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위해 산다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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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이름에서 더글라스 케네디와 혼동하는 사례가 보인다.

공저라는 개념도 생소한가 보다

개인적으로는 장르소설계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성과물을 창조하고 있는 콤비라고 인정하고 싶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다니.

이상하게 손길이 안가더라. 출간되었을 때는 그리도 흥분했는데.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과 죽음.

엄마도 참 강인한 것 같다. 아들에게 복수를 해달라는 원념이

제대로 씌었는지 기드온 크루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

과감히 건너뛰고 아주 효율적으로 원수에게 접근해

속전속결로 미션 클리어 해낸다. 예상치 못한 러닝타임.

 

 

그리고 시한부선고를 받게 된 기드온이 새로운 첩보전에

뛰어든다는 설정도 본인에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누울 자리보고 발 뻗는다고 그냥 말년을 평온히 즐기다

가면 될 것을 굳이 불나방을 자처하는 그 심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그러니까 소설이겠지.

 

 

킬러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필두로 속도감은 상당하다.

오래 머리 싸매고 고민 안 해도 될 만한 스토리텔링인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좀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재미와 가벼움이라는 동반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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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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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교과서에 안 나오는 내용이 가장 재미나다.

조선시대의 구휼정책이 이토록 다양하게 시행되었을 줄은 

짐작조차 못했다.

그 시대의 백성들에겐 순전히 밥만 중요했을 거라 생각한 

이유도 학창시절 배운 교과서에는 흉년에 곡식을 대여해주는 

구휼정책만이 소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백성들의 결혼마저 챙겼다니 놀라울 따름인데

솔로남을 광부, 솔로녀를 원녀라고 부르는 호칭에는 

비애마저 느껴진다. 그 중에서도 원녀!!!

여자가 결혼하지 못한다면 그 원한이 하늘에 미친다고 여겼다지.

일단 예나 지금이나 결혼의 우선적 걸림돌은 경제적 가난을

들 수 있겠지만 차이점을 들라면 결혼을 선택이라고 

받아들이는 의식변화에 있지 않을까. 

 

 

딱히 결혼하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없는 것 같은데

청춘남녀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다산하는 것만이

부국강병의 원천이라고 믿었을 조상님들이

지금 세태를 본다면 아마도 한탄하겠지만.

 

 

어느 것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가치관이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오늘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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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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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3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이 작년에 국내출간 되었을 때, 하루키의 팬들이 이 책 있는데 또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라며 고민하는 동안에 난 개의치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하루키 덕후인 이웃님이 선물해 주셨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기뻤고 책을 직접 받아보니 초록과 빨강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대비가 눈길을 끌었다. 이게 다 하루키 본인의 발상이라지.

 

 

때마침, 이 책이 이창동 감독에 의하여 <버닝>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리메이크 영화화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유아인이 남주인 종수로 나온다고 한다. 과연 유아인와타나베 역할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여주가 둘이 더 필요한데 누가 맡을까? 여러 가지 상념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얼마 전 <비정상 회담>에서 한 진행자가 자신도 이 책을 읽었다면서 야한 장면이 나와 좋았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낸 적 있다.

 

 

야하다면 약간 야할지도. 젖지 않는 욕망. 내 나이 열아홉에 읽었다면 그런 생각도 했을지 모르겠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다시 가을이 오고 겨울이 찾아오는 것처럼 계절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흘러가는 이야기


 

뒤돌아보지도 않았고 곁눈질 하는 일 없이 묵묵히 앞만 보면서 꾸역꾸역 읽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해버린 와타나베라는 마음의 구덩이에 깊게 빠져서 한동안 헤어 나오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밤의 피크닉><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합체 했을 때 향기 난다.

 

 

이제는 괜찮지만 그가 새로운 평행관계에 적응했을지. 미도리도 괜찮다. 잘 사겨라.


“나를 언제까지나 잊지 마,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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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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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쓰다 신조의 호러 미스터리 <괴담의 테이프>를 읽었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작가다 보니 신작이 나올 때 마다 가급적이면 놓치지 않고 읽으려 하는 편이다. 다들 표지 속의 노란 우비여인이 무섭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건가 싶어서 일부러 밤에 맞춰 눈 맞춤을 해보곤 한다. 자꾸자꾸 들여다봐서 그런지 친근하고 귀엽게 보이기까지 하는데 아마도 웃고 있어서 그런가?

 

 

그런 기분을 염두에 두고 읽다 보면 특유의 호러적 요소는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추리적 요소가 희석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원래 미쓰다 신조는 호러에 민속학, 미스터리가 짬뽕되어 국물이 걸죽할 때에만 그 진가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데 배합이 불균형을 이루면 살짝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여전히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특유의 분위기는 부정하면 안 되겠지.

 

 

이 소설의 서장과 종장, 막간 등은 작가와 편집자 간의 출간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머지는 6편의 호러 단편들로 구성되어 전개된다. 첫 번째 단편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은 자살직전의 상황을 녹음한 테이프에 관한 이야기로서 도대체 이 테이프를 어떤 경위로 입수했는지 설명이 없어 궁금하기도 하는데 정체를 알 길 없는 어떤 위화감이 공포스럽다. 가장 돋보이는 단편.

 

 

빈 집을 지키던 밤은 빈 집 수호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맞닥뜨리게 된 어떤 것에는 전형적인 미쓰다 신조식의 괴담 형식(결국 공포체험에 대한 위로비가 된)이 들어 있고 우연히 모인 네 사람의 경우, 미쓰다 신조의 호러에는 어떤 순간에 특정한 말이 반복되는 일이 있다. 처음엔 무심코 흘려듣다 계속되면 압박이 전해지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정신 안 차리면 당하게 된다. 뭐 이런 식이다. 다른 패턴에 비해서 여전히 오싹하게 느껴지는 패턴이다.

 

 

그 밖의 다른 단편들에는 미쓰다 신조의 소설 또는 일본 호러미스터리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이름의 한자의 뜻을 응용한 트릭이 여전히 등장하는데 이만하면 식상할 때도 되었다. 다른 감흥을 느낄 수가 없으니

 

 

그러고 보니 예전에 미쓰다 신조의 소설을 밤늦게 읽고 잠이 들었을 때는 꿈속에서 누워있는 나를 천정에서 내려다보는 여인의 얼굴이 나타난 적도 있었지. 머리 짧은 여인이 미소 짓기에따라 미소 지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신조님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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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기록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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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의 제목이 <우행록>이었으니 개정판의 제목을 <어리석은 자의 기록>으로 풀어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책 속의 진실에 근접하고자 줄거리를 살펴본다면 도쿄의 어느 한적한 주택가에서 단란하게 살던 일가족 네 명이 모두 참살되는 끔찍한 사건이 들어 있다. 단순히 금전을 노린 강도사건을 치부하기엔 너무나 잔혹했고 그 누구도 범인의 정체는 물론이거니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진짜 까닭이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시시각각 세간의 기억에서 지워져가던 중에, 한 르포라이터가 피해자의 여섯 지인을 대상으로 인터뷰 형식의 취재에 나선다. 그 사람들은 평소 어떠했나요? 원한 살만한 일은 없었을까요?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증언은 쌓인다. 취재대상을 어떻게 선별했는지 알 길은 없지만 르포라이터의 관점은 완전 배재된, 그들의 증언에 조금씩 귀를 쫑긋 세우면서 혹시라도 피해자에 대한 사소한 단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서.

 

 

가장 먼저 인터뷰한 동네 아줌마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어서 그런지 상당히 호의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크게 문제 삼을만한 거리는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다른 사람이다, 죽은 부부의 지인들, 즉 요리교실 친구, 회사동료, 대학동기, 동아리 친구, 대학 선배의 순서인데 역시 피해자들에 대하여 남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을 세세히 알고 있다. 누구나 살면서 그럴 수 있지 않느냐는 정도의 정보가 나오는 것 같더니 어느새 피해자들의 위선과 기만적 처신들이 술술 터져 나온다.

 

 

살아 있을 순간에는 결코 듣지 못할, 한 사람이 죽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듣게 되는 평판이란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웃고 대해 주었으나 속으로 남들이 품었을 악의, 불만, 시기와 질투는 기왕 죽어버렸으니 이제 막 까발려져도 되는 것일까? 죽은 자의 어리석은 행동이 마땅히 죽었어도 될 이유인지, 마지막까지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어느 소녀인 듯한 화자의 시점은 이번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문을 뭉게구름처럼 피워 올리더니 결말에 와서야 드러나는 진실은 놀랍다. 이 세상을 온전히 산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제 아무리 처신을 잘하려 애를 써도 칼날은 어리석음을 행하기 마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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