에게 살해당하는 흑인 89%라는 수치를 그릇되게 발표했으며 오류를 수정하지도 않고 트럼프 지지자들 또한 확증편항을 보였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흑인이 경찰관에게 죽임을 당하는 1인당 살해비율 보다 백인의 비율이 2배 더 높아 흑인이 더 부 당한 처우를 받는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실제 미국내 전체 백인의 수가 흑인에 비해 6배 더 많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예로 들고 있다. 또한, 통계 수치를 읽는 데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평균으로의 회귀를 의식해 통계 현상을 이해해야 함도 소개한다.


그 밖에도 법정에서 그릇된 확률 해석과 오심으로 피해를 입었던 사례로 엉터리 군사재판 논증으로 억울하게 스파이 누명을 썼던 드레퓌스 사건, 기소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일본의 형사 사법체계, 독립적인 사건을 종속사건으로 간주해 계산한 확률오류로 두 아이의 살해 혐의로 유죄를 받았던 안타까운 엄마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수치 적용시 진실성과 객관성을 확인할 것을 경고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 포화 상태에 이르면 성장이 느려지는 로지스틱 성장곡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라던가 기하급수적 증가의 위력을 과소평가한 다단계 사업의 사기행각이나 제어불응상태에 빠졌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간과해서는 안될 수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알고리즘 사고로 두 온라인 서점의 특정 책 가격이 끝도없이 올라간 해프닝이나 자동 시스템에 의해 선정적인 옷 문구가 프린팅돼 큰 손실을 입은 의류업체의 사건, 자동화 트렌딩 시스템으로 가짜뉴스로 인한 신뢰성을 잃어버렸던 페이스북의 사례 등 인간적인 개입을 배제할 수 없는 알고리즘의 한계 등을 언급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저자가 예로 드는 수학공식과 수치를 적용한 계산을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히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수학적 지식이 짧아 안타깝다. 그럼에도 이러저러한 수학 모형과 규칙으로 여러 사회현상을 읽어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어 유익했다. 자신의 논리에 유리한 수치만 선택해 임의로 해석하거나 정확하지조차 않은 수치를 들먹이며 진실을 덮어버리려는 자들의 이야기에 지금보다 더 의심하며 한 번 더 점검하고, 다른 각도로 데이타를 확인하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된 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 (책 속에서)수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싸움 중 절반은 그 무기를 휘두르는 사람들의 권위에 용감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확실성의 착각을 깨뜨리면서, 절대 위험도와 상대 위험도, 비율편향, 잘못된 틀짓기, 표본 추출 편향을 제대로 이해하면, 신문 헤드라인이 제시하는 통계수치나 광고들이 내세우는 '연구결과',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반쪽 진실을 의심하는 힘을 얻게 된다. 생테학적 오류와 종속 사건을 이해하면, 혼동을 야기하는 연막을 흩뜨리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법정에서건 교실에서건 병원에서건 수학적 논증으로 우리를 속이기기가 더 힘들어진다.


가장 충격적인 통계자료를 가진 사람이 늘 논쟁에서 이기는 법이 없도록 통계수치 뒤에 숨어있는 수학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의료 사기꾼들이 내세우는 대체 요법이 그저 평균으로의 회귀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들의 주장에 혹해 생명을 구할 잠재력이 있는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백신이 생명을 구하고 치명적인 질병을 박멸할 수 있음을 수학이 명백하게 증명하는데도, 백신 반대자들의 주장에 넘어가 백신의 효능을 의심해서는 안된다.

이제 그 권력을 우리 손으로 다시 가져올 때가 되었다. 가끔 수학은 정말로 생사가 달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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