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알았어야 할 일
진 한프 코렐리츠 지음, 김선형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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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진작 알았어야 할 일이란 게 무엇일까? 때마침 그레이스가 내놓은 책의 제목이 이 소설의 제목이 될 줄은 예상 못했는데 결국은 아이러니에 관한 이야기였던가. 심리 치료사라는 전문직 종사자 그레이스는 남부러울 것 같지 않은 결혼생활을 보내고 있다. 남편 조너선은 종합병원 소아과에 근무하는 의사로서 환자진료에 혼신을 다해 칭송이 자자하며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선 외동아들 헨리가 있어 든든한 가족이었다.

 

 

그레이스가 주로 하는 상담은 남녀관계에 실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잘못된 선택이야말로 불행의 시초이라며, 타인의 삶에 잣대를 들이대고 메스를 사용하여 합리적인 심리치료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에게 닥칠 일을 진작 알았다면 방향이 달라졌을지그때는 몰랐었다. 그런데 헨리가 다니는 학교의 여자 학부형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면서 공기가 달라지고 일상의 평온은 위협 받게 된다.

 

 

경찰은 죽은 여자에 관해 그레이스에게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다. 아니, 내가 무슨 의심 받을 짓을 했다고 나를 의심하는 것이냔 말이다. 죽은 여자와 난 친하지 않았다고. 게다가 갑자기 남편 조너선은 사라졌다. 도대체 휴대폰을 두고 어디로 갔을까? 시간이 지나자 경찰은 남편의 행방에 대해 물어오기 시작한다. 대수롭지 않을 것 같던 상황이 돌변한 까닭은 남편은 예전에 병원을 그만두었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운 입은 천사인 줄 알았던, 하지만 남편에 대해 잘 몰랐다는 자각과 후회, 경악과 혼란, 두려움이 그레이스를 짓누른다. 그동안 다른 커플들의 결혼생활에 감 놔라, 배 놔라.. 훈수둔 건 다 뭐란 말인가? 정작 자신의 선택에 문제가 없었는지 남편의 숨겨진 이면을 밝혀내기 위한 그레이스의 모험.

 

 

진작 알았어야 할 일을 몰랐으니 그 대가, 그 진실은 참혹했다. 그래서 평소 방송을 보면서 그레이스 같은 심리전문가나 CS 강사 같은 분들은 가정에서도 교과서적으로 쿨 하게 대응하면서 사는지 늘 궁금했다. 어쩌면 그들도 그레이스의 상황과 다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가족들도 모르는 가족의 비밀, 갑자기 실종된 조너선을 보면서 실종 미스터리의 대가 할런 코벤이 연상된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조너선이 소아과 의사가 된 것도, 환자에 열성적으로 임했던 것도 다 사연이 있으니.

 

 

다만 모든 불행이 이성을 잘못 만나서 신세 망친다는 식의 섣부른 일반화는 지극히 우려스럽다. 반대로 상대에게도 똑같은 질문 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부디 귀 막지 말고 경청도 필요하다는 사실.. 신호를 미리 보낼 때 캐치해 주는 센스. 더불어 그에게 지나치게 함몰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후에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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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구석시골총각 2017-06-1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신청했다가 떨어진 도서. 장바구니에만 담아놨었어요 ^^;

유마 2017-06-18 18:58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를 반드시 비우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