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플라이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6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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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있는 케이블카 철로이자,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로로 유명한 “앤젤스 플라이트"에서 흑인 민권변호사 하워드 일라이어드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생전에 많은 경찰들을 대상으로 부패소송을 걸어 그들에겐 증오의 대상이었지만, 흑인들게는 약자의 인권을 수호하는 정의의 상징으로 칭송받는 야누스 같은 존재였던 그의 시신은 92년 로드니 킹 사건처럼 흑인들의 폭력시위라는 화약고에 기름을 들어부을 것 같은 절대절명의 순간을 제공하게 된다.

 

이에 LA경찰국에서는 해리 보슈에게 팀을 꾸려 수사를 지시하는데, 고위층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적당한 희생양을 찾아 조용히 사건 은폐에만 급급한다. 이에 보슈는 압력에 굴하지않고 꿋꿋이 수사하면서 같은 경찰들을 의심해야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모든 것이 종결되었다고 믿는 순간 숨겨진 단서가 나오면서 충격에 휩싸인다.

 

책에서 하워드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인 "앤젤스 플라이트"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요렇게 깜찍한 게 나도 관광객이 되어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역시 해리 보슈 시리즈는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하는 만족감이 들었다.

 

미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인종차별은 그 동안 스릴러의 단골소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이번처럼 인종갈등이 대폭발 직전까지 가는 긴장감이 느껴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보슈는 다른 경찰들처럼 하워드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하여 애꿎은 경찰들을 표적으로 삼는 위선자로 보고, 경찰의 공정함에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공권력이 우선이냐, 인종차별 및 인권말살에 대한 보호가 우선이냐 하는 것으로 여 감찰관과 논쟁을 벌이는 대목이 인상적이었고,

 

작가의 예전 작품인 <블러드 워크>에 클린트 이스트우가 주연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하는 대목과 테리 매케일럽을 언급하여 차기작에 테리가 등장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은 매우 인상적이고 재치 있었다.

 

그 밖에도 흥미로운 점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골초인 보슈가 금연을 했다는 점도 기억에 남고(근데 다시 연기를 내뿜게 되는 씁쓸함이란), <트렁크 뮤직>에서부터 등장한 여형사 키즈민 라이더의 탁월한 능력(정보조작, 법적 사고력, 면담기술 등)과 영민함은 수사에 크나큰 진전을 제공하면서 그녀의 향후 활약에 많은 기대를 걸게 한다.

 

물론 권력과 타협하고 물 타기에만 연연하는 높으신 나리들의 작태는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다주기에 충분했고, 무엇보다 보슈가 개인적으로 친구의 죽음, 실연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점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게 이 모든 것이 보슈에게 내려진 숙명이자 천형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또한 일품인데, 명예를 지키고 불의에 결코 머리를 숙이지 않으려는 보슈의 고래심줄 같은 집념과 오기가 이루어낸 최강의 흡입력에 찬사를 보낸다..

 

이로써 해리 보슈 시리즈를 연속으로 중단 없이 완독했다. 곧 출간될 예정인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을 나 자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어서 주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기다려라! 해리 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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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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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어느덧 쏜살같이 저물어간다. 별로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지도 못한 것 같은데 구렁이 담 넘어가 듯이 달력을 달랑 한 장만 남겨 놓았다. ! 쓸쓸한 지고!!

 

지난 번 올 한해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책들 중 1탄으로 No.2 <노보우의 성>에 대한 감상평을 썼었는데, 이번에는 No.3 <가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 대한 감상을 글로 옮겨 보고자 한다.

 

내 블로그 제목이기도 한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인데, 언뜻 일개 부랑자 노인의 정신착란에 의한 살인으로만 보여졌던 작은 사건의 동기에 중요한 사회현상이 숨겨져 있음을 환기시키는 플롯 자체는 정말 대단 했다.

단순히 추리를 위한 트릭과 반전에 대한 지적 호기심 충족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의식을 덧씌움으로서 독자들의 가슴까지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은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또 다른 힘이다.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 하면 선구적 작품으로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을 보통 언급(솔직히 안 읽어봤다.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하면서도 시마다 소지도 빠지지 않으니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훗카이도 내에서 운행하는 설국 열차 내에서 모든 승객들이 잠에 취한 가운데, 정체불명의 피에로가 춤추며 등장했다가 곧 사라져버리고 화장실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처음에 화장실에서 발견된 시신이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을 때 황당하게도 증발해 버리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져버리는데... 그리고 앞서 말한 노인의 상인 살인사건이 몇십년 흐른 후에 일어난다.

 

과거에 미해결된 살인사건과 현재의 살인사건이 절묘하게 연결되면서 요시키 형사의 끈질긴 수사가 마침내 빛을 발하는 순간, 우선 그의 노고를 칭찬했고, 거대하면서도 환상적이고 치밀한 트릭에 또 한 번 노인을 칭찬했으며, 마지막으로 재일 조선인 출신인 부랑자 노인의 고난한 삶을 빌어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저질렀던 만행에 대한 진정한 반성에 이르면 가슴이 저릿했다.

 

 

그렇다. 역사왜곡에 앞장서 온 우익의 시점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통렬한 반성과 자기비판은 지금껏 어는 일본소설에서도 만날 수 없었기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본에 아직 양심의 불꽃은 남아있다는 걸 절절히 깨닫게 해 준 시대의 아이콘! 시마다 소지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하늘을 움직였다.

 

아! 그 기발함이란... 진정 올 해 최고의 수확 중 하나이다절대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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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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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는 스코틀랜드 출신 발 맥더미드 여사의 작품이다. 대기 중인 책들이 너무 밀려있다 보니음엔 목록에 넣었다가 중간에 제외했다가 마지막으로 포함시켜서 읽게 되었는데 알다시피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소재로 영국의 가상도시 브래드필드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프로파일러는 범죄심리분석관 또는 범죄심리분석요원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인 수사기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요즈음 스릴러에 단골로 등장하는 직업군이지만 10여년 전 이 작품이 첨 나왔을 때에는 프로파일러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하니 당시에는 꽤나 인상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 프로파일러 토니 힐은 범인과 단서에 대한 세밀한 분석, 사물을 보는 관찰력, 접근 방법도 일반인들과는 다른 독특함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뛰는 일선 경찰들에겐 그의 방식이 어필되기가 처음부터 쉽진 않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범인에 대한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실체에 다가서기 위해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속도감이 없어 답답하게 받아들여 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토니 힐이 제시하는 가설 중에는 얼핏 누구라도 생각해낼 수 있는 평범한 사실들도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누구라도 무심코 흘려버릴 수도 있겠다 싶은 점도 있기에, 유능한 프로파일러에겐 작은 안일함도 용납되지 않을 듯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범죄가 발생하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수사 기밀유지가 우선이냐, 보도의 자유가 우선이냐 하는 양 갈래 길이 발생한다. 특종을 입신의 수단으로 선택한 <센티널 타임스> 여기자 페니 버지스의 과욕이 범인에게 토니를 안내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일순 짜증이 버럭 나왔는데. 토니의 능력으로 직접 범인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오히려 일생일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점이 결과적으로는 아쉽다.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그런 점만 제외한다면 링컨 라임의 법의학적 분석 이후 가장 치밀한 수사기법을 차근차근 훍어 나가는 일련의 과정도 좋았고, 범인의 고문일지와 토니 힐의 프로파일, 그리고 경찰수사 과정을 교차 시점으로 보여준 점, 범인의 범죄동기, 중세 고문기구의 역사 등을 낱낱이 공개함으로서 적어도 불친절한 마무리라는 오명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데 나름 성공했다고 본다.

 

이로써 1탄은 비교적 만족스러운 출발을 한국 독자들에게 알렸고, 2012년에 랜덤에서 2<The Wire In The Blood>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다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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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죽은 것 찰리 파커 시리즈 (오픈하우스) 1
존 코널리 지음, 강수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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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공들여 읽고 있는 소설 장르가 스릴러인데 한정된 시간에 읽을 책 중에서 최종 선택하는 것은 보통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차원에서 올 하반기 들어 자주 리뷰를 읽게 되는 책들은 할런 코벤의 <아들의 방>과 지금 여기서 소개하는 책, 존 코널리의 <모든 죽은 것> 이다.

 

한 때는 구입까지 고려했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어서 총알은 적립했다가 데뷔작이 맘에 들면 곧 나올 시리즈 9<무언의 속삭임>을 신간으로 구입할 계획까지 세웠다.

 

"나는 그녀를 갈망했지만, 그건 늘 내 종족의 약점이었지,

우리의 죄는 교만이 아니라, 인간을 향한 욕망이다."

 

<모든 죽은 것>. 듣던 대로 굉장히 잔인하다. 시작부터 전직 경찰 찰리 파커의 아내와 어린 딸이 연쇄 살인범 "떠돌이"에 의해 난도질당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시신훼손 정도가 정말 아닌 게 아니라 인체해부도 + 설치미술 정도의 하드고어적인 표현 수위를 보인다. 지금껏 읽었던 스릴러 중에서도 끔찍함이 급을 달리하는데 다행히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였던 터라 속이 잠시 울렁거리는 정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야기는 30년 전에 한 마을에서 일어났던 아동연쇄 납치와 살인사건이 후대에 다시 일련의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찰리가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죽은 줄 알았던 당시 범인과 조우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가족의 원수인 "떠돌이"를 추적하는 과정, , 후반부로 나뉘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반부의 미스터리한 느낌이 더 맘에 든다.

 

작가 존 코널리는 시리즈의 첫판부터 피해자를 주인공 가족으로 설정하는 초강수를 던지는데 향후 시리즈에서는 이 사건을 끊임없이 변주될 주인공의 트라우마로 삼기 위해 의도적인 구상일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후속편에서도 "떠돌이"를 능가하는 살인마를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들었다.

 

이 소설을 악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살인마 "떠돌이"는 지옥도 에녹서와 의학교재에 나오는 신화 속의 인체해부도를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자신이 창조하고 있으며, 세상을 인류의 커다란 제단으로 이해하고, 본보기로 삼아야겠다는 뒤틀린 신념으로 등장한 바이러스 같은 존재이다.

 

이렇듯 보편적인 사고로는 그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최강 살인마 "떠돌이"를 잡기 위한 찰리의 끈질긴 집념 끝에 후반부에서는 흡사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과 같은 유형의 범인의 정체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하지만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은 의외로 허술한 단서 때문에 다소 맥 빠지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전반부부터 계속 이어지던 마피아 조직 간의 세력다툼과 가는 곳 마다 엽기적인 살인에 의한 시신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집중력이 저하되어 버린다.

 

여기까지가 찰리 파커 시리즈 1<모든 죽은 것>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이다. 계속 단점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 지적이며 심오한 문체와 독특한 정서 등은 여타 스릴러와는 차별화되는 강점도 있어 필독시리즈 대열에 즉시 올려놓진 않겠지만 차기작(9) <무언의 속삭임>을 통해 외면 대신 기회를 다시 부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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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2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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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

이 말에 가슴 설레었던 적 있다면 당신도 삼총사다.

 

스릴러의 원형이라고 일컬어지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고전 <삼총사>를 읽었다. 초등학생 때 어린이 명작동화로 처음 읽었는데 성인이 된 후에 제대로 된 고전작품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삼총사><삼국지>와 더불어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게 남자들만의 영웅 판타지로 기억되고 있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처럼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기치 아래 뭉친 다르타냥,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네 사람의 우정과 의리, 모험담은 신나는 액션활극의 짜릿함으로 가슴 설레었던 오래전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한번 읽었던 책은 왠만해선 다시 읽지 않는다는 방침이라 이렇게 내 손에서 이 책을 다시 펼쳐들게 될지는 예상 못했지만, 다시 읽은 <삼총사>는 예전의 기억을 다시 꺼내어 현재와 비교하게 만드는 쏠쏠한 재미를 보여준다.

 

익히 알려진 줄거리에 따르면 <삼총사>는 스릴러로서의 원형적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다. 가스코뉴의 촌뜨기 청년 다르타냥이 청운을 품고 파리로 올라와서 트레빌 대장 휘하의 삼총사를 만나 의기투합하면서 왕비와 영국의 버킹엄 공작과의 사랑, 이를 갈라놓으려는 추기경의 방해공작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면서 왕비를 여러 차례 위기상황에서 도와주는 이야기로 뼈대를 구성하고 있다.

 

국왕과 왕비와 추기경을 둘러싼 권력암투, 총사대와 친위대 간의 파벌싸움, 카톨릭교도와 신교도 간의 종교분쟁을 다룬 라로셸 포위전, 배후 세력으로서의 영국과 프랑스 간의 전쟁까지.... 

마치 빈스 플린의 스릴러에서 즐겨 다루는 요소들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여기에 팜므파탈의 원형 "밀레디"가 가세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그녀도 이 소설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데 아름다운 미모와 간악한 술수와 달변, 임기능변까지 갖추고 프랑스와 영국을 누비며 제대로 된 스파이 활동을 보여줌으로서 스파이 스릴러로서의 입지도 제대로 구축하고 있다.

 

감옥에 갇혀 죽을 날을 기다리던 그녀가 펠턴 중위를 감언이설로 유혹해 자신의 탈출을 돕게 만들고 버킹엄 공작까지 살해하도록 사주하는 과정은 한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악녀의 표상으로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로 압권이다. 다만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에서는 "밀레디"가 마차로 달아나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하여 죽게 되는 결말과 달리 참수당해 죽게 되는 이 책의 결말이 각각 달라 고개를 갸우뚱하게도 한다. 동화책은 독자 연령대에 맞게 각색의 변화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 뿐...  

 

 

두권짜리 <삼총사>를 읽고 나니 고전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통념이 문득 떠오른다. 그렇지만 빈스 플린 같은 작가의 스릴러도 따지고 보면 <삼총사> 같은 고전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기에 최신 스릴러만 편식하지 말고 지나간 고전에서도 나름의 재미와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삶의 여유도 잠시 필요할 듯 싶다.

 

스릴러의 고전 <삼총사>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니 정말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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