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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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톡투유'라는 프로그램의 애청자였다. 초대손님과 방청객,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는 진행자와 사람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에 깔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꾸며 질문하고 답하고 위로해주는 그 프로그램이 주는 따뜻한 기운을 좋아했다. 김제동은 어느새 대중들에게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어 어떤 이들에게는 엄격한 사회적 잣대로 재단당하는 위치에 올랐고 그래서 안타깝게도 몇몇 방송을 진행하던 그를 텔레비전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 책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읽으면서 각 전문가의 분야에 애정을 갖고 귀기울이며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그가 얼마나 좋은 인터뷰어였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의 질문과 진행으로 선정된 7명의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따분하지 않을까 선입견을 가졌던 분야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텔레비전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유익한 인문사회과학 강의가 많이 늘긴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전문가의 일방향적인 강의가 아니라 진행자 김제동씨가 주제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갖고 눈높이를 낮춘 질문으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끌어 좀더 재미있게 전문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와의 대화에서는 존재와 관계의 관점에서 바라본 물리학과 운동에 대한 이해, 기존 지식의 기준을 의심하며 오류를 검증하며 또 다른 가설을 세우고 주장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과학의 세계, 끊임없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장으로서의 시스템 구축, 양자역학의 미래 연구에 대한 기대 등을 이야기한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공간 구축을 위해 감정을 연결짓고 다양성을 확보하면서도 개인화를 존중하는 소통공간으로서의 공간을 제안하며, 소자본 창업 기회 확대 제안, 공유경제의 단점, 물류터널 구축과 학교 건축 개선 등 미래공간을 위한 여러 이슈를 나눈다.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와는 천문학을 시작한 이유부터 시작해 천문학과 우주탐사를 향한 세계의 관심과 연구, 국내 달 탐사 프로젝트 단계, 우주 생물학과 점성술, 우주 관련 음모론 등을 이야기하며 영겁의 시간과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더듬어볼 기회를 갖게 해준다.

 

경제전문가 이원재 랩2050 대표와는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을 형성하는 기본소득제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고 기본소득제에 가졌던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와는 원래 친분이 있던 탓인지 농담도 오고가며 흥미로운 대화가 이어지는데 인간의 뇌와 의사결정의 비밀, 실험을 통해 김제동이 가진 외모 콤플렉스의 의미, 사랑의 유효기간과 결혼 제도의 효율성 등에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뇌과학자의 역할로 우리 사회가 늘 깨어 있도록 자각하게 도우며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며 현명한 선택은 무엇인지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논의하게 돕는 것이라는 정재승 교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과학을 세상문제와 연결지어 설명하며 과학대중화에 노력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과학하는 태도의 중요성, 기후위기에 대한 노력, 과학관의 역할 등을 이야기한다.


사단법인 더불어숲 이사장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김창남 교수와는 고 신영복 교수와의 추억과 그의 존재론적 세계관을 다시 한 번 나누며, 자기 정체성에 대해 돌아보는 인문학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다양성과 자기객관화를 통한 대중문화 즐기기에 대해 조언한다,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의 가장 큰 장점은 낯설고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선입견을 가졌던 물리학, 과학, 천문학, 건축, 뇌과학, 경제, 인문학 등 영역이 상아탑에 갇힌 학문처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돼 있는지 깨닫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를 찾기까지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하지 않고 기본적이면서도 관심어린 김제동의 질문의 힘, 잰 체하지 않고 전문 분야와 일상의 공통점을 찾아 답변해주려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열린 태도가 얼마나 큰 화학작용을 일으키는지 목격할 수 있다. 다채로운 질문이 가능하고 또 그에 대한 열린 답이 가능한 세상이야말로 바람직한 사회일 것이다. 방송인 김제동을 텔레비전에서 만날 수 없다면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의 2, 3 까지 계속 이어져 더 다양한 열린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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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0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